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29일 무안공항 여객기 사고로 숨진 탑승자 유가족을 위한 의료·장례 지원에 나섰다.보건복지부는 이날 무안공항 사고 상황을 접수받고 재난의료체계를 즉각 가동했다. 정부는 지방자치단체와 협력해 유가족에 대한 의료 지원을 실시하고 있다. 혹시 모를 응급상황 발생에 대비해 지역보건소 의료인력이 공항에 차려진 유가족 대기실에 대기 중이다.또 유가족을 도와 장례 등을 지원할 예정이다. 우선 전라남도 요청에 따라 장례지도사 30명과 운구차량 11대를 파견하고 안치백 200개를 지원했다. 필요시 추가 지원에 나설 계획이다. 안치 공간이 부족할 경우 광주·전남 국가재난대비 지정 장례식장 30곳(광주4개+전남 26개)을 중심으로 시신을 분산 안치할 수 있도록 지원할 계획이다. 아울러 원활한 장례를 위해 장례식장과 지자체를 연계해 현장의 장례 수요도 파악하고 있다.유가족과 부상자 등을 위한 심리지원도 실시할 계획이다. 이날 재해구호법에 따라 행정안전부 주재 중앙재난심리회복지원단 회의를 열고 국가트라우마센터를 중심으로 제주항공 여객기 사고 통합심리지원단'을 구성하기로 했다. 지원단을 통해 정신건강전문요원 등을 통한 심리적 응급처치와 심리상담을 제공할 계획이다.허세민 기자 semin@hankyung.com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29일 무안국제공항에서 발생한 여객기 사고와 관련해 "오늘부터 1월 4일 24시까지 7일간을 국가애도기간으로 정한다"며 깊은 애도를 표했다.최 권한대행은 이날 오후 8시 정부서울청사에서 3차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를 열고 "무안공항 현장과 전남, 광주, 서울, 세종 등 17개 시도에 합동분향소를 설치해 희생자에 대한 조의와 애도를 표하기로 했다"며 이같이 말했다.탑승객과 승무원 181명을 태운 제주항공 7C2216편 여객기(태국 방콕발)는 이날 오전 무안공항에 랜딩기어(착륙용 바퀴)없이 동체착륙하던 중 활주로 끝 외벽을 들이받고 폭발했다. 정확한 사고 원인은 당국이 조사 중이다. 소방청에 따르면 이번 사고로 이날 오후 7시 2분 기준 177명이 사망하고 2명이 구조됐다. 나머지 2명은 실종자로 분류됐다.최 권한대행은 이번 사고와 관련해 "불의의 사고로 희생되신 분들의 명복을 빌며, 유가족분들께 깊은 애도와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며 "국민의 안전과 생명을 책임지는 정부 수반의 대행으로서 이루 말할 수 없는 비통함과 송구한 마음"이라고 애도했다.이어 "정부는 '제주항공 여객기 사고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를 중심으로 모든 부처와 지자체, 그리고 유관기관이 함께 가용자원을 총동원하여 피해 수습과 지원을 위해 총력을 다하고 있다"며 "전남 무안군을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하고, 피해 수습 유가족 지원, 부상자 치료 등 필요한 지원을 다 하겠다"고 강조했다.정부는 탑승객 유가족들을 위해 관계부처 및 기관이 참여하는 통합지원센터를 현장에 설치·운영하고 장례 및 심리
이번 무안국제공항 참사 희생자들 가운데엔 크리스마스, 연말을 맞아 부푼 마음으로 해외 나들이에 나선 가족, 동료들이 다수 탑승해 안타까움을 더했다.29일 전남 영광군에 따르면 군남면에 거주하는 A(80)씨 일가족 9명이 사고기인 제주항공 7C2216편에 탑승한 것으로 파악됐다. A씨는 181명 탑승자 중 최연장자다.A씨와 자녀 등 4명은 영광에 살고 있으며 나머지 친인척 등 5명은 다른 지역에 거주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은 A씨 팔순 잔치를 위해 함께 태국 방콕 여행을 마치고 귀국하려고 사고 여객기에 탑승했다.화순군청 전·현직 공무원 8명도 퇴직자를 위해 동반 여행을 떠났다가 돌아오지 못했다. 전남도 출연기관에서도 함께 여행을 떠난 MZ세대 연구원들이 실종됐다.전남도교육청에서는 2019년 즈음 함께 사무관으로 승진한 후 동기 모임을 가졌던 여성 간부 5명이 함께 여행을 떠났다가 사고를 당했다. 화순의 한 고등학교에서는 수능을 마친 3학년 형과 1학년 동생이 함께 비행기에 탑승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담양군의 40대 팀장급 공무원도 두 자녀와 함께 탑승한 사실이 확인됐다.사고 항공기에는 20대 미만 학생과 아동이 12명 탑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취학 아동은 3명으로 이 중 최연소자는 2021년생 3세 남아로 확인됐다. 이밖에 동종 업계에서 서로 만나 결혼한 지 1년밖에 되지 않은 신혼부부의 사연까지 벼락같은 비보가 이어지면서 지역사회 전체가 침통에 빠졌다.탑승객 다수는 지난 25일 오후 8시 50분 무안에서 방콕으로 출발해 29일 오전 돌아오는 3박 5일 일정의 상품을 이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송종현 기자 screa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