전국 미분양 아파트가 6만 가구에 육박하며 부동산 경기 침체 우려를 더하고 있다.

국토교통부는 30일 지난 달 전국 미분양 아파트는 5만8,027가구로 전월(4만7,217가구) 대비 22.9% 증가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말(1만7,710가구)보다는 227.6% 폭증하며 5만 가구 돌파를 넘어 6만 가구에 가까운 물량이 미분양으로 남았다.

통상 분양업계에서는 미분양 주택이 5만~6만 가구 수준이면 침체기가 본격화됐다고 본다. 잇따른 금리인상과 부동산 가격하락 전망으로 주택 거래가 줄며 청약시장까지 악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부동산R114에 따르면 지난해 평균 19.79대 1이었던 전국 아파트 청약 경쟁률은 올해 7.7대 1로 낮아졌다. 청약 불패 지역으로 꼽히던 서울에서마저 같은 기간 164.1대 1에서 10.1대 1로 경쟁률이 대폭 쪼그라들었다.
11월 미분양 아파트 6만 가구 육박…침체 본격화
수도권과 지방을 막론하고 미분양 주택이 늘었다. 지난 달 수도권 미분양 주택은 한달 전(7,612가구)보다 36.6% 늘어난 1만373가구에 달했다. 인천과 경기에서 각각 48.3%, 38.5%씩 미분양이 늘며 전체 수도권 미분양 증가를 이끌었다. 지방 미분양 주택도 4만7,654가구로 같은 기간 20.3% 늘었다. 울산(112%)과 충남(77.7%), 충북(52%) 등에서 미분양 증가폭이 컸다.

다만 악성 미분양이라 불리는 준공 후 미분양은 지난 달 기준 7,110가구로 한달 전(7,077가구) 대비 소폭 증가했다. 준공 후 미분양 주택이 가장 많은 지역은 부산으로 전달(845가구)보다 9.7% 증가한 927가구를 기록했다.

기존 주택 매매시장도 크게 위축됐다. 지난 달 전국 주택 매매 거래량은 3만220건으로 전월(3만2,173건) 대비 6.1%, 전년 동월(6만7,159건) 대비 55% 각각 줄었다. 올해 들어 지난 달까지 누적 매매 거래량도 전년(96만1,397건) 대비 50.1% 감소한 48만187건에 불과했다. 11개월 누적 거래량으로는 5년 래 최저치다.

매매 수요가 몰렸던 서울 아파트마저 지난 달에는 761건의 거래밖에 이뤄지지 않았다. 전월(900건)과 전년 동월(2,305건) 대비 각각 15.4%, 67% 줄어든 것은 물론 최근 5년 간 11월 평균 거래량보다 86.6% 감소했다. 11개월 누적 거래량으로도 전년 동기 대비 70.1%, 5년 평균 대비 81.3% 쪼그라든 1만4,383건의 거래만이 성사됐다.

전문가들은 고금리 기조가 지속되는 한 신규 주택과 기존 주택을 막론하고 당분간 매매 수요 회복이 어려울 것이라고 설명했다.

임병철 부동산R114 팀장은 "고금리 여파와 경기 침체 우려 등으로 매수 심리가 회복되기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이라며 "최종 기준 금리가 어느 정도 수준까지 오를지, 고금리 기조에 따른 수요 측면에서의 위축 분위기가 언제까지 이어질지에 달렸다"고 말했다.


방서후기자 shbang@wowtv.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