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단장 위해 철거된 이태원역 추모공간. / 사진=연합뉴스
재단장 위해 철거된 이태원역 추모공간. / 사진=연합뉴스
정부가 이태원 참사 고등학생 생존자의 극단적 선택을 참사 트라우마로 인한 사망으로 인정했다.

행정안전부는 3일 이태원 참사 희생자 집계를 기존 158명에서 1명 늘어난 159명으로 변경한다고 밝혔다. 극단적 선택을 한 참사 생존자 A 군이 이태원 참사 추가 희생자에 포함됐기 때문이다.

행안부 관계자는 "정신과 의사 3명에게 자문한 결과, A군의 극단적 선택이 이태원 참사와 직접적 인과관계가 있다는 의학적 소견을 받았다"고 말했다.

A군은 참사 당일 현장에 있다가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받았다. 함께 이태원에 갔던 친구 2명은 숨졌다. 참사 발생 일주일 만에 등교했던 A군은 정신적 충격으로 힘들어했고, 정기적으로 심리치료를 받았다.

당시 A군은 악성 댓글에 상처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A군은 지난달 12일 서울 마포구의 한 숙박업소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현장에서 유서는 발견되지 않았다.

A군이 이태원 참사 추가 희생자에 포함되면서 유가족은 사망구호금, 장례비를 지원받는다.

한편 경찰 등에 따르면 특수본은 재난에 대한 국가기관의 대비·대응 의무 등을 규정한 '재난 및 안전관리 기본법'(재난안전법)에 따라 중앙행정기관인 행안부와 광역자치단체인 서울시에 대해 혐의가 없다고 판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신 특수본은 대신 참사가 발생한 이태원동 일대를 관할하는 기초자치단체인 용산구청과 용산경찰서, 용산소방서가 재난 대비와 대응과 관련된 구체적 책임을 진다고 보고 있다.

이에 따라 이임재(54·구속) 전 용산경찰서장과 박희영 용산구청장(62·구속), 최성범(53) 용산소방서장 등 관계기관장 및 간부급 책임자에 대한 수사를 끝으로 이번 참사에 대한 책임 규명 작업을 마무리 지을 방침이다.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 예방 핫라인 ☎1577 0199, 희망의 전화 ☎129, 생명의 전화 ☎1588 9191, 청소년 전화 ☎1388 등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김현덕 한경닷컴 기자 khd9987@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