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는 세계 무대를 휩쓰는 솔리스트들의 화려한 연주와 섬세한 표현을 온전히 감상할 수 있는 절호의 시간이다. 거물급 아티스트들이 두 시간가량 오롯이 자신의 이름을 내걸고 리사이틀 공연을 선보이기 때문이다.
피아노 전설·바이올린 여제…거장들의 '2시간 향연'에 벌써부터 설렌다
국내 클래식 애호가들이 손꼽아 기다려 온 거장 피아니스트 마우리치오 폴리니의 첫 번째 방한 일정은 오는 4월로 잡혔다. 1960년 쇼팽국제피아노콩쿠르에서 심사위원 만장일치 우승을 차지한 그는 완벽한 연주력으로 세계 피아니스트들의 추앙을 받고 있다.

현존하는 최고의 베토벤 스페셜리스트 루돌프 부흐빈더는 6~7월 7회 공연에 걸쳐 베토벤 피아노소나타 전곡(32곡)을 연주한다. 2014년 잘츠부르크페스티벌 최초로 베토벤 피아노소나타 전곡을 연주한 그는 독일 베를린, 오스트리아 빈 등에서 50여 회 완주 기록을 쓰면서 클래식 연주사에 한 획을 그은 인물로 평가받는다.

세계적 권위의 콩쿠르를 석권하며 클래식 음악계에 돌풍을 일으킨 젊은 피아니스트들도 내한한다. 차이콥스키콩쿠르와 루빈스타인콩쿠르에서 우승한 러시아 출신 피아니스트 다닐 트리포노프가 다음달 9년 만에 리사이틀을 한다.

제18회 쇼팽국제피아노콩쿠르 우승자 브루스 리우는 3월, 제16회 우승자 율리아나 아브제예바는 5월에 서울 예술의전당에서 음악회를 연다. 중국이 낳은 유명 피아니스트 유자 왕(11월)과 랑랑(12월)도 리사이틀 무대에 오른다.

세계 유수 오페라 무대를 장악해온 최정상급 성악가들도 목소리를 들려준다. ‘하이 C(테너 최고 음역), 하이 D의 제왕’이란 별칭의 페루 출신 벨칸토 테너 후안 디에고 플로레스는 2월 내한 공연을 한다. 21세기 최고의 소프라노 디아나 담라우는 5월 서울 롯데콘서트홀에서 열리는 ‘오페라의 왕과 여왕들’ 무대에 오른다.

현의 명장들도 국내 청중과 만난다. 미국 출신 바이올리니스트 힐러리 한이 5월 한국을 찾는다. 10세에 미국 커티스음악원에 입학해 음악 신동으로 세계 클래식 음악계에 눈도장을 찍은 그는 그래미상을 세 차례(2003년 2008년 2014년) 수상하면서 명실상부한 바이올린 여제 반열에 올라섰다. 그래미상 열아홉 차례 수상에 빛나는 첼리스트 요요 마는 11월 서울 예술의전당에서 공연할 예정이다.

김수현 기자 ksoohy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