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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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가 새해 첫 출근일인 2일 지하철 탑승 시위를 재개하려다가 승차를 저지하는 서울교통공사 측과 11시간째 대치하고 있다.

전장연은 이날 오전 9시13분께 삼각지역 상행선 승강장에서 첫 탑승 시도를 저지당한 이후 오후 8시께까지 약 11시간째 열차 탑승을 시도하고 있다.

한복을 입은 박경석 대표와 전장연 회원들은 오전 8시 10분께 역내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법원 조정안을 수용해 5분 이내로 안전하게 지하철을 타는 선전전을 진행하기로 했다"며 "서울시도 조정안을 수용해달라"고 촉구했다.

전장연은 이날 오전 9시 13분쯤 기자회견을 마친 뒤, 열차에 탑승하려 했지만, 공사 직원이 직접 탑승을 저지했다. 공사 측이 본격적인 승차 저지에 나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후 전장연 회원들은 4-4 승강장으로 이동하면서 열차가 도착할 때마다 "장애인도 지하철에 타고 싶다"면서 휠체어에 탄 채 탑승을 시도했다.

경찰과 서울교통공사는 이들을 방패 등으로 막아섰다. 경찰은 이날 오전 삼각지역에 기동대 8개 부대를 투입한 데 이어 오후에는 기동대 11개 부대와 1개 제대를 투입했다.

오후 3시 2분에는 시민 안전을 이유로 당고개행 지하철 4호선 1대가 삼각지역을 무정차 통과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오후 6시부터 퇴근길이 시작되면서 전장연과 경찰이 뒤엉키는 등 위험한 상황이 벌어졌다. 물리적 충돌이 심해지면서 전장연 활동가를 막아서던 경찰관 1명이 다리를 다친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오후 6시까지 용산소방서에는 삼각지역과 관련해 총 5건의 구급 출동 신고가 접수됐다. 4명은 현장에서 응급 처치됐고 1명은 병원으로 이송됐다. 에바다장애인자립센터 관계자는 "센터 소속 비장애인 활동가 1명이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받았다"고 말했다.

서울교통공사는 철도안전법을 근거로 전장연 탑승을 거부하고 있다. 삼각지역장은 이날 마이크를 잡고 수십 차례 "역 시설 등에서 고성방가 등 소란을 피우는 행위, 광고물 배포 행위, 연설 행위 등은 철도안전법에 금지돼 있다"고 밝혔다. 철도안전법 50조는 이러한 행위를 한 자를 퇴거할 수 있다고 규정한다.

전장연은 3일 오전까지 역사 내에서 1박 2일 일정으로 지하철 탑승 시도를 이어갈 계획이다.

앞서 지난달 19일 서울중앙지법은 서울교통공사가 전장연과 이 단체 박경석 대표 등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소송과 관련해 공사는 2024년까지 19개 역사에 엘리베이터를 설치하고 전장연은 열차 운행 시위를 중단하는 조건으로 강제 조정했다.

그러면서 전장연이 지하철 승하차 시위로 5분을 초과해 지하철 운행을 지연시키면 1회당 500만원을 공사에 지급하도록 했다.

전장연은 전날 보도자료를 내 법원 조정안을 수용하겠다고 밝혔으나 오 시장은 같은 날 한 방송에서 "1분만 늦어도 큰일 나는 지하철을 5분씩이나 연장할 수 있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2일부터 무관용"이라며 거부 의사를 분명히 밝혔다.

공사는 전장연을 상대로 형사고소와 민사소송을 추가로 제기하기로 했다. 경찰은 이날 오전 기자간담회에서 지하철 탑승 시위로 출근길 지연을 초래한 전장연 회원 24명을 검찰에 송치했다고 밝혔다.

최수진 한경닷컴 기자 naiv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