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국 정상들이 신년사를 통해 자국이 당면한 주요 사안에 대한 의견 및 전망을 제시했다.
샴페인잔 들고 있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사진=연합뉴스, 크렘린궁
샴페인잔 들고 있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사진=연합뉴스, 크렘린궁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지난해 12월 31일(현지시간) 공개한 새해 연설에서 “도덕적·역사적 정당성은 우리에게 있다”며 “서방은 러시아를 약화·분열시키기 위해 우크라이나를 이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푸틴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전쟁을 정당화하는 듯이 샴페인이 담긴 잔을 들고 건배를 제안하기도 했다. 이번 연설은 9분 분량으로 푸틴 대통령이 지난 20년 동안 내놓은 새해 연설 중 가장 길다. 푸틴 대통령이 새해 연설을 공개하기 직전 러시아군은 수도 키이우를 비롯한 우크라이나 전역을 공습했다.

같은 날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신년사에서 “코로나19 예방 및 통제 정책이 새로운 단계에 들어섰다”며 “아직은 어려운 시기지만 곧 동이 틀 것”이라고 했다. 중국이 지난해 12월 ‘위드 코로나’로 전환한 뒤 시 주석이 대중에 내놓은 첫 논평이다. 엄격한 ‘제로 코로나’에 반대하며 지난해 일어난 시위에 대해서는 직접적으로 언급하진 않았으나 “중국인들이 어떤 사안에 대해 다른 의견을 갖는 건 자연스러운 일”이라고 했다. 그는 지난해 중국 경제가 건전하게 성장했다며 “2022년 국내총생산(GDP)은 120조위안 이상”이라고 했다. 이는 중국 정부가 지난해 경제성장률을 최소 4.4%로 추정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시 주석은 대만 문제에 대해서는 “양안(중국과 대만)은 일가친척이니 함께 손을 잡고 중화민족의 복지를 창조하길 희망한다”며 소통과 협상을 강조했다. 이에 차이잉원 대만 총통은 1일 신년사에서 “전쟁은 문제 해결을 위한 선택지가 아니며, 대만해협의 평화는 역내 모두의 공동 책임”이라며 중국의 무력 도발 가능성을 경계했다.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는 1일 신년사인 연두소감을 발표하며 방위력 강화에 전력을 다하겠다고 했다. 일본은 지난해 12월 국가안전보장전략 등 3대 안보 문서를 개정하고 적의 미사일 발사 거점 등을 공격하는 반격 능력을 보유하는 한편 방위비를 증액하기로 했다. 저출산 문제에 대해서는 “사회 유지와 관련한 큰 과제로, (해결 등을) 미룰 수 없다”고 했다. 헌법 개정과 관련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이고운 기자 cca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