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가 흔들리는 와중에도 상장지수펀드(ETF) 시장은 고속 성장을 이어가고 있다. 국내 ETF 상장 종목은 666개로 작년에만 133개(19.9%) 늘었다. 주가지수를 추종하는 전통적 ETF를 넘어 채권 투자, 인컴(정기적 이자·배당) 소득, 노후자산 증식 등 각양각색의 수요를 충족하는 신종 ETF가 쏟아진 영향이다.

선택지가 다양해진 ETF 시장에서 올해는 어떤 상품에 주목해야 할까. 김진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자본수익에 대한 기대가 낮아진 변동성 구간에서 인컴 수익 수요가 더욱 확대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자수익이 발생하는 채권형 ETF와 따박따박 배당금이 들어오는 월분배형 ETF가 대표적이다.

지난해 11월 첫선을 보인 만기매칭형 채권 ETF는 기존 채권형 ETF와 달리 정해진 만기(대부분 1~2년)가 되면 상장폐지해 원금을 돌려주는 상품이다. 금리가 상승(채권값 하락)해도 만기까지 버티면 최초 투자 시점에 예상한 수익률을 달성할 수 있다. 반대로 금리가 하락(채권값 상승)하면 만기 전 ETF를 매도해 차익을 얻을 수 있다. 월분배형 ETF는 은퇴 세대를 중심으로 관심을 받고 있다. 기존 ETF가 월분배형으로 전환한 사례도 12건에 이른다.

주식형 ETF는 실적이 뒷받침되는 ‘퀄리티 주식’과 정부가 육성하는 ‘정책 수혜주’를 중심으로 옥석 가리기가 필요하다는 조언이다. 신한투자증권은 실적 증가가 예상되는 항공, 방위산업, 클라우드와 정책의 혜택을 보는 태양광, 풍력, 전기차·배터리, 농업 분야의 테마 ETF를 추천했다. 메리츠증권은 미국 정부가 연구개발(R&D) 예산을 대거 투입하는 헬스케어, 방위산업, 친환경에너지, 반도체 등에 주목할 것을 제안했다. SK증권은 탄소중립 정책과 연관된 신재생에너지, 환경, 물 관련 테마 ETF의 전망을 밝게 봤다.

퇴직연금 시장에서는 타깃데이트펀드(TDF)를 ETF로 만든 TDF ETF가 수익률 관리의 대안으로 떠올랐다. 투자자의 은퇴 시점에 맞춰 주식, 채권 등의 비중을 알아서 조절해주는 TDF의 특징에 수수료가 싸고 매매가 간편한 ETF의 장점을 더했다.

임현우 기자 tard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