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침체 우려에 국제유가 4% 폭락 [오늘의 유가 동향]
국제유가가 4% 급락했다. 중국 지표 부진부터 글로벌 경제 불안, 달러 강세가 한꺼번에 유가를 끌어내렸다.

3일(현지시간) 미국 서부텍사스원유(WTI) 선물은 전장 대비 3.11달러(3.9%) 내려 배럴당 77.15달러로 거래를 마쳤다. 일일 낙폭은 1달여 만에 최대를 기록했다. 런던ICE거래소에서 북해 브렌트유 선물도 3.58달러(4.2%) 밀려 배럴당 82.33달러로 체결됐다. 이는 3개월 만의 최대 일일 낙폭이다.

이날 유가에는 새해 첫거래일 증시의 급락과 달러 강세 등이 맞물리면서 하방 압력이 작용했다는 평가다. 달러는 근 3주 만에 가장 많이 올랐다. 이날 발표된 중국의 공장 업황 등을 반영하는 차이신 제조업지수도 크게 위축된 것으로 나타났다. 당국의 제로 코로나 정책 폐기로 코로나19 감염이 폭발적으로 늘어남에 따 생산은 차질이 빚어졌고 수요는 부진해진 탓이다.

글로벌 경기 침체 우려도 유가에 악재로 작용했다. 전날 올해 세계 경제의 3분의1이 침체에 빠질 것이라고 크리스탈리나 게오르기에바 국제통화기금(IMF) 총재가 경고한 바 있다. 미즈호증권의 로버트 야거 애널리스트는 "현재 걱정거리가 도처에 넘쳐난다"며 "중국의 코로나19 상황부터 이미 기정사실화된 침체 공포까지 원유 시장에 하방 압력을 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경기침체 우려에 국제유가 4% 폭락 [오늘의 유가 동향]
이런 가운데 로이터통신은 최근 이코노미스트와 애널리스트 3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올해 국제유가가 소폭 상승하는 데 그칠 것"이란 전망을 내놨다. 북해산 브렌트유 선물가격은 올해 배럴당 평균 89.37달러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됐다. 이들은 작년 11월엔 올해 유가 평균치를 배럴당 93.65달러로 예측했는데, 4.6%나 하향 조정했다.

서부텍사스원유 선물 가격도 배럴당 평균 84.84달러를 유지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 역시 지난해 11월 예측치(배럴당 평균 87.80달러)에서 크게 밑돈다. 캐피털 이코노믹스의 한 애널리스트는 "치솟은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한 금리 상승 여파가 2023년 상반기를 강타하면서 글로벌 경제가 경기침체에 빠질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전문가들은 중국의 코로나19 규제 완화에 의한 경제 활동 반등, 각국 중앙은행들의 피봇(금리 인하로 선회) 등이 예상될 경우 석유 수요가 올해 하반기에는 다소 증가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리안 기자 knr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