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주호영 원내대표(왼쪽)와 더불어민주당 박홍근 원내대표. 사진=연합뉴스
국민의힘 주호영 원내대표(왼쪽)와 더불어민주당 박홍근 원내대표. 사진=연합뉴스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이 3일 이태원 참사 국정조사 기간 연장과 1월 임시국회 개최를 두고 대치를 거듭했다. 정부조직법 개정안과 일몰 법안 처리에 관해서도 이견이 큰 만큼 여아 합의 가능성은 여전히 안갯속이란 분석이다.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와 박홍근 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45분간 국조 기간 연장 등 현안을 논의했으나 결론을 내지 못한 채 헤어졌다.

쟁점은 1월 임시국회 개최 여부다. 민주당은 쟁점 법안 처리를 위해 임시회 개최를 요구한 반면, 국힘은 이를 ‘이재명 방탄용’이라고 맞서고 있다.

임시국회 개최 시 어떤 법안을 처리할지도 이견이 크다. 여당은 주8시간 추가연장근로제와 정부조직법을 요구하고 있다. 이에 야당은 노조 불법파업에 대한 사측의 손해배상 청구를 제한하는 '노란봉투법(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개정안)' 처리를 주장하고 있다.

주 원내대표는 이날 회동 후 기자들과 만나 “박 원내대표가 '노란봉투법' 등을 처리하기 위해 임시국회가 필요하다고 했지만, 민주당이 합의 없이 일방적으로 하고 싶어하는 법안을 처리하기 위한 임시국회라면 소집에 응할 수 없다”고 밝혔다.

민주당은 1월 임시국회를 강행하겠다는 방침이다. 박홍근 원내대표는 이날 원내대책회의에서 “본회의 긴급현안질문과 국방위 청문회로 군 대응 태세를 점검하고 일몰법을 비롯한 민생입법, 정부조직법도 처리해야 한다”며 “국회의 책무가 이토록 무거운데도 국민의힘은 여당이기를 포기한 것 같다”고 비판했다. 실물경제 위기, 안보 위기를 언급하며 여당을 압박했지만, 안전운임제 연장과 노란봉투법 등 당 차원에서 추진하는 법안처리를 위한 포석이란 분석이 나온다.

여당이 현안마다 사법리스크를 물고 늘어지는 상황에서 ‘일하는 국회’ 논리로 정면 돌파하는 게 승산이 크다는 계산도 깔려있다. 김성환 정책위의장은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이 대표가 검찰 출석 일정을 조율 중인 것으로 안다. 소환 요구에 당당히 임하겠다고 하는데 웬 방탄 이야기가 나오나”고 맞받았다.

이태원 참사 국정조사 기간 연장을 두고는 3차 청문회 개최와 관련해 평행선을 달리고 있다. 주 원내대표는 국조 기한 연장의 필요성을 인정한다면서도 "3차 청문회, 증인 채택을 둘러싸고 여러 가지 논란이 있어서 그런 문제들을 지속적으로 논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 여당 특위 위원은 “보고서 채택 등 부수적 업무를 위해 기간을 연장하는 건 의미가 없다”며 “3차 청문회에 유가족을 참여시킬지 두고 특위 위원 간 이견이 있다”고 전했다.

민주당은 이날 국정조사 기간과 관련해 '최소 열흘 이상'의 연장을 제안했다. 박 원내대표는 “유가족과 생존자가 참여하는 3차 청문회는 이태원 참사의 진상규명을 위한 대전제”라며 “재발 방지를 위한 전문가 공청회, 충실한 결과 보고서 작성까지가 온전한 국정조사”라고 주장했다.

양길성/이유정 기자 vertig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