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업계에 따르면 유통, 패션업체들이 메타버스 속 경험을 현실과 잇는 마케팅을 늘리고 있다.
편의점 CU는 메타버스 속 가상 점포에서 구매한 상품을 현실의 오프라인 점포에서 받거나 집으로 배송받는 서비스를 상반기 중 내놓을 계획이다. CU는 이를 위해 통합 결제 비즈니스 기업 다날과 업무협약을 맺고 다날이 상반기 중 선보이는 커뮤니티형 메타버스 플랫폼 제프월드에 가상 편의점을 30곳 이상 열 예정이다. 또한 현실에서 쓸 수 있는 상품 교환권과 포인트도 제공한다. 제프월드 속 아바타가 CU 가상 매장에서 크림빵 구매하면 현실의 CU 매장에서 이를 실제 상품으로 받아 볼 수 있는 것이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프레시던스 리서치(Precedence Research)는 글로벌 메타버스 시장이 2022년 685억달러에서 연평균 44.5%씩 성장, 2030년엔 1조3000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식품산업통계정보시스템의 ‘메타버스와 식품’ 트렌드 보고서에 따르면 메타버스 주 이용자인 Z세대(1990년대 중반에서 2000년대 초반에 태어난 세대)를 중심으로 메타커머스(메타버스+커머스)가 활발해질 것으로 내다봤다. 메타커머스란 가상 세계에서 상품과 서비스를 체험하거나 구매하는 전자상거래를 일컫는다. 메타버스를 소비자와 소통의 공간으로 활용하는 기업들이 차세대 소비 중심축인 Z세대를 사로잡아 가상 세계의 매출이 실제 매출로도 이어질 수 있는 마케팅을 확대하고 있는 것이다. 메타버스에 체험 할 수 있는 공간을 여는 것 뿐 아니라 가상 세계 속 매장을 현실에 구현한 패션 브랜드도 있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이 수입 판매하는 라이프스타일 브랜드 어그는 지난해 메타버스 플랫폼 제페토와 성수동에 팝업스토어를 열었다. 제페토 속 가상 매장 ‘어그 월드’를 현실에서 직접 체험해 볼 수 있게 했다. 지난해 11월25일부터 12월3일까지 운영된 팝업은 Z세대 사이에서 화제가 되며 핫플로 떠올랐다. 매장 방문객의 90%가 1020세대 였다. 특히 팝업 방문객들이 같은 옷을 입은 아바타와 함께 사진을 찍을 수 있게 한 이벤트는 Z세대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신세계인터내셔날에 따르면 팝업에 전시된 컬렉션 중심으로 실제 신발 매출이 60%, 의류는 37% 증가했다. 또한 제페토 속 ‘어그 월드’의 아바타용 아이템도 하루 평균 6000개씩 팔렸다.
가상 세계 속 인기 끈 레시피가 현실의 상품으로 출시되는 경우도 있다.
농심은 ‘신라면 제페토 큰사발’을 한정판을 이달 9일 내놓을 예정이다. 농심은 지난해 제페토에 ‘신라면 분식점’ 열고 ‘천하제일 라면 끓이기 대회’ 이벤트를 마련했다. 40만명이 참여한 이벤트에서 기존의 신라면보다 3배 맵고 면발은 더 꼬들하고 건더기 스프가 더 늘어난 ‘신라면 제페토 큰사발’레시피가 탄생했고 이를 실제 상품으로 만든 것이다.
편의점 CU 운영사 BGF리테일 관계자는 “소비자들이 언제 어디서나 CU의 상품과 서비스를 경험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고 소비자들의 가상 세계 속 경제활동이 현실과 이어지는 메타커머스를 구현할 수 있도록 협력을 이어갈 것”이라며 “변화하는 트렌드에 맞춰 CU만의 차별화된 콘텐츠를 선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미영 기자 lmy8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