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뉴욕증시가 올해 큰 폭으로 밀린 가운데, 대형 투자은행 모간스탠리가 내년 ‘시장을 깜짝 놀라게 할 10가지 이슈’ 보고서를 내놨다.

매튜 혼바크 거시전략 책임자는 30일(현지시간) 보고서에서 “중국 내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급증하면서 글로벌 디플레이션 공포를 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중국 경제 재개에 대한 기대가 크지만 되레 확진자 급증에 따른 역풍이 더 클 것이란 얘기다. 이 때문에 원유를 비롯한 원자재 가격은 꾸준히 떨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혼바크 책임자는 “경기 침체에도 불구하고 미 중앙은행(Fed)은 기준금리 인하를 고려하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인플레이션 우려 때문이다.

Fed는 지난 3월 제로 금리를 포기한 뒤 기준금리를 꾸준히 올려왔다. 현재 연 4.5%이며, 내년 상반기 중 5%를 넘어설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이런 상황은 1982년의 폴 볼커 전 Fed 총재 때와 유사하다는 설명이다.

혼바크 책임자는 “유럽중앙은행(ECB)은 내년 하반기에 Fed에 앞서 기준금리 인하에 나설 것”이라며 “주택 시장 급락이 ECB의 정책 전환을 강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미국 기준금리는 올 들어 가파르게 상승했다. 현재 연 4.5% 수준이다. Fed 및 트레이딩이코노믹스 제공
미국 기준금리는 올 들어 가파르게 상승했다. 현재 연 4.5% 수준이다. Fed 및 트레이딩이코노믹스 제공
그는 “(올해 큰 폭으로 하락한) 국채 시장이 내년에도 요동칠 가능성이 높다”며 “Fed는 양적긴축(QT) 정책을 접게 될 것”이라고 했다. Fed는 지난 6월부터 QT를 시행했으며, 현재 월 950억달러 규모 속도로 시장 유동성을 흡수하고 있다. 팬데믹(전염병의 세계적 대유행) 직전 4조1000억~4조2000억달러였던 Fed 대차대조표는 올 여름 8조9000억달러로 급증했다가 현재 8조6000억달러 수준을 기록 중이다.

혼바크 책임자는 “일본 중앙은행(BOJ)은 내년 4월 이후에도 현재의 금융 완화 정책을 고수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시장 일각에선 내년 4월 구로다 하루히코 일본은행 총재 퇴임 이후 정책 변화가 가시화할 것으로 예상해왔다.

혼바크 책임자는 “정치적 압박이 거세지면서 Fed는 내년 중 물가상승률 목표의 수정을 검토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Fed의 인플레이션 목표치는 장기 기준 2%다. 이 목표를 맞추려면 상당한 긴축 압박이 이뤄져야 하는 만큼 정치권에서 목표 자체를 3% 정도로 높이도록 압력을 행사할 것이란 얘기다.

혼바크 책임자는 “내년 시장을 놀래킬 만한 10가지가 현실화하지 않으면 정말로 놀랄 것”이라고 말했다.

뉴욕=조재길 특파원 roa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