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대목동병원 신생아 중환자실. / 사진=연합뉴스
이대목동병원 신생아 중환자실. / 사진=연합뉴스
감염 관리 부실로 신생아 4명을 숨지게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이대목동병원 의료진에게 법원이 전원 무죄를 선고했다.

30일 대법원 2부(주심 민유숙 대법관)는 업무상과실치사 혐의로 기소된 조수진 교수 등 7명에게 무죄를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고 30일 밝혔다.

2017년 12월 16일 서울 양천구 이대목동병원 신생아 중환자실 인큐베이터 안에서 치료받던 신생아들이 차례로 숨지는 사건이 일어났다. 신생아들은 시트로박터 프룬디균에 감염돼 패혈증으로 사망한 것으로 밝혀졌고, 모두 지질영양제 주사제 스모프리피드를 맞았다.

검찰은 의료진이 치료 과정에서 감염·위생관리 지침을 어겨 시트로박터프룬디균에 오염된 주사제를 신생아들에게 투여해 신생아들을 숨지게 한 책임이 있다고 보고 업무상과실치사 혐의를 적용해 재판에 넘겼다. 검찰은 현장에서 발견된 주사기와 신생아들 신체에서 시트로박터 프룬디균이 공통으로 발견된 점을 볼 때 의료진 과실로 주사기가 오염됐다고 주장했다.

1심은 한 번에 사용해야 할 주사제를 몇 번에 걸쳐 나눠 쓰는 '분주' 과정에서 오염 위험성이 있다는 사실을 알고도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았으므로 의료진 과실이 있다고 봤다. 그러나 의료진 과실 때문에 신생아들이 사망했는지는 충분히 입증되지 않았다며 의료진 전원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의료사고에 대한 형사 책임을 묻기 위해선 ‘과실→인과관계’라는 두 단계를 모두 입증해야 하는데, 인과 관계에 대한 엄격한 증명이 이뤄지지 못했다는 게 재판부의 판단이다.

2심의 판단도 같았다. 2심은 "예기치 못한 불행한 사고가 아닌 예고된 인재로 업무상 과실치사가 인정되려면 엄격한 증거 판단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대법원도 원심 판단에 잘못이 없다고 보고 검찰의 상고를 기각하고 무죄를 확정했다.

김현덕 한경닷컴 기자 khd9987@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