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천연가스 가격, 따뜻한 겨울에 러 침공 전 수준으로 [원자재 포커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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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천연가스 선물 가격, 전쟁 직전보다 18% 낮아져
미국, 유럽, 중국 등 북극권 전반이 따뜻
북극권 극 소용돌이가 찬 공기 남하 막아
미국, 유럽, 중국 등 북극권 전반이 따뜻
북극권 극 소용돌이가 찬 공기 남하 막아
유럽 천연가스 가격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전 수준으로 내려갔다. 유럽, 아시아, 미국 등에서 따뜻한 겨울이 계속되면서 가격이 떨어졌다.
3일(현지시간) 런던ICE거래소에서 유럽 천연가스 기준물인 네덜란드 TTF 가스 선물(2월물)의 MWh당 가격은 전일 대비 6.1% 하락한 72.314유로를 기록했다. 지난 2월 말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했을 때 가격인 88유로보다 18% 낮다.
지난해 여름 천연가스 가격과 비교하면 약 5분의 1 수준에 불과하다. 당시 유럽의 천연가스 재고가 겨울 중 고갈될 것이란 우려가 시장에 퍼지면서 이 가격은 지난 8월 340유로 이상으로 치솟기도 했다. 유럽 천연가스 공급량의 40%를 담당하는 러시아가 가스 공급량을 점진적으로 줄일 것이란 우려가 시장의 불안을 키웠던 때였다. 현재는 러시아발 공급 리스크가 대부분 해소된 상태다. 독일을 비롯한 유럽 각국은 그간 러시아산 가스를 대체하기 위해 미국, 카타르 등에서 액화천연가스(LNG) 선적량을 늘리는 데 집중해왔다. 3일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정치 리스크 평가 업체인 유라시아그룹의 헤닝 글로이스테인 에너지·기후·자원 담당 이사는 “EU는 이제 러시아 가스가 없어도 공급이 원할한 가스 시장을 갖게 됐다”며 “이러한 시장의 모습이 오늘날의 가스 가격에 반영됐다”고 설명했다.
가스 가격 하락의 또 다른 요인은 따뜻한 날씨다. 북극권의 저기압 기류인 극 소용돌이가 찬 공기를 끌어들이면서 북반구의 기온 하락을 막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유럽, 미국 등의 기온은 향후 몇 주간 평년 수준을 웃돌 전망이다. 연말 미국 전역에 겨울 폭풍이 몰아쳤지만 지난달 미국 남부와 북동부(뉴잉글랜드) 등의 평균 기온은 평년 수준보다 따뜻했다. 세계 최대 가스 수입국인 중국도 온화한 날씨가 이어지고 있다.
압히스헥 로하트기 블룸버그NEF 싱가포르 원자재 애널리스트는 “겨울이 시작되기 전에 사람들이 우려했던 시장의 극심한 수축 가능성은 이제는 낮아졌다”며 “유럽은 천연가스 재고를 다시 채웠으며 북아시아 전역의 온화한 날씨는 LNG 선적에 대한 경쟁을 줄였다”고 설명했다.
천연가스 공급난이 해소됐다는 점은 유럽의 가스 재고량으로도 드러난다. 에너지정보기관인 가스인프라스트럭처유럽에 따르면 3일 유럽 전역의 가스 재고량은 저장 수준의 84% 수준으로 최근 5개년간 겨울 평군 수준인 70%보다 높다. 독일의 가스 재고량은 지난 크리스마스 직전 87% 수준이었지만 따뜻한 날씨로 연말 가스 수요가 줄면서 이날 90% 이상으로 올랐다.
다른 가격 하락 요인도 있다. 크리스탈리나 게오르기에바 국제통화기금(IMF) 총재가 1일 “유럽연합(EU) 국가의 절반에 올해 경기 침체에 빠질 것”이라며 비관적인 새해 전망을 내놓은 점도 천연가스 가격에 하락 압박을 줬다. 중국의 코로나19 확산세도 향후 몇 달 간 가스 수요를 낮출 요인으로 꼽힌다.
이주현 기자 deep@hankyung.com
3일(현지시간) 런던ICE거래소에서 유럽 천연가스 기준물인 네덜란드 TTF 가스 선물(2월물)의 MWh당 가격은 전일 대비 6.1% 하락한 72.314유로를 기록했다. 지난 2월 말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했을 때 가격인 88유로보다 18% 낮다.
지난해 여름 천연가스 가격과 비교하면 약 5분의 1 수준에 불과하다. 당시 유럽의 천연가스 재고가 겨울 중 고갈될 것이란 우려가 시장에 퍼지면서 이 가격은 지난 8월 340유로 이상으로 치솟기도 했다. 유럽 천연가스 공급량의 40%를 담당하는 러시아가 가스 공급량을 점진적으로 줄일 것이란 우려가 시장의 불안을 키웠던 때였다. 현재는 러시아발 공급 리스크가 대부분 해소된 상태다. 독일을 비롯한 유럽 각국은 그간 러시아산 가스를 대체하기 위해 미국, 카타르 등에서 액화천연가스(LNG) 선적량을 늘리는 데 집중해왔다. 3일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정치 리스크 평가 업체인 유라시아그룹의 헤닝 글로이스테인 에너지·기후·자원 담당 이사는 “EU는 이제 러시아 가스가 없어도 공급이 원할한 가스 시장을 갖게 됐다”며 “이러한 시장의 모습이 오늘날의 가스 가격에 반영됐다”고 설명했다.
가스 가격 하락의 또 다른 요인은 따뜻한 날씨다. 북극권의 저기압 기류인 극 소용돌이가 찬 공기를 끌어들이면서 북반구의 기온 하락을 막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유럽, 미국 등의 기온은 향후 몇 주간 평년 수준을 웃돌 전망이다. 연말 미국 전역에 겨울 폭풍이 몰아쳤지만 지난달 미국 남부와 북동부(뉴잉글랜드) 등의 평균 기온은 평년 수준보다 따뜻했다. 세계 최대 가스 수입국인 중국도 온화한 날씨가 이어지고 있다.
압히스헥 로하트기 블룸버그NEF 싱가포르 원자재 애널리스트는 “겨울이 시작되기 전에 사람들이 우려했던 시장의 극심한 수축 가능성은 이제는 낮아졌다”며 “유럽은 천연가스 재고를 다시 채웠으며 북아시아 전역의 온화한 날씨는 LNG 선적에 대한 경쟁을 줄였다”고 설명했다.
천연가스 공급난이 해소됐다는 점은 유럽의 가스 재고량으로도 드러난다. 에너지정보기관인 가스인프라스트럭처유럽에 따르면 3일 유럽 전역의 가스 재고량은 저장 수준의 84% 수준으로 최근 5개년간 겨울 평군 수준인 70%보다 높다. 독일의 가스 재고량은 지난 크리스마스 직전 87% 수준이었지만 따뜻한 날씨로 연말 가스 수요가 줄면서 이날 90% 이상으로 올랐다.
다른 가격 하락 요인도 있다. 크리스탈리나 게오르기에바 국제통화기금(IMF) 총재가 1일 “유럽연합(EU) 국가의 절반에 올해 경기 침체에 빠질 것”이라며 비관적인 새해 전망을 내놓은 점도 천연가스 가격에 하락 압박을 줬다. 중국의 코로나19 확산세도 향후 몇 달 간 가스 수요를 낮출 요인으로 꼽힌다.
이주현 기자 dee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