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용 "올해 물가 안정에 주력…물가·경기 상충 가능성도"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1일 "올해 통화정책은 물가 안정에 중점을 둔 정책기조를 지속해야 한다"고 말했다. 지난해부터 지속된 긴축 기조를 이어갈 방침으로 풀이된다.
이 총재는 이날 2023년 신년사에서 "국민의 생활에 가장 중요한 물가가 목표 수준을 상회하는 오름세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며 이렇게 밝혔다. 그러면서 "금융·외환시장의 안정에도 각별히 유의해야 할 것"이라며 "대내외 리스크 요인의 전개양상을 면밀히 모니터링하면서 필요시에는 시장안정화 조치를 적극적으로 시행해야 하겠다"고 덧붙였다.
이 총재는 올해 한국 경제에 대해 "높은 불확실성이 계속되면서 녹록지 않은 한 해가 될 것으로 보인다"며 "미 중앙은행(Fed)를 비롯, 주요국 중앙은행의 통화정책 기조에 따라 국제금융시장의 변동성이 크게 확대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이어 "우크라이나 전쟁의 전개 양상에 따라 국제원자재가격이 급등락할 수 있으며, 중국의 방역조치 완화 및 감염병 상황 변화가 글로벌 경제에 미치는 영향도 아직은 예단하기 어렵다"고 했다.
이 총재는 "국내에서도 부동산 경기가 빠르게 위축되면서 관련 금융시장의 불안이 재연될 가능성이 있다"며 "금리 인상의 영향이 본격화되면서 물가·경기·금융 안정 간 상충 가능성이 높아질 것이므로, 더욱 정교한 정책 조합이 어느 때보다 중요한 한 해가 될 것"이라고 했다.
이 총재는 그러나 한국 경제의 낙관적인 징후도 적지 않다고 강조했다. 이 총재는 "작년 하반기 원·달러 환율이 1400원대 중반까지 급등하면서 일부에서는 과거 위기 상황이 재연될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하기도 했다"며 "그러나 그간 여러 위기를 극복해 오는 과정에서 정부·기업·금융기관의 위험관리 시스템이 개선된 결과, 환율이 점차 안정되면서 우려와는 달리 외환부문의 불안이 완화됐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이는 우리가 위기 발생 가능성은 경계하되 지나친 우려로 지레 위축될 필요는 없다는 것을 보여주는 사례"라며 "최근 부동산 시장의 위축으로 어려움이 있을 수 있지만, 전반적인 국내 금융기관의 건전성을 감안하면 올바른 정책대응을 통해 극복해 나갈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고 했다.
지난해 한국이 사상 최대 무역수지 적자를 기록한 것과 관련해서는 "무역수지 적자에 대해 걱정이 많지만 이는 국제원자재가격 급등에 따른 수입 증가에 주로 기인한 것으로, 지난해 우리 수출은 역대 최대 규모를 달성하기도 했다"며 "반도체 수출이 단가하락으로 부진했지만, 여타 주력 품목들은 지난해 증가를 이어간 점에 비춰 볼 때 대외여건이 회복되면 무역수지도 빠르게 개선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했다.
이 총재는 "국제무역의 분절화, 높은 금리 수준 등이 향후 우리 경제의 어려움을 가중시킬 수 있지만, 관점을 달리해서 보면 그간 미뤄왔던 구조적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기회가 될 수도 있다"며 "글로벌 공급망 재편에 대응하는 과정에서 시장 다변화 등을 통해 중국 경제에 대한 과도한 의존도를 낮추어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이어 "고금리 환경 역시 높은 가계부채의 수준을 낮추고 부채구조를 개선하는 시발점이 될 수 있을 것"이라며 "한국의 부동산 관련 금융은 오랫동안 형태만 달리하면서 반복적으로 우리 경제의 구조적 취약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는데, 이번에는 관련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는 전화위복의 계기로 삼아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총재는 "이를 위해 거시건전성 규제가 예방적 차원에서 효과적으로 작동하지 않은 이유가 무엇인지에 대해서도 깊게 들여다 볼 필요가 있을 것"이라고 했다.
이 총재는 "독일의 철학자 헤겔은 '역사로부터 우리가 배운 유일한 교훈은 우리가 역사로부터 아무 것도 배운 것이 없다는 점'이라고 지적했지만 이번만은 헤겔이 지적한 잘못을 반복하지 말자"라며 "우리는 위기 극복의 DNA(유전자)가 있다. 어려움을 오히려 기회로 만들어가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총재는 "한국은행은 축적된 경험과 균형잡힌 시각을 바탕으로 국민들에게 신뢰받는 파일럿 중 하나가 되어 한국 경제의 연착륙에 기여해야 한다"며 "이를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국내외 금융·경제 상황에 대해 보다 정확하게 판단하고 예측할 수 있어야 한다"고 임직원에게 당부했다. 또 "각 경제주체들의 지나친 우려로 자기실현적 불안이 초래되지 않도록 적극적이고 투명한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국민들께 경제상황 및 정책방향에 대한 객관적 정보를 제공해야 한다"며 "우리가 지혜를 모으고 중앙은행으로서의 선도적 역할을 강화한다면 정책의 유효성이 높아지고 한국은행에 대한 신뢰도 제고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조미현 기자 mwise@hankyung.com
이 총재는 이날 2023년 신년사에서 "국민의 생활에 가장 중요한 물가가 목표 수준을 상회하는 오름세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며 이렇게 밝혔다. 그러면서 "금융·외환시장의 안정에도 각별히 유의해야 할 것"이라며 "대내외 리스크 요인의 전개양상을 면밀히 모니터링하면서 필요시에는 시장안정화 조치를 적극적으로 시행해야 하겠다"고 덧붙였다.
이 총재는 올해 한국 경제에 대해 "높은 불확실성이 계속되면서 녹록지 않은 한 해가 될 것으로 보인다"며 "미 중앙은행(Fed)를 비롯, 주요국 중앙은행의 통화정책 기조에 따라 국제금융시장의 변동성이 크게 확대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이어 "우크라이나 전쟁의 전개 양상에 따라 국제원자재가격이 급등락할 수 있으며, 중국의 방역조치 완화 및 감염병 상황 변화가 글로벌 경제에 미치는 영향도 아직은 예단하기 어렵다"고 했다.
이 총재는 "국내에서도 부동산 경기가 빠르게 위축되면서 관련 금융시장의 불안이 재연될 가능성이 있다"며 "금리 인상의 영향이 본격화되면서 물가·경기·금융 안정 간 상충 가능성이 높아질 것이므로, 더욱 정교한 정책 조합이 어느 때보다 중요한 한 해가 될 것"이라고 했다.
이 총재는 그러나 한국 경제의 낙관적인 징후도 적지 않다고 강조했다. 이 총재는 "작년 하반기 원·달러 환율이 1400원대 중반까지 급등하면서 일부에서는 과거 위기 상황이 재연될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하기도 했다"며 "그러나 그간 여러 위기를 극복해 오는 과정에서 정부·기업·금융기관의 위험관리 시스템이 개선된 결과, 환율이 점차 안정되면서 우려와는 달리 외환부문의 불안이 완화됐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이는 우리가 위기 발생 가능성은 경계하되 지나친 우려로 지레 위축될 필요는 없다는 것을 보여주는 사례"라며 "최근 부동산 시장의 위축으로 어려움이 있을 수 있지만, 전반적인 국내 금융기관의 건전성을 감안하면 올바른 정책대응을 통해 극복해 나갈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고 했다.
지난해 한국이 사상 최대 무역수지 적자를 기록한 것과 관련해서는 "무역수지 적자에 대해 걱정이 많지만 이는 국제원자재가격 급등에 따른 수입 증가에 주로 기인한 것으로, 지난해 우리 수출은 역대 최대 규모를 달성하기도 했다"며 "반도체 수출이 단가하락으로 부진했지만, 여타 주력 품목들은 지난해 증가를 이어간 점에 비춰 볼 때 대외여건이 회복되면 무역수지도 빠르게 개선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했다.
이 총재는 "국제무역의 분절화, 높은 금리 수준 등이 향후 우리 경제의 어려움을 가중시킬 수 있지만, 관점을 달리해서 보면 그간 미뤄왔던 구조적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기회가 될 수도 있다"며 "글로벌 공급망 재편에 대응하는 과정에서 시장 다변화 등을 통해 중국 경제에 대한 과도한 의존도를 낮추어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이어 "고금리 환경 역시 높은 가계부채의 수준을 낮추고 부채구조를 개선하는 시발점이 될 수 있을 것"이라며 "한국의 부동산 관련 금융은 오랫동안 형태만 달리하면서 반복적으로 우리 경제의 구조적 취약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는데, 이번에는 관련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는 전화위복의 계기로 삼아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총재는 "이를 위해 거시건전성 규제가 예방적 차원에서 효과적으로 작동하지 않은 이유가 무엇인지에 대해서도 깊게 들여다 볼 필요가 있을 것"이라고 했다.
이 총재는 "독일의 철학자 헤겔은 '역사로부터 우리가 배운 유일한 교훈은 우리가 역사로부터 아무 것도 배운 것이 없다는 점'이라고 지적했지만 이번만은 헤겔이 지적한 잘못을 반복하지 말자"라며 "우리는 위기 극복의 DNA(유전자)가 있다. 어려움을 오히려 기회로 만들어가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총재는 "한국은행은 축적된 경험과 균형잡힌 시각을 바탕으로 국민들에게 신뢰받는 파일럿 중 하나가 되어 한국 경제의 연착륙에 기여해야 한다"며 "이를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국내외 금융·경제 상황에 대해 보다 정확하게 판단하고 예측할 수 있어야 한다"고 임직원에게 당부했다. 또 "각 경제주체들의 지나친 우려로 자기실현적 불안이 초래되지 않도록 적극적이고 투명한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국민들께 경제상황 및 정책방향에 대한 객관적 정보를 제공해야 한다"며 "우리가 지혜를 모으고 중앙은행으로서의 선도적 역할을 강화한다면 정책의 유효성이 높아지고 한국은행에 대한 신뢰도 제고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조미현 기자 mwis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