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초 미국 경제에 대해 엇갈린 분석이 나오고 있다. 글로벌 신용평가사 무디스는 경기 침체가 아니라 성장을 거의 하지 않는 경기 둔화가 올 것으로 내다봤지만 앨런 그린스펀 전 미국 중앙은행(Fed) 의장은 침체 가능성에 무게를 뒀다.

3일(현지시간) CNN 방송에 따르면 무디스는 “올해 미국은 경기 침체를 피하는 대신 내년까지 지속적인 ‘슬로세션(slowcession)’을 겪을 것”이라고 했다. 침체 대신 저성장세를 이어간다는 의미다. 슬로세션은 제로(0)에 가까운 성장을 뜻한다. 현재는 경기 침체의 전조 증상이 보이지 않는다고도 강조했다. 잔디 수석이코노미스트는 “일반적으로 침체를 앞두고 몇 달 전부터는 가계와 기업의 과도한 레버리지 등으로 경제가 어렵지만 지금은 이런 불균형이 보이지 않는다”고 분석했다.

그린스펀 전 의장은 긴축에 따른 경기 침체 가능성이 높다고 봤다. 지난 2개월간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이 둔화됐지만 Fed의 피벗(정책 전환)을 이끌어내기에는 충분하지 않다는 설명이다. 그는 피벗의 조건으로 실업률 상승과 임금 상승률 둔화를 꼽았다. 노동시장이 냉각돼야 Fed가 피벗을 검토할 수 있다는 의미다.

박주연 기자 grumpy_ca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