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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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심리가 급격히 위축되면서 적은 규모의 수급에도 3일 국내 증시가 온종일 휘청였다. 배당락일 이후 기관투자가가 쏟아내는 매물로 장중 2200선이 붕괴됐던 코스피지수는 오후들어 외국인 매수세가 소폭 유입되며 간신히 낙폭을 회복했다.

이날 코스피지수는 0.31% 하락한 2218.67에 거래를 마쳤다. 상승 출발한 코스피지수는 오전 장 중 2% 넘게 하락하며 2180.67까지 내려앉았다. 장중 2200선이 붕괴된 것은 지난 10월17일 이후 두달여 만이다.

전날 미국 증시는 휴장한데다 유럽 증시는 1% 넘는 강세를 보이는 등 특별한 악재는 없었다. 연말 배당 수익을 노리고 선물을 매도하고 현물을 매수했던 금융투자(증권사)가 오전 장 중 현물 물량을 약 3000억원어치 쏟아내자 급락세를 보였다.

오전 11시 이후 증시는 다시 반등을 시도했다. 중국의 작년 12월 차이신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가 49.0으로 예상치(48.8)를 상회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며 중화권 증시가 반등하자 국내 증시에도 외국인 순매수세가 유입됐다. 이날 외국인 순매수 규모는 480억원에 그쳤지만 코스피지수를 약 40포인트나 끌어올리는 역할을 했다. 투자 심리가 급격히 위축되면서 외국인은 적은 매수세로도 이날 국내 증시를 좌지우지할 수 있었다. 이날 유가증권시장 거래대금은 6조1000억원에 그쳤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뚜렷한 매수 주체가 부재한 상황이라 금융투자의 매도세에 증시가 과도하게 밀려나고, 외국인의 적은 매수세에도 변동성이 커졌다”고 설명했다.

장중 발표된 반도체 투자세액 공제율 상향 소식도 삼성전자(-0.18%), SK하이닉스(-0.13%) 등 반도체주의 낙폭을 줄였다.

이같은 변동성 장세는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전문가들은 전망하고 있다. 지난달 초부터 배당락일인 28일까지 배당 수익을 노린 금융투자의 순매수액은 약 3조2900억원에 달한다. 금융투자가 배당락일부터 이날까지 쏟아낸 금액은 약 1조8000억원이다. 여전히 약 1조5000억원 규모의 물량이 쏟아질 가능성이 남아있다. 이 연구원은 “상장사의 지난해 4분기 이익 추정치가 계속 하향 조정되고 있는데다 중국 방역조치 완화에 대한 기대감도 후퇴하고 있어 외국인의 차익 실현 욕구도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심성미 기자 smsh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