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적 안전자산인 금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미국의 금리 인상 속도가 더뎌질 것이란 기대와 함께 달러 강세 기조가 꺾이고 있어서다. 경기 침체 우려가 커지면서 올해 금 가격이 작년보다 두 배 이상 급등한 온스당 4000달러까지 오를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금은 역사적으로 경기 침체 국면에 강한 모습을 보였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등 1980년 이후 경기 침체 때마다 금 수익률은 평균 연 9.3%를 기록했다.

경기 침체 가능성이 높아지자 주요국도 금 매입을 늘리기 시작했다. 주요국 중앙은행은 지난해 3분기에만 전년보다 세 배 이상 늘어난 약 400t에 달하는 금을 사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가장 손쉬운 금 투자 방식은 골드바 등 금 자체를 사는 방법이다. 장기 투자에는 적합할 수 있지만 매수할 때 부가가치세 10%가 발생한다. 사자마자 10% 손해를 보고 시작한다는 얘기다. 투자 매력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금 통장(골드뱅킹)도 있다. 은행 계좌에 돈을 넣어두면 국제 금 시세와 환율에 따라 잔액이 변동한다. 금 실물을 구입할 필요가 없고 소액으로 투자가 가능하며 수시 입출금이 가능하다. 하지만 이자가 붙지 않고 예금자 보호 대상도 아니다. 매매차익에 대해서는 15.4%의 배당소득세도 부담해야 한다.

한국거래소가 운영하는 KRX금시장을 통한 투자도 가능하다. 주식시장처럼 금을 1g 단위로 사고팔 수 있고 차익은 비과세된다. 양도소득세가 없기 때문에 금융소득종합과세 대상에도 포함되지 않는다.

금을 매수하는 펀드 등에 가입해 간접 투자하는 방법도 있다. 지난달 국내 금펀드 상품의 수익률은 연 8%에 달했다. 같은 기간 코스피지수 상승률(4.17%)을 두 배 가까이 웃돈다. 하지만 펀드 수수료가 발생하고 원·달러 환율에 따라 금 가격이 올라도 손실이 발생할 수 있다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 배당소득세와 양도소득세 과세 대상인 점도 따져봐야 한다.

일각에선 금 상승세가 금리 하락 기대에 따른 단기 상승에 그칠 가능성도 있어 미국 등 주요국의 금리 인상 속도를 주목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김보형 기자 kph21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