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병의 마지막 당부…"변즉생 정즉사"
“변하면 살고 안주하면 죽게 된다. 변즉생 정즉사(變卽生 停卽死)의 각오가 필요한 때다.”

지난 2일 ‘2023년 신한경영포럼’이 열린 경기 용인시 고매동의 신한은행 연수원. 연단에 오른 조용병 신한금융그룹 회장(사진)은 “지난 성과에 안주하면 기업의 미래가 없다”며 이같이 강조했다. 1984년 신한은행에 입행한 조 회장은 39년간의 ‘신한맨’ 생활을 마치고 회장 임기가 끝나는 오는 3월 퇴임한다. 조 회장에 이어 신한금융을 이끌어갈 진옥동 회장 내정자와 전 그룹사 임원 및 본부장 260여 명은 결연한 표정으로 조 회장의 ‘마지막 당부’에 귀를 기울였다.

조 회장은 “고금리·고물가·고환율 등 3고(高) 현상과 글로벌 저성장 등 대내외적인 악재로 신한금융의 미래는 시계 제로 상황에 직면했다”고 진단하며 7대 핵심 전략 과제를 제시했다. △시니어 및 청년 고객층 증가율 1위 달성 △자본시장·글로벌 부문에서 국내 최고 수준의 기반 구축 △고객 경험 혁신 △균형 잡힌 인적 경쟁력 확보 △아시아 리딩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금융그룹 △철저한 리스크 관리 △기본기에 충실한 효율적 성장이다.

조 회장은 전략을 짤 때는 ‘방향성’과 ‘실행체계’가 중요하다고 했다. 신한금융의 방향성으로는 ‘신한 2030 1·3·5!’를, 실행체계로는 ‘따로 또 같이(원신한)’를 제시했다. ‘신한 2030 1·3·5!’는 2030년까지 △이해관계자 모두의 가치를 높이는 선한 영향력 1위 달성 △글로벌 이익 비중 30% 달성 △비은행 이익 비중 50% 달성 등을 의미한다. ‘따로 또 같이’는 분야별 전문성과 책임경영을 강화하고 각 그룹사의 장점을 공유하며 그룹의 경영관리 효율성을 높여 새로운 시너지를 창출하는 협업체계다.

경영전략 발표를 마친 조 회장은 진 회장 내정자를 연단으로 불러 포부와 각오를 밝혀달라고 요청했다. 진 내정자는 “지난 6년간 일류 신한의 기틀을 마련한 조 회장에게 감사와 존경의 마음을 전한다”며 “우리 후배들이 변화와 도약을 통해 모든 이해관계자의 가치를 높이는 선한 영향력 1위를 달성하자”고 말했다.

박상용 기자 yourpenci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