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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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 동부의 한 지역에서 2주 동안 러시아인 3명이 잇따라 의문의 죽음을 맞아 이들의 사망 원인을 두고 의혹이 일고 있다.

4일(현지시간) NDTV 등 인도 매체는 전날 오전 4시30분께 동부 오디샤주의 파라디프항에 정박한 화물선에서 러시아인 밀야코프 세르게이(51)가 숨진 채로 발견됐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세르게이는 이 선박의 기관장으로, 선박은 방글라데시 치타공에서 인도 뭄바이로 이동 중이었다.

현지 경찰은 "초기 조사 중이라 사인은 부검 등을 거쳐야 파악될 것"이라면서 "세르게이가 배 위에서 갑자기 쓰러진 만큼 심장마비로 사망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세르게이의 사망 소식에 인도 매체들은 최근 오디샤주에서 러시아인의 사망이 잇따랐다는 점에 주목했다.

앞서 지난달 22일과 24일 오디샤주 라야가다의 한 호텔에서는 여행 중이던 러시아인 블라디미르 비데노프(61)와 그의 친구이자 부호인 파벨 안토프(65)가 차례로 사망했다.

비데노프는 호텔 1층에서 빈 와인병에 둘러싸여 의식을 잃은 채 발견됐고, 안토프는 이틀 뒤 호텔 3층에서 추락해 숨졌다고 매체는 전했다.

의문의 죽음이 이어지자 현지 언론은 안토프가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에 비판적인 인물이라는 점에 의혹을 품었다.

블라디미르 의회 농업위원회 의장인 안토프는 소시지 등 육가공 업체 블라디미르스탠다드를 설립한 인물로 2019년 포브스 추산 1억4000만달러(약 1780억원)를 가진 자산가다.

안토프는 지난해 6월 왓츠앱 계정에 우크라이나에 대한 러시아의 미사일 공격을 두고 "테러라고밖에 할 수 없다"는 글을 올렸다가 삭제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지 경찰은 안토프가 호텔에서 뛰어내린 것으로 보인다며 타살 혐의점은 찾지 못한 상태라고 전했다.

일각에서는 안토프가 친구의 죽음 후 극단적 선택을 했을 것으로 추정하기도 했다.

한편, 영국 BBC 뉴스도 지난달 말 안토프의 사망 사실을 전하며 우크라이나 전쟁 시작 이래 수많은 러시아 거물이 의문의 사고로 사망했다는 점을 꼬집었다.

이보배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