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거녀와 택시기사를 살해한 혐의로 구속된 이기영 / 사진=경기북부경찰청
동거녀와 택시기사를 살해한 혐의로 구속된 이기영 / 사진=경기북부경찰청
택시 기사와 동거 여성을 잇달아 살해한 혐의로 구속된 이기영(31)의 얼굴이 공개된 후 일부 누리꾼이 그로 추정되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계정의 사진과 게시물을 공유했다.

2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이기영의 평소 모습'이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다수의 게시물에는 이기영으로 추정되는 인물이 군복을 입은 모습과 양복을 입은 사진이 들어있었다.

사진은 대부분 이기영으로 추정되는 SNS 계정 주인이 2012년에 올린 게시물이었다. 그는 당시 게시물에 "돌아가고 싶다", "쓸만한 사람이 돼봐야겠다", "내가 뭘 잘못했길래. 내가 잘못했어도 한두 번이지"란 내용을 담은 글을 남기기도 했다.

해당 글을 본 누리꾼들은 "(경찰이) 공개한 사진과 너무 다르다", "머그샷 공개해야 한다", "범죄자한테 물어보고 동의받아야 사진을 공개할 수 있다니 이런 법이 도대체 왜 생긴 거냐" 등의 반응을 보였다.

경찰은 2019년 말부터 자체 심의를 거쳐 흉악범의 사진을 배포하고 있다. 하지만 당사자가 거부하면 인권침해 문제가 있어 현재 모습을 찍을 수 없기 때문에 과거 사진을 공개해야 한다. 증명사진이 공개됐다 해도 피의자가 포토라인에 설 때 마스크를 쓰는 것도 막을 수 없다.

지난해 8월 국가경찰위원회가 의결한 새로운 신상 공개 지침에서 '모자나 마스크 등으로 가리지 않는 방법으로' 부분을 삭제해 피의자가 이를 벗지 않아도 강제할 수 없다.

한편 이기영은 전역 후인 2018년 음주운전으로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고, 이듬해 다시 음주운전을 저질러 징역 1년을 선고받고 복역했다.

택시 기사를 살해한 날에도 당시 여자친구 가족과 술자리를 가진 후 음주운전 문제로 다투기까지 했지만, 또 음주운전을 했다.

이기영은 지난달 20일 오후 음주 운전하다 접촉 사고를 낸 후 택시 기사를 살해하고, 시신을 유기한 혐의를 받는다. 수사 과정에서 집주인이자 동거녀를 살해해 파주 공릉천에 유기했다고 자백했다. 이기영은 택시 기사를 살해한 후 신용카드를 훔쳐 쓰고 스마트폰으로 대출받아 고가의 커플링을 구입하고 고급 술집, 호텔 등에 썼다.

경찰은 범행 장소의 혈흔과 사이코패스 검사 결과를 종합해 이번 주 안에 수사를 마무리하고 사건을 검찰에 넘길 예정이다.

김현덕 한경닷컴 기자 khd9987@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