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깜짝스타' 모더나, 연초 공개 후속 제품 살펴보니…
모더나가 올해 첫 주주서한을 통해 코로나19 후속 파이프라인(후보물질)의 개발 상황을 공개했다. 독감 백신 임상 3상은 남반구 환자 모집을 끝내고 북반구 국가에서 임상시험에 진입했다. 희귀질환과 심·폐질환 치료제 개발 속도도 높여가고 있다. 2023년에는 코로나19 엔데믹(풍토병) 시대를 대비해 계절성 호흡기 백신 제품군을 탄탄히 구축할 방침이다.

48개 파이프라인 중 35개 임상 진입

스테판 방셀 모더나 최고경영자(CEO)는 3일(현지시간) 주주서한을 통해 올해부터 2026년까지 세계 각국에 다양한 백신을 선보일 것이라고 밝혔다.

상업적으로 가장 우선 순위에 둔 것은 풍토병으로 전환되는 코로나19 백신 시장이다. 코로나19와 독감, 호흡기세포융합바이러스(RSV) 백신 등을 단독이나 혼합백신으로 출시해 호흡기 백신 시장에서 제품군을 확대할 계획이다. 거대세포융합바이러스(CMV) 백신을 출시하고 치료제 시장에도 진출할 계획이다. 2023년 독감 백신 승인을 위해 개발 속도를 높이겠다는 목표도 전달했다.

모더나는 메신저리보핵산(mRNA) 플랫폼을 활용해 백신과 치료제를 개발하고 있다. 사람의 몸 속 세포에는 수십만개의 mRNA 분자가 있다. 모더나에서 보유한 mRNA 파이프라인은 48개에 이른다. 이 중 사람 대상 임상시험에 진입한 것은 35개다.

방셀 CEO는 "다른 기업들은 mRNA 약물 활용 가능성을 인식하는 시기지만 모더나는 10년 넘게 기술 개발을 해왔다"며 "첫 제품인 코로나19 백신을 신속하게 제공해 세계 수억명의 삶에 영향을 미쳤다"고 말했다.

방셀 CEO는 지난해를 모더나 역사상 큰 전환점이 된 해라고 평가했다. 오미크론 2가 백신 두 종류를 출시해 70여개국서 시판 승인을 받았다. 세계 첫 mRNA 암 치료제 후보물질은 임상 2상에서는 신약 성공 가능성을 보여줬다.

독감·CMV·RSV 백신 3상 속도

호흡기 백신 분야에선 독감 백신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계절 독감 백신 후보물질의 3상을 진행하고 있다. 남반구에선 면역원성, 안전성 등을 확인하기 위한 임상을 진행 중이다. 6000명의 임상 대상자 등록을 마쳤다. 북반구에선 기존 독감 백신 대비 효능이 어떤지 등을 확인하는 추가 임상을 시작했다.

만 60세 이상 성인을 대상으로 진행하는 RSV 백신 3상도 순항중이다. 목표 피험자는 3만7000명인데 3만6000명 이상 등록을 마쳤다. 이들을 대상으로 올해 겨울철 임상시험을 진행해 효과 등을 파악할 계획이다. 고령층 뿐 아니라 어린이 대상 1상도 준비중이다.

코로나19와 독감 혼합백신 후보물질은 임상 1·2상을 진행하고 있다. 코로나19 독감 RSV 3가 백신 후보물질도 임상에 진입했다.

바이러스 감염 후 몸 속에 계속 남아 평생 합병증을 유발하는 잠복질환군 백신도 개발하고 있다. CMV 엡스타인바바이러스(EBV) 인간면역결핍바이러스(HIV) 수두-대상포진바이러스(VZV) 등이다. CMV 백신 후보물질은 3상을 진행 중이다. 대상자의 40% 정도 등록을 마쳤다.

미국 머크(MSD)와 함께 개발하는 암 백신은 지난해 임상 2상에서 흑색종 환자의 암 재발 및 사망 위험을 44% 낮출 수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 흑색종 외에 다른 암종으로도 임상시험을 확대할 계획이다.

올해 희귀질환 초기 데이터 쏟아낼 듯

모더나는 mRNA를 활용해 희귀질환 치료제도 개발하고 있다. 프로피온산혈증 치료제 후보물질은 임상 1·2상 단계다. 초기 데이터에서 효과를 확인한 뒤 추가 임상을 통해 연초 적정 용량을 확정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메틸말론산혈증 후보물질 1·2상도 진행하고 있다. 영국 캐나다 미국 등에서 임상시험 대상자를 모집 중이다. 연내 구체적인 데이터를 발표할 수 있을 것으로 봤다.

당원축적병1a(GSD1a) 치료제도 개발하고 있다. 1상 단계로 올해 안에 초기 데이터를 발표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GSD1a 치료제 개발에 활용한 지질나노입자(LNP) 기술을 적용해 오르니틴트랜스카르바밀라아제(OTC) 결핍 치료제 후보물질도 개발하고 있다.

모더나는 만성질환 치료제 후보물질도 개발하고 있다. 심장 보호 호르몬인 릴렉신을 만드는 기전의 심부전 치료제다. 지난해 12월 임상 1b상 환자 투여를 시작했다. 관상동맥우회술을 받은 환자를 대상으로 VEGF-A 표적 후보물질도 개발하고 있다.

폐질환인 낭포성 섬유증에 대해서는 흡입형 mRNA 치료제를 개발하고 있다. 버텍스와 함께 개발하고 있는 'Vxc-522'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지난달 이 치료제의 임상을 승인했다. 모더나지네틱스를 통해 유전자편집 치료제도 개발할 계획이다.

이지현 기자 bluesk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