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석의 월스트리트나우] Fed "주가 오르면 안돼", 마이크 윌슨 "기술주 더 하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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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일(미 동부시간) 뉴욕 증시는 어제와 비슷한 환경에서 상승세(0.1~0.6%)로 출발했습니다.
금리가 이틀째 내림세를 이어간 덕분입니다. 미 국채 10년물 금리는 작년 말 3.88%로 거래를 마쳤었는데 어제 13bp 넘게 떨어진 3.745%, 오늘 아침 한때 7bp가량 내린 3.672%까지 떨어지기도 했습니다. 유럽에서 인플레이션 지표가 줄줄이 예상보다 낮게 나온 게 영향을 줬습니다. 어제 발표된 독일의 12월 소비자물가(CPI)는 전년 대비 8.6% 상승한 것으로 발표됐습니다. 11월 10%, 예상 9.1%보다 낮아진 것이죠. 오늘은 프랑스의 12월 CPI가 나왔는데, 5.9%로 11월 6.2%, 예상 6.4%보다 훨씬 좋았습니다. 도이치뱅크의 짐 리드 전략가는 "유럽의 인플레이션 데이터는 인플레이션의 정점을 이미 지났을지 모른다고 희망하는 이들에게 긍정적 신호이며, 지난 몇 달 동안 미국 물가 데이터에서 나타난 하방 놀라움의 메아리와 같다"라고 설명했습니다.
유럽중앙은행(ECB)이 예상만큼 기준금리를 인상하지 않아도 될 수 있다는 관측 속에 프랑스 국채 10년물 수익률은 14bp 하락한 2.78%에 거래되는 등 유로존 금리가 10~15bp씩 떨어졌습니다.
그러나 투자자들은 조심스러웠습니다. 오늘은 중요한 경제 지표와 12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록 공개가 예정된 날이기 때문입니다. 게다가 미니애폴리스 연방은행의 닐 캐시캐리 총재가 아침부터 홈페이지에 글을 띄워 "인플레이션이 정점에 도달했다고 확신할 때까지 최소 향후 몇 차례의 FOMC에서 기준금리를 계속 올려야 한다고 생각한다"면서 5.4%까지 올린 뒤 인상을 일시 중지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현재 기준금리(4.25~4.5%)보다 1%포인트 더 올려야 한다는 주장입니다. 그는 "1970년대의 경험을 고려할 때 FOMC가 피해야 할 실수는 조기에 금리를 인하해 인플레이션을 다시 올라가게 하는 것"이라며 "인플레이션이 2%로 잘 내려가고 있다고 확신하는 경우에만 금리 인하를 고려해야 한다"라고 덧붙였습니다. 다만 이런 매파적 발언은 새로운 것이 아니어서 시장에 큰 영향은 미치지 않았습니다. ① [오전 10시] 미 공급관리협회(ISM) 12월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
12월 PMI는 48.4로 집계되어 월가 예상(48.5)을 소폭 밑돌았습니다. 지난 11월 2020년 5월 이후 처음으로 위축 국면(50 미만)을 가리키는 49까지 떨어졌었는데 추가 하락하면서 두 달 연속 위축세를 이어간 것입니다. 18개 제조업 중 성장세를 나타낸 곳은 석유, 석탄밖에 없습니다. 특히 세부 지수중 신규수주 지수는 45.2(11월 47.2)로 2020년 5월 이래 가장 낮았습니다. 4개월째 50을 밑돌았습니다. 지불가격 지수는 39.4(11월 43.0)까지 떨어져 9개월 연속 하락했습니다. 지불가격 하락은 인플레이션에 긍정적이지만, 대부분 에너지 가격 하락에 따른 것입니다. 대부분 지수가 떨어졌지만 오른 게 있습니다. 고용 지수는 12월 51.4(11월 48.4)를 기록해 다시 확장세로 전환됐습니다. 경기가 악화하고 있는데도, 기업들이 여전히 고용을 확대한 것입니다. 다만 ISM 측은 휴일 등으로 해고가 감소했고, 11월부터는 기업들이 채용 동결과 감원, 해고를 통해 고용 수위를 낮추는 등 노사관리 정서가 바뀌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② [오전 10시] 11월 구인 이직 보고서(JOLTS)
11월 채용공고 수는 1046만 건으로 10월(1051만 건)보다 5만 건가량 감소하는 데 그쳤습니다. 여전히 역사적으로 많은 수준인 1000만 건(팬데믹 이전 700만 건)을 넘었습니다. 예상치도 1000만 건이었죠. 게다가 10월 수치는 기존 1033만 건에서 1051만 건으로 상향 수정됐습니다. 실업자 600만 명을 고려하면 1인당 일자리 1.75개 이상이 있는 것입니다. 팬데믹 이전 수준인 1.2개에 비해 여전히 많습니다. Fed의 제롬 파월 의장이 뜨거운 노동 시장을 나타내는 사례로 여러 차례 언급한 수치인데, 거의 개선되지 않고 있는 것입니다. 11월 채용은 605만 명으로 전달(611만 명)에 비해선 소폭 줄었고, 해고는 135만 명으로 전월(144만 명)보다 줄었습니다. 팬데믹 이전엔 고용이 좋았을 때도 한 달 평균 180만 명이 해고됐었습니다. 구직 자신감을 나타내는 자발적 퇴직자 수도 417만 명으로 한 달 전(405만 명)보다 더 늘었습니다. 자발적 퇴직은 대부분 이직을 위한 것입니다. 그리고 이직자의 임금 상승률은 더 높습니다. 애틀랜타 연은에 따르면 작년 11월 기준 같은 직장에서 1년 이상 근무한 근로자의 임금 상승률은 전년 대비 5.5%지만, 같은 기간 이직한 근로자들의 임금은 7.7% 치솟았습니다.
이 수치가 3~4%대가 되어야 Fed의 물가 목표 2%대가 가능해집니다. 파월 의장은 지난달 "임금상승률이 인플레이션을 잡기에 여전히 높은 수준"이라고 지적했습니다.
물론 ISM 조사에서 보듯이 해고에 나서는 기업들이 조금씩 늘고 있습니다. 경기 둔화로 인해 실적이 악화하면 해고를 늘릴 수밖에 없습니다. 미국 대기업 최고경영자(CEO)들의 모임인 비즈니스라운드테이블의 CEO 낙관지수도 계속 하락하고 있고, 듀크대가 실시한 기업 최고재무책임자(CFO) 조사에서도 낙관론이 감소하고 있습니다. ING는 "오늘 데이터는 경제 약화의 분명한 징후에도 불구하고 노동 수요가 여전히 강하다는 추가 증거를 제공한다. 그러나 고용 데이터는 후행 지표이며 CEO의 신뢰도가 글로벌 금융 위기 이후 최저 수준에 있으므로 올해 후반기에는 훨씬 더 약한 고용 수치가 나올 것으로 예상한다"라고 분석했습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기업들은 이를 악물고 고용하고 있다'(Companies Are Gritting Their Teeth and Hiring)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아마도 노동 시장이 침울한 예측을 따라잡는 것은 시간문제일 것이다. Fed가 금리를 인상할수록 경제가 계속 일자리를 창출하기는 더 어려워질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오전 10시 데이터 발표 이후 한때 하락했던 주요 지수는 시간이 흐르자 회복하기 시작했습니다. 오후 2시 FOMC 회의록 발표 직전에는 S&P500 지수가 1% 넘게 오르기도 했습니다.
③ [오후 2시] 12월 FOMC 회의록
오늘 가장 중요한 이벤트는 FOMC 회의록 공개였을 것입니다. 지난 FOMC는 성명서와 파월 의장의 기자회견뿐 아니라 경제전망과 점도표 모두가 매파적이었지요. 공개된 회의록은 그만큼이나 분명하게 매파적이었습니다. 주요 내용은 다음과 같습니다.
▶어떤 참가자도 2023년 기준금리 목표를 낮추기 시작하는 게 적절할 것이라고 예상하지 않았다. 몇몇 참가자는 역사적 경험은 조기에 통화 정책을 완화하는 것에 대해 경고했다고 언급했다→→올해 금리 인하는 없다.
▶참가자들은 11월 회의 이후 금융여건이 완화되었다고 지적했다. 통화 정책이 금융 시장을 통해 중요하게 작용하기 때문에 Fed 행동(금리 인상 속도 조절)에 대한 대중의 오해로 금융여건이 부적절하게 완화되면 물가 안정을 회복하려는 노력을 복잡하게 만들 것이라고 언급했다→→주가가 오르고 금리가 내려가는 게 불편하다.
▶참가자들은 데이터가 인플레이션이 2%까지 하락하고 있다는 확신을 줄 때까지 제약적 정책을 유지할 필요가 있다고 봤으며, 이는 시간이 걸릴 가능성이 크다. 예를 들어 참가자들은 노동 시장이 예상보다 오래 긴축 상태를 유지하는 등 가격 압박이 더 지속적일 수 있다는 가능성을 언급했다→→인플레이션이 떨어지는 데 시간이 더 걸릴 수 있다.
▶인플레이션이 용인할 수 없을 정도로 높은 상황에서 참가자들은 실질 GDP 성장률이 지속해서 추세를 밑도는 기간이 필요할 것이라고 예상했다→→상당 기간의 경기 둔화(침체?)가 필요하다.
씨티의 앤드루 홀렌호스트 이코노미스트는 ”Fed 위원들은 시장이 그들의 정책 경로를 낮게 평가하는 것에 대해 점점 더 불편해하고 있다. 단기 금리를 더 높이고 금융여건을 더 긴축시키기 위해 더 매파적 언어를 사용할 수 있다”라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우리는 2월에 기준금리 50bp 인상 및 최종금리 5.25~5.5%를 계속 보고 있다"라고 덧붙였습니다. JP모건의 마이크 페롤리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회의록을 보면 Fed의 가장 큰 걱정은 시장이 올해 하반기 기준금리 인하를 가격에 책정하고 있다는 것"이라며 "Fed 멤버들은 과도한 긴축은 그들이 삼키고 소화해야 한다는 걸 깨닫고 있다"라고 말했습니다. 블리클리 투자자문의 피터 부크바 설립자는 "Fed는 많은 공을 저글링하고 있다. 금리 인상 속도를 늦추고 싶어 하지만 시장이 파티를 시작하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 또 인플레이션을 억제하기 위해 긴축을 원하지만, 경기 침체를 일으키고 싶지는 않다"라고 말했습니다.
FOMC 회의록은 빠른 금리 인상 중단, 올해 말 금리 인하를 기대하던 시장에 재를 뿌렸습니다. 증시 상승세는 꺾였고 한때 마이너스로 전환되기도 했습니다. 다만 장 막판 소폭 반등하면서 3대 지수 모두 플러스 마감했습니다. 다우는 0.4%, S&P500 지수는 0.75% 올랐고 나스닥은 0.69% 상승했습니다. 바이탈 날리지는 "Fed의 회의록은 매파적이었지만, 예상했던 수준보다 더 강하진 않았다"라고 평가했습니다. 뉴욕 채권 시장에서 10년물 금리는 오후 5시께 전날보다 5.9bp 내린 3.687%로 거래됐습니다.
Fed의 행동에 일희일비하는 상황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JP모건의 미국 시장 정보 책임자인 앤드루 테일러는 2023년 초 전망을 적어냈는데요. 시장을 지켜보는 네 가지 포인트를 지적했습니다.
① Fed가 긴축에 적극적인 상태를 유지하는 한 미국 증시는 약세장에 머무를 가능성이 크다.
② 일부 투자자는 인플레이션을 '통과'했다고 보지만, 이렇게 투자 기간을 짧게 보는 투자자는 Fed의 추가 긴축을 예상하지 않고 있을 수 있다.
③ Fed는 일반적으로 기준금리가 헤드라인 인플레이션을 초과할 때까지 긴축한다. JP모건 이코노미스트 예측에 따르면, Fed가 다음 두 번의 FOMC에서 기준금리를 총 50bp 인상하고 헤드라인 CPI가 3월 5.5%, 4월 4.5%로 떨어지면서 오는 4월에 이러한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
④ 위험 자산에 대한 가장 큰 잠재적 위험은 빡빡한 노동 시장이다. 인플레이션 가속화 징후가 있는 경우 Fed의 추가 긴축 조치를 촉발할 수 있다.
이런 가운데 제롬 파월 의장은 다음주 화요일 강연대에 섭니다.
시장이 주시하는 것이 또 하나 있습니다. 바로 애플(+1.03%), 테슬라(+5.13%) 등 기술주입니다. 오늘은 이들 주가는 급반등했지만, 마이크로소프트가 4.37%나 폭락했습니다. UBS가 투자등급을 매수에서 중립으로 낮추고, 목표주가를 300달러에서 250달러로 하향 조정한 탓입니다. UBS는 성장동력인 클라우드 서비스 애져(Azure)가 예상보다 더 가파른 성장 감속에 진입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또 오피스 365도 올해 매출 성장이 둔화될 수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클라우드 사업을 하고 있는 알파벳(-1.17%), 아마존(-0.79%)도 내렸습니다.
기술주 하락 이유는 간단합니다. 돈 값(금리)이 비싸진 탓입니다. 금리가 낮을 때는 미래에 돈을 많이 벌 성장기업에 투자하지만, 돈값이 오르면 당장 '비싼' 돈을 많이 버는 기업에 투자하게 됩니다. 작년 하반기부터 기술주, 성장주보다 가치주가 아웃퍼폼하는 이유입니다.
기술주는 밸류에이션은 여전히 높은 상태입니다. 하지만 많이 내렸습니다. 저가매수를 해야 할 때일까요? 모건스탠리의 마이크 윌슨 최고투자책임자(CIO)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그는 블룸버그 인터뷰에서 "2023년에 들어가면서 주식 사이에서, 업종 사이에서도 조금 더 큰 분산이 발생할 것이다. 상대 가치 기준으로 어떻게 돈을 벌 수 있을까 하는 게 핵심이다. 시가총액이 큰 종목들은 결국은 하락해야 하는 종목들이며, 그게 정확히 작년 말부터 우리가 지켜보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윌슨이 이렇게 주장하는 건 기업 이익이 감소할 것으로 보기 때문입니다. 윌슨은 "모든 게 수익성에 달렸다. 결국은 기업이 얼마를 이익으로 버느냐에 대해 시장이 주가로 지불하는 것이다. 우리는 올해 이익이 작년보다 더 줄어들 것으로 본다. 경기 침체의 발생 여부 및 시기 등과 관련된 것이어서 이익이 마이너스가 될지는 모르지만, 마진은 확실히 줄어들 것이다. 우리는 끔찍한 어닝시즌을 갖게 될 것이고, 비용 효율성이 높은 기업은 꾸준히 괜찮을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그는 기술 기업의 비용 효율성에 대해 부정적입니다. 윌슨은 "기술 기업들은 전통적으로 비용 절감을 잘하는 곳이 아니다. 그들은 높은 성장을 추구하는 곳이고 이런 시기에도 투자하는 경향이 있다. 그들은 사실 대부분의 시기에 공격적으로 투자한다. 이들 기업은 비용을 제대로 절감하지 못할 것이고 가장 큰 폭의 마진 축소를 겪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윌슨은 앞으로 소비 감소가 본격화될 것으로 봤습니다. 그는 "미국인들은 연말 휴가철에 스크루지처럼 아끼지는 않는다. 그게 미국식이다. 그리고 이게 마지막 헐떡임이라고 본다. 소매업체들은 이번 연휴 시즌이 끝나면 수요가 감소할 것으로 예상한다. 주택, 자동차 등 금리 상승에 민감한 영역에 대해서는 확신한다. 전반적으로 말하지만, 올해 첫 6개월간 소비가 상당히 급격하게 감소할 것으로 예상한다. 우리가 인플레이션이 급격히 감소할 것으로 보는 이유다"라고 설명했습니다.
그는 "자본 비용이 올라가면 어떤 사업모델은 작동하지 않거나 돈을 벌지 못한다. 우리는 지난 15년간 공짜 돈(easy money)의 시대를 거쳤다. 이런 완화적 통화 정책이 지금 정상화되고 있다. 우리는 광범위한 경제를 위해 자본 비용의 정상화가 필요하다. 공짜 돈은 경제의 건강에 좋지 않다. 그리고 다섯 개 회사가 증시 시가총액의 25%를 차지하는 것도 건강에 좋지 않다. 지난 10년간 발생했던 일이다. 중소기업이 기회를 얻기 위해 싸우고, 그런 와중에 자본 비용도 올라가야 한다"라고 말했습니다.
기술주와 반대로 '안전자산' 금값은 꾸준히 강세를 보입니다. 금은 오늘 온스당 1870달러를 넘어섰습니다. 이는 2022년 6월 16일 이후 최고치입니다. 골드만삭스는 ① Fed가 너무 일찍 완화로 전환하고 높은 인플레이션 시나리오에서도 비둘기파가 된다면 달러는 약세가 될 수 있으며 이는 금에 도움이 될 것이다 ② Fed가 너무 늦게 정책을 전환해 현재 시장 가격에 반영된 것보다 더 심각한 경기 침체를 초래한다면 안전자산 선호가 나타날 수 있으며 이는 금에도 도움이 될 것이다 ③ 금리 인상 주기가 2018년 말에 끝났을 때 금은 그해 10월 말~11월에 저점을 기록했고 2019년에는 20% 상승했다고 밝혔습니다. 또 금값과 반대로 유가는 폭락세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배럴당 5.3% 떨어진 72.84달러에 거래를 마쳤습니다. 전날 4.2% 하락한 데 이은 것입니다. 브렌트유도 배럴당 5.2% 급락한 77.84달러를 기록했습니다. 중국에서 코로나 감염자가 거세게 늘어나고 있는 점, Fed가 긴축을 지속하겠다고 천명한 게 부정적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워싱턴의 상황은 점점 더 꼬여가고 있습니다. 하원 의장을 뽑기 위한 투표가 어제 세 차례, 오늘 세 차례 진행된 가운데 여전히 당선자가 나오지 않고 있습니다. 하원 다수당을 차지한 공화당의 리더인 케빈 매카시 원내 대표는 간신히 201~202표를 얻고 있습니다. 공화당 의석이 222석이고 하원의원의 과반인 218표를 얻으면 당선되는데, 공화당 내 강경파가 바이든 정부 견제에 필요한 의사규칙 변경, 핵심 위원회 임명 등을 요구하면서 반란을 일으킨 것입니다. 이들 중 일부는 2021년 1월 6일 트럼프 지지자들의 미 의회 점거 사태를 "방문"이라고 부르는 사람입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까지 나서 "매카시를 지지하라"라고 했지만, 강경파는 흔들리지 않고 있습니다. 그들은 매카시가 민주당이 올해 연방정부 예산을 1조7000억 달러로 증액하게 놔둔 걸 비판하고, 올해 연방정부 부채한도를 높이지 못하도록 하는 걸 주요 목표로 삼고 있습니다.
AGF 인베스트먼트의 그렉 밸리에 정책 전략가는 "앞으로 이 사태가 몇 주 동안 계속될 수 있다"라고 밝혔습니다. 그는 "공화당 내 강경파는 민주당의 지출을 억제하고 싶어하고, 그 유일한 방법이 부채한도 증액을 막는 것"이라면서 "일부 소수는 연방정부의 채무 불이행(부도) 위기를 보는 것을 꺼리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벨리에는 "아직은 시장에서 가장 큰 얘기는 Fed지만, 이게 봄까지 이어진다면 사람들은 부채한도, 연방정부 부채 위기에 대해 걱정하기 시작할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뉴욕=김현석 특파원 realist@hankyung.com
금리가 이틀째 내림세를 이어간 덕분입니다. 미 국채 10년물 금리는 작년 말 3.88%로 거래를 마쳤었는데 어제 13bp 넘게 떨어진 3.745%, 오늘 아침 한때 7bp가량 내린 3.672%까지 떨어지기도 했습니다. 유럽에서 인플레이션 지표가 줄줄이 예상보다 낮게 나온 게 영향을 줬습니다. 어제 발표된 독일의 12월 소비자물가(CPI)는 전년 대비 8.6% 상승한 것으로 발표됐습니다. 11월 10%, 예상 9.1%보다 낮아진 것이죠. 오늘은 프랑스의 12월 CPI가 나왔는데, 5.9%로 11월 6.2%, 예상 6.4%보다 훨씬 좋았습니다. 도이치뱅크의 짐 리드 전략가는 "유럽의 인플레이션 데이터는 인플레이션의 정점을 이미 지났을지 모른다고 희망하는 이들에게 긍정적 신호이며, 지난 몇 달 동안 미국 물가 데이터에서 나타난 하방 놀라움의 메아리와 같다"라고 설명했습니다.
유럽중앙은행(ECB)이 예상만큼 기준금리를 인상하지 않아도 될 수 있다는 관측 속에 프랑스 국채 10년물 수익률은 14bp 하락한 2.78%에 거래되는 등 유로존 금리가 10~15bp씩 떨어졌습니다.
그러나 투자자들은 조심스러웠습니다. 오늘은 중요한 경제 지표와 12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록 공개가 예정된 날이기 때문입니다. 게다가 미니애폴리스 연방은행의 닐 캐시캐리 총재가 아침부터 홈페이지에 글을 띄워 "인플레이션이 정점에 도달했다고 확신할 때까지 최소 향후 몇 차례의 FOMC에서 기준금리를 계속 올려야 한다고 생각한다"면서 5.4%까지 올린 뒤 인상을 일시 중지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현재 기준금리(4.25~4.5%)보다 1%포인트 더 올려야 한다는 주장입니다. 그는 "1970년대의 경험을 고려할 때 FOMC가 피해야 할 실수는 조기에 금리를 인하해 인플레이션을 다시 올라가게 하는 것"이라며 "인플레이션이 2%로 잘 내려가고 있다고 확신하는 경우에만 금리 인하를 고려해야 한다"라고 덧붙였습니다. 다만 이런 매파적 발언은 새로운 것이 아니어서 시장에 큰 영향은 미치지 않았습니다. ① [오전 10시] 미 공급관리협회(ISM) 12월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
12월 PMI는 48.4로 집계되어 월가 예상(48.5)을 소폭 밑돌았습니다. 지난 11월 2020년 5월 이후 처음으로 위축 국면(50 미만)을 가리키는 49까지 떨어졌었는데 추가 하락하면서 두 달 연속 위축세를 이어간 것입니다. 18개 제조업 중 성장세를 나타낸 곳은 석유, 석탄밖에 없습니다. 특히 세부 지수중 신규수주 지수는 45.2(11월 47.2)로 2020년 5월 이래 가장 낮았습니다. 4개월째 50을 밑돌았습니다. 지불가격 지수는 39.4(11월 43.0)까지 떨어져 9개월 연속 하락했습니다. 지불가격 하락은 인플레이션에 긍정적이지만, 대부분 에너지 가격 하락에 따른 것입니다. 대부분 지수가 떨어졌지만 오른 게 있습니다. 고용 지수는 12월 51.4(11월 48.4)를 기록해 다시 확장세로 전환됐습니다. 경기가 악화하고 있는데도, 기업들이 여전히 고용을 확대한 것입니다. 다만 ISM 측은 휴일 등으로 해고가 감소했고, 11월부터는 기업들이 채용 동결과 감원, 해고를 통해 고용 수위를 낮추는 등 노사관리 정서가 바뀌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② [오전 10시] 11월 구인 이직 보고서(JOLTS)
11월 채용공고 수는 1046만 건으로 10월(1051만 건)보다 5만 건가량 감소하는 데 그쳤습니다. 여전히 역사적으로 많은 수준인 1000만 건(팬데믹 이전 700만 건)을 넘었습니다. 예상치도 1000만 건이었죠. 게다가 10월 수치는 기존 1033만 건에서 1051만 건으로 상향 수정됐습니다. 실업자 600만 명을 고려하면 1인당 일자리 1.75개 이상이 있는 것입니다. 팬데믹 이전 수준인 1.2개에 비해 여전히 많습니다. Fed의 제롬 파월 의장이 뜨거운 노동 시장을 나타내는 사례로 여러 차례 언급한 수치인데, 거의 개선되지 않고 있는 것입니다. 11월 채용은 605만 명으로 전달(611만 명)에 비해선 소폭 줄었고, 해고는 135만 명으로 전월(144만 명)보다 줄었습니다. 팬데믹 이전엔 고용이 좋았을 때도 한 달 평균 180만 명이 해고됐었습니다. 구직 자신감을 나타내는 자발적 퇴직자 수도 417만 명으로 한 달 전(405만 명)보다 더 늘었습니다. 자발적 퇴직은 대부분 이직을 위한 것입니다. 그리고 이직자의 임금 상승률은 더 높습니다. 애틀랜타 연은에 따르면 작년 11월 기준 같은 직장에서 1년 이상 근무한 근로자의 임금 상승률은 전년 대비 5.5%지만, 같은 기간 이직한 근로자들의 임금은 7.7% 치솟았습니다.
이 수치가 3~4%대가 되어야 Fed의 물가 목표 2%대가 가능해집니다. 파월 의장은 지난달 "임금상승률이 인플레이션을 잡기에 여전히 높은 수준"이라고 지적했습니다.
물론 ISM 조사에서 보듯이 해고에 나서는 기업들이 조금씩 늘고 있습니다. 경기 둔화로 인해 실적이 악화하면 해고를 늘릴 수밖에 없습니다. 미국 대기업 최고경영자(CEO)들의 모임인 비즈니스라운드테이블의 CEO 낙관지수도 계속 하락하고 있고, 듀크대가 실시한 기업 최고재무책임자(CFO) 조사에서도 낙관론이 감소하고 있습니다. ING는 "오늘 데이터는 경제 약화의 분명한 징후에도 불구하고 노동 수요가 여전히 강하다는 추가 증거를 제공한다. 그러나 고용 데이터는 후행 지표이며 CEO의 신뢰도가 글로벌 금융 위기 이후 최저 수준에 있으므로 올해 후반기에는 훨씬 더 약한 고용 수치가 나올 것으로 예상한다"라고 분석했습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기업들은 이를 악물고 고용하고 있다'(Companies Are Gritting Their Teeth and Hiring)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아마도 노동 시장이 침울한 예측을 따라잡는 것은 시간문제일 것이다. Fed가 금리를 인상할수록 경제가 계속 일자리를 창출하기는 더 어려워질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오전 10시 데이터 발표 이후 한때 하락했던 주요 지수는 시간이 흐르자 회복하기 시작했습니다. 오후 2시 FOMC 회의록 발표 직전에는 S&P500 지수가 1% 넘게 오르기도 했습니다.
③ [오후 2시] 12월 FOMC 회의록
오늘 가장 중요한 이벤트는 FOMC 회의록 공개였을 것입니다. 지난 FOMC는 성명서와 파월 의장의 기자회견뿐 아니라 경제전망과 점도표 모두가 매파적이었지요. 공개된 회의록은 그만큼이나 분명하게 매파적이었습니다. 주요 내용은 다음과 같습니다.
▶어떤 참가자도 2023년 기준금리 목표를 낮추기 시작하는 게 적절할 것이라고 예상하지 않았다. 몇몇 참가자는 역사적 경험은 조기에 통화 정책을 완화하는 것에 대해 경고했다고 언급했다→→올해 금리 인하는 없다.
▶참가자들은 11월 회의 이후 금융여건이 완화되었다고 지적했다. 통화 정책이 금융 시장을 통해 중요하게 작용하기 때문에 Fed 행동(금리 인상 속도 조절)에 대한 대중의 오해로 금융여건이 부적절하게 완화되면 물가 안정을 회복하려는 노력을 복잡하게 만들 것이라고 언급했다→→주가가 오르고 금리가 내려가는 게 불편하다.
▶참가자들은 데이터가 인플레이션이 2%까지 하락하고 있다는 확신을 줄 때까지 제약적 정책을 유지할 필요가 있다고 봤으며, 이는 시간이 걸릴 가능성이 크다. 예를 들어 참가자들은 노동 시장이 예상보다 오래 긴축 상태를 유지하는 등 가격 압박이 더 지속적일 수 있다는 가능성을 언급했다→→인플레이션이 떨어지는 데 시간이 더 걸릴 수 있다.
▶인플레이션이 용인할 수 없을 정도로 높은 상황에서 참가자들은 실질 GDP 성장률이 지속해서 추세를 밑도는 기간이 필요할 것이라고 예상했다→→상당 기간의 경기 둔화(침체?)가 필요하다.
씨티의 앤드루 홀렌호스트 이코노미스트는 ”Fed 위원들은 시장이 그들의 정책 경로를 낮게 평가하는 것에 대해 점점 더 불편해하고 있다. 단기 금리를 더 높이고 금융여건을 더 긴축시키기 위해 더 매파적 언어를 사용할 수 있다”라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우리는 2월에 기준금리 50bp 인상 및 최종금리 5.25~5.5%를 계속 보고 있다"라고 덧붙였습니다. JP모건의 마이크 페롤리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회의록을 보면 Fed의 가장 큰 걱정은 시장이 올해 하반기 기준금리 인하를 가격에 책정하고 있다는 것"이라며 "Fed 멤버들은 과도한 긴축은 그들이 삼키고 소화해야 한다는 걸 깨닫고 있다"라고 말했습니다. 블리클리 투자자문의 피터 부크바 설립자는 "Fed는 많은 공을 저글링하고 있다. 금리 인상 속도를 늦추고 싶어 하지만 시장이 파티를 시작하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 또 인플레이션을 억제하기 위해 긴축을 원하지만, 경기 침체를 일으키고 싶지는 않다"라고 말했습니다.
FOMC 회의록은 빠른 금리 인상 중단, 올해 말 금리 인하를 기대하던 시장에 재를 뿌렸습니다. 증시 상승세는 꺾였고 한때 마이너스로 전환되기도 했습니다. 다만 장 막판 소폭 반등하면서 3대 지수 모두 플러스 마감했습니다. 다우는 0.4%, S&P500 지수는 0.75% 올랐고 나스닥은 0.69% 상승했습니다. 바이탈 날리지는 "Fed의 회의록은 매파적이었지만, 예상했던 수준보다 더 강하진 않았다"라고 평가했습니다. 뉴욕 채권 시장에서 10년물 금리는 오후 5시께 전날보다 5.9bp 내린 3.687%로 거래됐습니다.
Fed의 행동에 일희일비하는 상황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JP모건의 미국 시장 정보 책임자인 앤드루 테일러는 2023년 초 전망을 적어냈는데요. 시장을 지켜보는 네 가지 포인트를 지적했습니다.
① Fed가 긴축에 적극적인 상태를 유지하는 한 미국 증시는 약세장에 머무를 가능성이 크다.
② 일부 투자자는 인플레이션을 '통과'했다고 보지만, 이렇게 투자 기간을 짧게 보는 투자자는 Fed의 추가 긴축을 예상하지 않고 있을 수 있다.
③ Fed는 일반적으로 기준금리가 헤드라인 인플레이션을 초과할 때까지 긴축한다. JP모건 이코노미스트 예측에 따르면, Fed가 다음 두 번의 FOMC에서 기준금리를 총 50bp 인상하고 헤드라인 CPI가 3월 5.5%, 4월 4.5%로 떨어지면서 오는 4월에 이러한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
④ 위험 자산에 대한 가장 큰 잠재적 위험은 빡빡한 노동 시장이다. 인플레이션 가속화 징후가 있는 경우 Fed의 추가 긴축 조치를 촉발할 수 있다.
이런 가운데 제롬 파월 의장은 다음주 화요일 강연대에 섭니다.
시장이 주시하는 것이 또 하나 있습니다. 바로 애플(+1.03%), 테슬라(+5.13%) 등 기술주입니다. 오늘은 이들 주가는 급반등했지만, 마이크로소프트가 4.37%나 폭락했습니다. UBS가 투자등급을 매수에서 중립으로 낮추고, 목표주가를 300달러에서 250달러로 하향 조정한 탓입니다. UBS는 성장동력인 클라우드 서비스 애져(Azure)가 예상보다 더 가파른 성장 감속에 진입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또 오피스 365도 올해 매출 성장이 둔화될 수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클라우드 사업을 하고 있는 알파벳(-1.17%), 아마존(-0.79%)도 내렸습니다.
기술주 하락 이유는 간단합니다. 돈 값(금리)이 비싸진 탓입니다. 금리가 낮을 때는 미래에 돈을 많이 벌 성장기업에 투자하지만, 돈값이 오르면 당장 '비싼' 돈을 많이 버는 기업에 투자하게 됩니다. 작년 하반기부터 기술주, 성장주보다 가치주가 아웃퍼폼하는 이유입니다.
기술주는 밸류에이션은 여전히 높은 상태입니다. 하지만 많이 내렸습니다. 저가매수를 해야 할 때일까요? 모건스탠리의 마이크 윌슨 최고투자책임자(CIO)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그는 블룸버그 인터뷰에서 "2023년에 들어가면서 주식 사이에서, 업종 사이에서도 조금 더 큰 분산이 발생할 것이다. 상대 가치 기준으로 어떻게 돈을 벌 수 있을까 하는 게 핵심이다. 시가총액이 큰 종목들은 결국은 하락해야 하는 종목들이며, 그게 정확히 작년 말부터 우리가 지켜보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윌슨이 이렇게 주장하는 건 기업 이익이 감소할 것으로 보기 때문입니다. 윌슨은 "모든 게 수익성에 달렸다. 결국은 기업이 얼마를 이익으로 버느냐에 대해 시장이 주가로 지불하는 것이다. 우리는 올해 이익이 작년보다 더 줄어들 것으로 본다. 경기 침체의 발생 여부 및 시기 등과 관련된 것이어서 이익이 마이너스가 될지는 모르지만, 마진은 확실히 줄어들 것이다. 우리는 끔찍한 어닝시즌을 갖게 될 것이고, 비용 효율성이 높은 기업은 꾸준히 괜찮을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그는 기술 기업의 비용 효율성에 대해 부정적입니다. 윌슨은 "기술 기업들은 전통적으로 비용 절감을 잘하는 곳이 아니다. 그들은 높은 성장을 추구하는 곳이고 이런 시기에도 투자하는 경향이 있다. 그들은 사실 대부분의 시기에 공격적으로 투자한다. 이들 기업은 비용을 제대로 절감하지 못할 것이고 가장 큰 폭의 마진 축소를 겪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윌슨은 앞으로 소비 감소가 본격화될 것으로 봤습니다. 그는 "미국인들은 연말 휴가철에 스크루지처럼 아끼지는 않는다. 그게 미국식이다. 그리고 이게 마지막 헐떡임이라고 본다. 소매업체들은 이번 연휴 시즌이 끝나면 수요가 감소할 것으로 예상한다. 주택, 자동차 등 금리 상승에 민감한 영역에 대해서는 확신한다. 전반적으로 말하지만, 올해 첫 6개월간 소비가 상당히 급격하게 감소할 것으로 예상한다. 우리가 인플레이션이 급격히 감소할 것으로 보는 이유다"라고 설명했습니다.
그는 "자본 비용이 올라가면 어떤 사업모델은 작동하지 않거나 돈을 벌지 못한다. 우리는 지난 15년간 공짜 돈(easy money)의 시대를 거쳤다. 이런 완화적 통화 정책이 지금 정상화되고 있다. 우리는 광범위한 경제를 위해 자본 비용의 정상화가 필요하다. 공짜 돈은 경제의 건강에 좋지 않다. 그리고 다섯 개 회사가 증시 시가총액의 25%를 차지하는 것도 건강에 좋지 않다. 지난 10년간 발생했던 일이다. 중소기업이 기회를 얻기 위해 싸우고, 그런 와중에 자본 비용도 올라가야 한다"라고 말했습니다.
기술주와 반대로 '안전자산' 금값은 꾸준히 강세를 보입니다. 금은 오늘 온스당 1870달러를 넘어섰습니다. 이는 2022년 6월 16일 이후 최고치입니다. 골드만삭스는 ① Fed가 너무 일찍 완화로 전환하고 높은 인플레이션 시나리오에서도 비둘기파가 된다면 달러는 약세가 될 수 있으며 이는 금에 도움이 될 것이다 ② Fed가 너무 늦게 정책을 전환해 현재 시장 가격에 반영된 것보다 더 심각한 경기 침체를 초래한다면 안전자산 선호가 나타날 수 있으며 이는 금에도 도움이 될 것이다 ③ 금리 인상 주기가 2018년 말에 끝났을 때 금은 그해 10월 말~11월에 저점을 기록했고 2019년에는 20% 상승했다고 밝혔습니다. 또 금값과 반대로 유가는 폭락세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배럴당 5.3% 떨어진 72.84달러에 거래를 마쳤습니다. 전날 4.2% 하락한 데 이은 것입니다. 브렌트유도 배럴당 5.2% 급락한 77.84달러를 기록했습니다. 중국에서 코로나 감염자가 거세게 늘어나고 있는 점, Fed가 긴축을 지속하겠다고 천명한 게 부정적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워싱턴의 상황은 점점 더 꼬여가고 있습니다. 하원 의장을 뽑기 위한 투표가 어제 세 차례, 오늘 세 차례 진행된 가운데 여전히 당선자가 나오지 않고 있습니다. 하원 다수당을 차지한 공화당의 리더인 케빈 매카시 원내 대표는 간신히 201~202표를 얻고 있습니다. 공화당 의석이 222석이고 하원의원의 과반인 218표를 얻으면 당선되는데, 공화당 내 강경파가 바이든 정부 견제에 필요한 의사규칙 변경, 핵심 위원회 임명 등을 요구하면서 반란을 일으킨 것입니다. 이들 중 일부는 2021년 1월 6일 트럼프 지지자들의 미 의회 점거 사태를 "방문"이라고 부르는 사람입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까지 나서 "매카시를 지지하라"라고 했지만, 강경파는 흔들리지 않고 있습니다. 그들은 매카시가 민주당이 올해 연방정부 예산을 1조7000억 달러로 증액하게 놔둔 걸 비판하고, 올해 연방정부 부채한도를 높이지 못하도록 하는 걸 주요 목표로 삼고 있습니다.
AGF 인베스트먼트의 그렉 밸리에 정책 전략가는 "앞으로 이 사태가 몇 주 동안 계속될 수 있다"라고 밝혔습니다. 그는 "공화당 내 강경파는 민주당의 지출을 억제하고 싶어하고, 그 유일한 방법이 부채한도 증액을 막는 것"이라면서 "일부 소수는 연방정부의 채무 불이행(부도) 위기를 보는 것을 꺼리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벨리에는 "아직은 시장에서 가장 큰 얘기는 Fed지만, 이게 봄까지 이어진다면 사람들은 부채한도, 연방정부 부채 위기에 대해 걱정하기 시작할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뉴욕=김현석 특파원 reali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