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중순부터 이어진 한파로 전국에서 작물 냉해가 발생하고 있다. 대표적 겨울 과일인 감귤은 수확을 앞두고 과실이 부패해 공급이 급감했다.
감귤값 상승세, 설까지 이어지나
채소 재배 농가들은 하우스 적정 온도 유지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다음달 하순 설 연휴(21~24일)까지 앞두고 있어 농산물 가격 상승세가 이어질 것이란 관측에 힘이 실린다.

30일 농산물유통정보(KAMIS)에 따르면 전날 귤 5㎏(소형과)의 도매시장 평균가격은 1만6640원으로, 지난해(1만3236원)보다 25.7% 올랐다. 12월 중순 이전에는 지난해 가격이 더 높았으나 이후 역전됐다. 제주 지역에 폭설이 내려 수확에 제동이 걸렸기 때문이다.

노지 감귤은 10월 중순부터 이듬해 1월 중순까지 딴다. 귤은 습기에 약해 눈이나 비가 오면 표면의 수분이 마를 때까지 기다렸다가 수확해야 한다. 이달 들어 눈이 계속 내리면서 과실이 부패하는 비율이 늘고 있다. 잘 자란 감귤이 기온 때문에 막바지에 품질이 떨어진 것이다.

악천후로 배 결항이 많은 것도 가격을 끌어올리고 있다. 한 대형마트 과일담당 바이어는 “수확을 끝내면 주로 배로 감귤을 운송하는데, 최근 결항이 많아 도매시장에 원활하게 공급되지 못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감귤 가격은 설 연휴까지 더 오를 전망이다. 귤은 연말연시에 수요가 급증하고 설 직전 한 차례 더 수요가 몰리는 경향이 있다. 농가나 유통업체에서는 수확기에 저장한 귤을 설 명절까지 활용하지만, 올해는 정상품이 줄어 설까지 공급이 감소할 가능성이 크다.

추위에 취약한 엽채류도 도매가격이 급등했다. 팜에어·한경 농산물가격지수(KAPI)를 산출하는 예측 시스템 테란에 따르면 지난 29일 양상추는 ㎏당 1865원에 거래돼 전주보다 57.0% 올랐다. 상추(40.0%) 부추(39.3%) 깻잎(33.6%)도 상승 궤적을 그리고 있다.

한경제 기자 hanky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