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경계현 "회의 25% 감축…나머지도 절반은 비대면 전환하라"
‘회의 시간 25% 감축.’ 경계현 삼성전자 DS(디바이스솔루션)부문장(사장·사진)이 임직원에게 밝힌 2023년 목표 중 하나다. 나머지 75%도 절반 정도를 ‘비대면’으로 전환해 시간 낭비를 최소화하기로 했다.

4일 업계에 따르면 경 사장은 이런 방침을 최근 DS부문 임직원 간담회에서 공개했다. 잦은 회의의 비효율을 줄이기 위한 특단의 대책이라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경 사장은 “대면 회의를 하면 미팅 전 이동하고 대기하는 데만 30분 이상 소요된다”며 “전체적인 시간을 아끼고 효율적인 회의를 유도할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 DS부문 직원 사이에선 ‘일보’(일간 보고), ‘주보’(주간 보고), ‘월보’(월간 보고)로 불리는 보고 체계에 대한 불만이 컸다. 잦은 보고와 이에 수반되는 회의 때문에 “조직 비효율성이 커지고 있다”는 지적도 많았다. 이런 상황에서 경 사장이 ‘회의 시간 감축’을 공식 선언하자 직원들 사이에서 환영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경 사장은 올해 반도체 사업의 장기 성장 전략을 세우는 동시에 조직 문화 개선에 힘쓸 계획이다. 그는 평소 “문화가 바뀌어야 회사가 변하고, 일하는 게 바뀐다”고 임직원에게 강조할 정도로 조직 문화에 관심이 크다. 삼성전자 DS부문 직원들은 경 사장의 주문에 따라 지난해 직접 미션과 비전을 정했다. DS부문의 미션은 ‘당신의 위대한 상상, 우리의 가장 작은 반도체가 현실로 연결합니다’, 비전은 ‘도전과 포용으로 행복하게 일하는 사람들, 신뢰받는 기술로 반도체 패러다임을 바꾸자’다.

회사 관계자는 “우리 회사가 무엇을 하는 곳인지, 직원은 무엇에 중점을 둬야 하는지에 대한 물음에 답하기 위해 미션과 비전을 정했다”고 설명했다. 경 사장은 “실천이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경 사장의 또 다른 관심사는 직원 교육이다. 특히 디지털 전환(DX)에 관심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경 사장은 2~3년 내 소프트웨어(SW)를 개발하거나 이용할 수 있는 사람을 뜻하는 ‘시티즌 디벨로퍼’를 전체 직원의 30% 이상으로 늘린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DS부문 임직원 4만5000명 이상이 이용하는 사내 교육 프로그램 ‘DS유니버시티’를 적극 활용할 예정이다.

황정수 기자 hj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