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카드가 신용·체크카드 20종의 발급과 유효기간 연장을 중단했다. 국민카드 현대카드 우리카드도 스테디셀러로 알려진 카드의 발급을 잇달아 중지했다. 카드 가맹점 수수료율 인하로 수익성이 악화했고, 올해 주요 자금 조달 창구인 카드채의 금리가 급등하면서 고비용 카드 정리에 속도를 내는 것으로 풀이된다.

혜택 쏠쏠했는데…알짜 카드 '무더기 단종'
30일 업계에 따르면 신한카드는 지난 28일부터 신한카드 더베스트, 더클래식 등 14종의 신용카드와 6종의 체크카드 신규·갱신 발급과 유효기간 연장을 중단했다. 이들 카드는 대부분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관련 혜택을 담고 있다.

10종의 더베스트 신용카드는 연 1회 국내외 호텔 무료 숙박, 항공 좌석 무료 업그레이드 등의 부가 혜택을 갖췄다. ‘수익성 분석체계 가이드라인’이 도입된 2020년 이전에 나왔기 때문에 혜택이 많다는 게 카드업계의 설명이다. 신한카드 관계자는 “콘셉트가 중복된 카드들이 있어 나온 지 10년 이상 오래된 카드들을 정리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국민카드는 22일부터 KB국민리브메이트, 탄탄대로Biz티타늄, 탄탄대로오토카드의 발급 및 유효기간 연장을 중지했다. 우리카드도 9일부터 카드의정석 쿠키 체크카드와 카드의정석 포인트 체크카드, 쿠키 체크 쿠키런의 발급을 막았다. 쿠키 체크카드와 쿠키런 체크카드는 체크카드면서도 모두 세계 공항라운지 연 2회 무료 이용 혜택이 있는 게 장점이다.

카드사들이 ‘카드 잘라내기’에 나선 건 기준금리 인상에 따른 이자비용 부담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여신전문회사채 AA+등급(신한·삼성·국민카드) 3년물 민평금리(신용평가사 3개 평균)는 29일 기준 연 5.536%로 1년 전(연 2.360%)에 비해 두 배 이상으로 뛰었다.

카드사들은 전체 자금 조달의 60% 이상을 카드채 발행에 의존하는 만큼 금리 상승분이 실적에 고스란히 반영된다. 카드사들이 기준금리가 오를 때마다 무이자할부나 카드 마케팅 등 각종 소비자 혜택 줄이기에 안간힘을 쓰는 이유다.

박진우 기자 jw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