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강업계는 지난해 중국발(發) 코로나19 봉쇄 및 글로벌 경기 침체 여파에 따른 철강 수요 감소로 어려움을 겪었다. 이런 와중에 화물연대 파업과 포스코 포항제철소 침수라는 예상치 못한 악재도 잇달아 발생했다. 올해도 글로벌 경기 불확실성이 이어지면서 소폭의 제한된 회복세를 보일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혹독한 겨울 보낸 철강…소폭의 제한적 회복세 예상
산업은행은 최근 발간한 ‘2023년 산업전망’에서 올해 세계 철강 수요가 지난해보다 1.0% 증가하는 데 그칠 것으로 예상했다. 인도를 중심으로 개발도상국의 철강 수요는 증가하겠지만 중국 수요가 정체될 것으로 예상됐기 때문이다. 중국은 세계 최대 철강 소비국이자 생산국이다. 유럽 등 선진국의 철강 수요도 올해는 줄어들 것으로 분석됐다.

세계철강협회는 올해 글로벌 철강 수요를 18억1470만t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 가운데 중국의 올해 철강 수요는 작년과 비슷한 9억1400만t으로 추산된다. 철강 수요가 부진하면 제품 가격 하락이 불가피하기 때문에 철강업계의 실적 개선 상승폭은 크지 않을 전망이다.

국내 수요는 경기 침체 여파에도 자동차·조선 등 전방산업 수요 증가와 포항제철소 정상화에 힘입어 전년 대비 3.4% 증가할 것으로 예상됐다. 산은은 올해 국내 철강 생산량은 7155만t으로, 전년 추정치(6891만t) 대비 3.8%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고물가, 고금리, 고환율 등 3고(高) 여파에 따른 경기 불확실성으로 전방산업 수요도 언제든지 추락할 수 있다는 것이 업계 설명이다. 더욱이 유럽연합(EU)이 탄소국경세로 불리는 ‘탄소국경조정제도’를 세계 최초로 도입하기로 잠정 합의하면서 불확실성이 더 커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탄소국경세는 EU 지역에서 생산되는 제품보다 탄소 배출량이 많은 제품을 수입할 때 탄소 초과분에 대해 비용을 부과하는 제도다. 철강 등 6개 분야에서 오는 10월부터 시범 적용되고, 2026년 공식 시행된다. 2021년 기준 한국의 EU 철강 수출 규모는 5조6000억원이다.

업계 관계자는 “작년 대비 업황이 완만하게 개선될 수 있겠지만 수요 자체는 크게 늘지 않을 전망”이라며 “올해도 실적 개선 폭은 크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강경민 기자 kkm1026@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