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갓생' 수면앱의 비결은 소리…"ASMR과는 차원이 달라" [허란의 VC 투자노트]
개인 맞춤화 디지털 수면 솔루션 앱 '미라클나잇'의 개발사 무니스가 블루포인트 등으로부터 프리 A 단계 투자금을 유치했다고 5일 발표했다. 수면의 질을 추구하는 MZ세대를 중심으로 높은 이용율과 유료 전환율을 보인 점이 투자자로부터 높은 평가를 받았다. 트랜스링크인베스트먼트, 디지털헬스케어파트너스 등이 공동 투자사로 참여했고, 투자금액은 비공개다.

유튜브 ASMR과는 달라

미라클나잇은 자체 개발한 수면 유도 소리를 바탕으로 최적화된 수면 경험을 제공하는 앱 서비스다. 사용자의 뒤척임 횟수와 수면 사이클을 측정한 뒤 '레이어드 모노럴비트(LMB) 알고리즘'을 통해 소리를 믹싱, 맞춤화된 수면 솔루션을 제공한다. 회사는 연세대 응용뇌인지과학 연구소와 LMB 알고리즘의 함께 효과를 검증한 후 국내 국제 특허를 출원했다.

일반적으로 쓰이는 수면유도 ASMR(자율감각쾌락반응), 명상앱 등은 바이노럴비트를 활용하는 반면, 미라클나잇은 모노럴비트를 활용한다는 점이 다르다. 모노럴비트는 뇌파가 델타파 주파수에 동기화되도록 유도해 잠드는 데 걸리는 시간을 줄여 수면 유지하는 시간을 늘릴 수 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무니스는 2021년 10월 설립됐다. 창업자인 권서현 대표는 연세대 국제대 경제학과와 컴퓨터과학과를 복수로 전공했으며 응용뇌인지과학연구소 등에서 개발 경험을 쌓으면서 '수면'에 파고들었다. 무니스팀은 2020년 9월 수면 스피커 인형 '닥터도지'를 시작으로, 수면 앱 '슬립그라운드' 앱 서비스에 이어 지난해 4월 미라클나잇 서비스까지 수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잇따라 피봇팅을 거쳤다.

권서현 무니스 대표는 “실제 불면증을 겪었던 환자이기에 수면 문제가 얼마나 심각한지 잘 알고 있다”며 “뇌과학 기반의 접근 방법으로 수면의 질을 향상시켜 하루의 에너지를 바꾸는 기적과 같은 수면 경험을 유저들에게 선사하겠다”고 말했다.

높은 리텐션으로 차별성 입증

미라클나잇은 초기 사용자로 '갓생'을 추구하는 MZ세대를 겨냥했다. 갓생은 신을 의미하는 갓(God)과 생(生)의 합성어로, 부지런하고 타의 모범이 되는 삶을 의미한다. 절대적 수면 시간은 짧지만, 고효율 수면을 통해 생산적인 일과를 달성하고자 하는 욕구가 큰 20대 초반 대학생들을 대상으로 초기 데이터를 축적했으며, 앱 출시 6개월 만에 2만여명이 사용하는 서비스로 성장했다.

미라클나잇은 30회권, 4회권을 묶음 판매하는 유료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지난해 말 기준 앱 다운로드에서 회원 가입 전환율은 90%를 기록했고, 결제 전환 고객이 10주차에도 서비스를 유지하는 '리텐션' 비율은 50%에 달한다는 설명이다.

시장조사업체 글로벌마켓인사이트에 따르면 전 세계 수면 테크 시장은 코로나19 발생 전인 2019년 11억달러(약 15조7740억원)에서 2021년 150억달러(약 21조5100억원)로 팽창했다. 2026년께엔 321억달러(약 46조314억원) 수준까지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번 투자를 진행한 김유정 블루포인트 수석 심사역은 “커지는 시장 규모만큼 수면 솔루션 경쟁이 치열하지만, 글로벌 서비스들도 문제 해결보다는 수면 모니터링과 추적에 집중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사용자 데이터에 근거한 의사결정을 하며, 짧은 기간이지만 유의미한 지표 성과를 달성하고 있는 무니스 팀의 성장이 기대된다"고 밝혔다.

허란 기자 wh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