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뉴욕상품거래소(NYMEX)에서 천연가스 2월 선물 가격은 4일(현지시간) MMBtu(Million Metric British Thermal Unit·25만㎉를 내는 가스양)당 4.17달러를 기록하며 전장보다 4.61% 급등했다.

국제 천연가스 가격은 지난해 8월 9.68달러를 찍은 이후 하락 추세에 있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 여파와 공급 위축으로 지난해 상반기 급상승했지만, 소비 감소와 경기침체 우려로 점차 떨어졌다.

천연가스의 이번 반등은 경기 상황이 바뀌었다기보다 저점 매수 세력이 들어왔을 가능성이 크다는 해석이 나온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천연가스 부족으로 가격이 급등했지만, 유럽 국가들이 재빨리 움직이면서 수급이 안정화됐다. 실제 유럽지역 난방이나 기업 운영, 전기 생산에 쓰이는 가스 소비량의 약 40%를 러시아에서 수입했다. 하지만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천연가스 공급이 불안정해지자 독일과 프랑스 영국 등은 미국, 카타르 등 기타 수출국에서 액화천연가스 선적을 확보하기 위해 발 빠르게 움직였다. 올겨울 유럽 지역 대부분에서 비교적 따뜻한 겨울을 보내고 있다는 점도 가격 하락에 영향을 미쳤다.

이 때문에 전문가들은 천연가스 가격이 일시적으로 반등할 수는 있어도 지속적인 상승세를 보이긴 어렵다고 내다보고 있다.
천연가스 일시적으로 반등…하락 추세 바꾸긴 힘들어 [원자재 포커스]
특히 올해 경기침체 우려가 커지면서 천연가스를 비롯해 유가 상승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의견도 적지 않다. 이날 미국 중앙은행(Fed)이 긴축적인 통화정책 유지를 천명한 것이 결국 경기침체를 초래해 원유 수요를 둔화시킬 것이란 우려로 이어졌다고 미국 언론들은 분석했다.

Fed가 이날 공개한 12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의사록에 따르면 19명의 FOMC 위원 중 2023년 중 금리인하 전환이 적절할 것으로 예상한 위원은 한 명도 없었다.

올해 FOMC에서 투표권을 행사하는 닐 카시카리 미니애폴리스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상반기 중 기준금리가 기존 예상치보다 높은 5.4% 수준으로 오를 수 있다고 전망했다. 미국 노동부가 이날 발표한 11월 구인·이직보고서(JOLTS)에서 미 기업들의 구인건수가 1046만 건으로 전망치를 상회한 것도 당분간 연준의 추가 금리인상이 계속될 수 있다는 관측에 무게를 더했다.

세계 최대 에너지 소비국인 중국이 최근 코로나19 감염자 급증세로 '제로 코로나' 방역 규제 완화를 뒤집을 수 있다는 염려가 나온 것도 천연가스 수요 전망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박신영 기자 nyus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