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어쩌다…러시아보다 우울한 새해 전망 [신현보의 딥데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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갤럽 35개국서 2023년 전망 조사
한국, 새해 전망 낙관론자 12%
35개국 중 체코와 공동 33위
경기 낙관은 9%…비관은 49%
"백신 개발 전 전망과 유사"
특히 자영업·서비스직 비관론↑
한국, 새해 전망 낙관론자 12%
35개국 중 체코와 공동 33위
경기 낙관은 9%…비관은 49%
"백신 개발 전 전망과 유사"
특히 자영업·서비스직 비관론↑
새해가 밝았지만 다수 한국인의 표정은 그리 밝지 않은 모습이다. 2023년이 지난해보다 나아질 것으로 전망한 한국인은 10명 중 1명수준에 불과하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한국인의 낙관론 비율은 조사국 35개국 중 공동 33위에 그쳤다. 경기 침체에 대한 우려가 커지는 분위기 속에 새해 전망이 주요국 중에서도 최하위권을 기록한 것이다.
이런 가운데 한국에서 낙관론은 12%에 그쳤다. 35개국 평균의 3분의 1수준에 불과한 수준으로 체코와 함께 공동 33위에 이름을 올렸다. 비관론은 20%였고, 지난해와 비슷할 것으로 보는 비율은 67%로 평균을 크게 웃돌았다.
낙관론은 우크라이나와 전쟁 중인 러시아와, 러시아의 에너지 의존도가 높아 사회경제적 우려가 큰 대다수 유럽 국가보다도 낮은 수준이다. 새해 전망을 가장 밝게 보는 나라는 나이지리아로 77%가 낙관적으로 나타났다. 파키스탄(60%), 인도(54%), 케냐(53%), 멕시코(51%) 등에서도 낙관론이 50%를 웃돌았다.
경기 전망만 놓고 봤을 때는 한국의 낙관론자 비중은 9%로 불가리아, 독일, 세르비아와 함께 공동 27위다. 전반적인 새해 전망 부문보다는 순위가 올라갔으나, 여전히 35개국 평균인 21%를 밑돌았다. 아래로는 이탈리아, 오스트리아, 보스니아 헤르체코비나, 체코, 폴란드 등 5개국뿐이다.
올해 한국 경기를 비관적으로 본 이들은 49%로 전년과 비슷할 것이라고 본 41%보다 10%가량 높았다.
한국갤럽 관계자는 "새해 경기 낙관론은 작년 대비 16%포인트 감소, 비관론은 21%포인트 증가했다"며 "이는 코로나19 사태가 본격화된 첫해인 2020년 말, 즉 백신 개발 전 새해 전망과 유사하다"고 평가했다.
이어 "코로나19 팬데믹에서 엔데믹(감염병의 풍토병화)으로 일상 회복 중이지만 올 초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서 비롯한 에너지난과 각국의 급격한 재정 긴축 기조, 국내 부동산 거래 급감과 시세 하락 등은 향후 장기적 경기 침체의 전조로 해석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지난달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이 전국 음식점업과 도소매업에 종사하는 자영업자 5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자영업자 53.2%는 2023년 매출이 전년보다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40%는 향후 3년 내 폐업을 고려한다고 답했다. 전경련은 "코로나19 대유행에 따른 사회적 거리두기가 지난 4월부터 완화됐지만, 물가 상승과 경기 둔화 등의 영향으로 소비가 회복되지 않은 영향"이라고 분석했다.
취준생들은 이미 극심한 고용 한파가 더 매서워질 것이 두렵다는 분위기다. 취준생 B씨(26)는 "새해를 맞이해 힘을 내야겠지만, 상황이 좋아질 리 없다는 사실은 모두가 인지하고 있다"고 전했다. 실제 사람인HR에 따르면 기업 10곳 중 4곳은 올해 채용 규모를 전년보다 줄이거나 중단할 계획이다.
지난해 고물가·고환율·고금리 등 '3고'에 시달렸던 직장인들은 고용 불안을 느끼고 있다. 지난달 벼룩시장이 직장인 12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 응답자 77.3%가 고용 불안을 느끼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위는 '물가 상승, 경기침체 등 전반적인 상황이 좋지 않아서'(36.2%), 2위는 '회사 실적이 부진해서'(23.1%)였다. 50대 직장인 C씨는 "희망퇴직을 받든 나가라고 하든 직장 밖 분위기가 괜찮으면 모르겠지만, 요즘은 그렇지 않지 않냐"면서 "회사 안도 걱정, 밖도 걱정투성이다"고 말했다.
김영익 서강대 경제대학원 교수는 한국개발연구원(KDI)의 나라경제 12월호에서 "2010년 이후 통계로 분석해 보면 금리가 상승했을 때 소비가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고, 그 효과는 1년 후에 가장 컸다"고 풀이했다. 김 교수는 "미국의 물가상승률 둔화로 금리도 낮아지고 달러화 가치도 하락하면서 '삼고'가 마무리될 것이다. 그러나 물가상승률 하락은 수요 위축에 따른 경기침체를 동반한다"고 우려 섞인 전망을 내놨다.
신현보 한경닷컴 기자 greaterfool@hankyung.com
한국인 새해 전망 35개국 중 공동 33위
1일 갤럽에 따르면 지난해 10~12월 갤럽 인터내셔널이 세계 35개국 성인 3만5664명에게 2023년 전망을 물은 결과 '좋아질 것'이라는 응답은 31%, '나빠질 것' 34%, '올해와 비슷할 것'은 27%로 집계됐다. 1년 전과 비교하면 낙관론이 7%포인트 줄고, 비관론은 7%포인트 늘어났다.이런 가운데 한국에서 낙관론은 12%에 그쳤다. 35개국 평균의 3분의 1수준에 불과한 수준으로 체코와 함께 공동 33위에 이름을 올렸다. 비관론은 20%였고, 지난해와 비슷할 것으로 보는 비율은 67%로 평균을 크게 웃돌았다.
낙관론은 우크라이나와 전쟁 중인 러시아와, 러시아의 에너지 의존도가 높아 사회경제적 우려가 큰 대다수 유럽 국가보다도 낮은 수준이다. 새해 전망을 가장 밝게 보는 나라는 나이지리아로 77%가 낙관적으로 나타났다. 파키스탄(60%), 인도(54%), 케냐(53%), 멕시코(51%) 등에서도 낙관론이 50%를 웃돌았다.
경기 전망만 놓고 봤을 때는 한국의 낙관론자 비중은 9%로 불가리아, 독일, 세르비아와 함께 공동 27위다. 전반적인 새해 전망 부문보다는 순위가 올라갔으나, 여전히 35개국 평균인 21%를 밑돌았다. 아래로는 이탈리아, 오스트리아, 보스니아 헤르체코비나, 체코, 폴란드 등 5개국뿐이다.
올해 한국 경기를 비관적으로 본 이들은 49%로 전년과 비슷할 것이라고 본 41%보다 10%가량 높았다.
"장기적 경기 침체의 전조"
한국의 세부 지표를 살펴보면 모든 항목에서 비관론이 낙관론을 앞섰다. 특히 자영업, 기능노무·서비스직의 비관론이 각각 52%와 50%로 전체 평균인 49%를 웃돌았다. 그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세계적 대유행(팬데믹) 직격탄을 맞은 자영업과 서비스직의 경기 전망이 더 어두운 것이다.한국갤럽 관계자는 "새해 경기 낙관론은 작년 대비 16%포인트 감소, 비관론은 21%포인트 증가했다"며 "이는 코로나19 사태가 본격화된 첫해인 2020년 말, 즉 백신 개발 전 새해 전망과 유사하다"고 평가했다.
이어 "코로나19 팬데믹에서 엔데믹(감염병의 풍토병화)으로 일상 회복 중이지만 올 초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서 비롯한 에너지난과 각국의 급격한 재정 긴축 기조, 국내 부동산 거래 급감과 시세 하락 등은 향후 장기적 경기 침체의 전조로 해석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시름 깊은 자영업자…"이제 잘 되나 싶었는데 또"
자영업자들은 장사가 더 안 될 것을 걱정하고 있다. 영등포구에서 음식점을 하는 50대 A씨는 "엔데믹으로 향하면서 그간 어려움을 조금 벗어나나 싶었는데, 물가 탓인지 손님들 발길이 다시 뚝 끊겼다"면서 "연말 특수를 조금은 기대했는데, 너무 예상 밖이다"고 설명했다.지난달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이 전국 음식점업과 도소매업에 종사하는 자영업자 5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자영업자 53.2%는 2023년 매출이 전년보다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40%는 향후 3년 내 폐업을 고려한다고 답했다. 전경련은 "코로나19 대유행에 따른 사회적 거리두기가 지난 4월부터 완화됐지만, 물가 상승과 경기 둔화 등의 영향으로 소비가 회복되지 않은 영향"이라고 분석했다.
취준생들은 이미 극심한 고용 한파가 더 매서워질 것이 두렵다는 분위기다. 취준생 B씨(26)는 "새해를 맞이해 힘을 내야겠지만, 상황이 좋아질 리 없다는 사실은 모두가 인지하고 있다"고 전했다. 실제 사람인HR에 따르면 기업 10곳 중 4곳은 올해 채용 규모를 전년보다 줄이거나 중단할 계획이다.
지난해 고물가·고환율·고금리 등 '3고'에 시달렸던 직장인들은 고용 불안을 느끼고 있다. 지난달 벼룩시장이 직장인 12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 응답자 77.3%가 고용 불안을 느끼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위는 '물가 상승, 경기침체 등 전반적인 상황이 좋지 않아서'(36.2%), 2위는 '회사 실적이 부진해서'(23.1%)였다. 50대 직장인 C씨는 "희망퇴직을 받든 나가라고 하든 직장 밖 분위기가 괜찮으면 모르겠지만, 요즘은 그렇지 않지 않냐"면서 "회사 안도 걱정, 밖도 걱정투성이다"고 말했다.
김영익 서강대 경제대학원 교수는 한국개발연구원(KDI)의 나라경제 12월호에서 "2010년 이후 통계로 분석해 보면 금리가 상승했을 때 소비가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고, 그 효과는 1년 후에 가장 컸다"고 풀이했다. 김 교수는 "미국의 물가상승률 둔화로 금리도 낮아지고 달러화 가치도 하락하면서 '삼고'가 마무리될 것이다. 그러나 물가상승률 하락은 수요 위축에 따른 경기침체를 동반한다"고 우려 섞인 전망을 내놨다.
신현보 한경닷컴 기자 greaterfo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