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도 LG 에너지솔루션 본사. /사진=한경DB
여의도 LG 에너지솔루션 본사. /사진=한경DB
‘테슬라 쇼크’에 부진한 주가 흐름을 보이는 LG에너지솔루션을 두고 증권가 전망이 엇갈린다. 한편에서는 우리사주 보호예수 해제에 따른 오버행(잠재 매도물량) 이슈가 걸림돌로 작용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반대로 전기차와 2차전지 수요에 대한 지나친 우려로 주가가 과도하게 하락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LG에너지솔루션은 2일 오후 2시 37분 현재 2.18% 오른 44만5000원에 거래중이다. 이날 주가가 반등했지만 최근 흐름은 뚜렷한 하락세다. 지난 11월 60만원 고지를 넘어섰던 LG에너지솔루션 주가는 지난해 12월 한 달 동안 25.81% 하락했다.

주요 고객사인 테슬라가 중국에서 제품 가격을 인하하면서 수요 둔화에 대한 우려가 불거진 탓이다. 최근 한 달 동안 테슬라 주가가 36.79% 급락하면서 2차전지주에 대한 투자 심리가 악화된 영향도 컸다.

이달 들어 오버행 이슈도 부각되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오는 27일 우리사주조합이 보유한 792만주5000주에 대한 보호예수가 해제된다. 현 주가가 공모가(30만원)보다 높은 만큼 매도세가 거셀 것으로 예상된다. 유안타증권은 현 주가를 기준으로 약 3조4500억원어치 매도 물량이 쏟아질 것으로 내다봤다.

고경범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최근 8개 대형 기업공개(IPO) 종목의 보호예수 해제 후 우리사주 감소 폭은 평균 –74.1%에 달한다”며 “금리 상승에 따른 대출 부담 등으로 오버행 물량이 적지 않을 것으로 판단한다”고 말했다.

다른 IPO 종목 대비 LG에너지솔루션의 수급 충격이 유독 클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LG에너지솔루션의 유통주식 수가 적기 때문이다. 고 연구원은 “LG에너지솔루션 우리사주 지분이 전체 유통물량 대비 차지하는 비중은 23.1%에 달한다”며 “8개 대형 IPO 종목의 평균인 9.0%를 크게 웃도는 수준”이라고 했다.

그는 “코스피200지수나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지수 편입 등에 따른 패시브 매수세도 사라진 만큼 오버행에 대한 부담이 클 전망”이라고 덧붙였다.

반면 최근 주가 하락을 저가매수 기회로 삼을 만하다는 조언도 나온다. 단기 실적 부진과 수급 우려에도 중장기 전망이 여전히 밝다는 이유에서다.

조철희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단기 실적 우려는 존재하지만 올해 중요한 것은 수주경쟁력”이라며 “LG에너지솔루션은 현지 합작사(JV) 및 자체 공장을 통해 가장 발 빠르게 미국 사업을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서형교 기자 seogy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