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뉴스1
사진=뉴스1
# 30대 직장인 박모씨는 직장 근처 김밥집에서 점심을 먹으려다 당황했다. 그가 주문하려던 밥 대신 계란을 넣은 '키토김밥' 가격이 한 줄에 7500원이었기 때문이다. 박씨는 "밥을 넣은 일반 김밥 가격도 4500원부터 시작해 김밥과 라면 한 줄을 시키니 1만원이 훌쩍 넘었다"며 고개를 내저었다.
지난해 물가 상승과 함께 서민 음식 대표주자인 김밥, 자장면, 칼국수 등 외식품목 가격이 10% 넘게 뛴 것으로 나타났다. 체감 물가에 큰 영향을 미치는 외식비가 오르면서 서민들 주머니 부담이 커질 전망이다.
사진=뉴스1
사진=뉴스1
4일 한국소비자원 가격정보 종합포털 '참가격'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서울 기준 대표 외식품목 8개의 평균 가격은 1년 전(2021년 12월)보다 11.1% 오른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가장 많이 오른 외식품목은 15.4% 뛴 자장면이었다. 지난해 4월 처음으로 6000원을 돌파한 자장면 가격은 지난해 12월에는 6569원까지 뛰었다.

김밥 가격도 1년간 13.5% 상승했다. 2021년 12월 2731원이던 김밥 가격은 지난해 8월 3000원을 넘어섰고, 연말에는 3100원으로 올랐다. 삼겹살(12.6%), 칼국수(12.1%), 삼셰탕(11.9%) 등도 두 자릿수 상승률을 기록했다.

이와 함께 냉면(8.6%), 비빔밥(8.4%), 김치찌개(6.0%) 등도 모두 오름세를 나타냈다.
사진=뉴스1
사진=뉴스1
외식 물가 상승률은 30년 만의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과 이상기후 등으로 곡물 가격이 뛴데다 원·달러 환율 상승 등이 원재료 가격 상승을 촉발한 결과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외식물가 상승률은 7.7%로 1992년(10.3%)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소비자물가 상승률도 5.1%로 외환위기 당시인 1998년(7.5%) 이후 가장 높았다.

오정민 한경닷컴 기자 bloom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