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국내 기업들은 매출과 수출 실적이 모두 전년 대비 1%대(이하 가중평균값 기준) 역성장할 것이라고 응답했다. 기업들이 예상한 경제성장률은 1%대 초반으로 국내외 기관 전망치를 밑돌았다.

3일 대한상공회의소는 전국 2254개 제조업체를 대상으로 조사한 ‘기업이 바라본 2023 경제·경영 전망’을 발표했다.

기업들은 올해 매출과 수출 실적이 각각 작년 대비 1.0%, 1.3% 역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응답 기업의 34.5%와 26.2%는 각각 매출과 수출 증가율이 마이너스일 것이라고 응답했다. 기업의 32.4%와 30.6%만 매출과 수출이 증가할 것이라고 답했다.

기업들은 올해 한국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1.16%로 예상했다. 전망치 설문에 1.0~1.5% 구간 응답(30.6%)이 가장 많았다. 이어 1.5~2.0%(28.8%), 0.5~1.0%(15.4%) 순이었다. 역성장을 전망한 기업도 8.8%에 달했다. 3.0% 이상 성장을 예상한 기업은 0.4%에 그쳤다.

이는 기획재정부(1.6%) 한국은행(1.7%) 전망치에도 못 미치는 수치다. 대한상의 관계자는 “기업 현장에서 느끼는 경제 여건이 더 좋지 않다”며 “고물가와 고금리의 어려움에 내수 위축 우려가 반영된 결과”라고 말했다.

경영 전망이 어두운 만큼 투자도 보수적으로 하겠다는 기업이 많았다. 기업의 33.9%는 투자를 줄인다고 답했다. 작년과 같은 수준이란 응답이 53.0%로 가장 많았다. 투자를 늘린다는 기업은 12.6%에 그쳤다.

올해 매출 전망치를 기준으로 업종별 기상도를 그리면 제약(2.7% 증가)과 화장품(2.0%) 전기장비(1.9%) 업종은 ‘맑음’이었다. 제약 업종은 코로나19 특수가 이어지고 있고 화장품은 중국 소비 회복 기대 등이 호재로 작용할 것이란 예상이다. 원자재 비중이 높고 글로벌 수요에 민감한 비금속(-2.9%) 정유·화학(-2.8%) 섬유(-2.4%) 정보기술(IT)·가전(-2.3%) 등은 ‘한파’였다. 식품(0.6%) 자동차(0.5%) 조선(0.4%) 의료·정밀(0.3%)은 ‘약간 맑음’, 목재 가구(-1.9%) 철강(-1.5%) 기계(-1.0%)는 ‘흐림’이었다.

배성수 기자 baeba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