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이 도와야 볼 수 있다는 오로라…옐로나이프선 月 20일 빛이 춤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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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ver Story
캐나다 북부 '오로라 성지' 옐로나이프
NASA가 인정한 세계 최고 관측지
공해 적어 북유럽보다 색깔 더 선명
산 없는 지형이라 머리 바로 위에 떠
얼었던 몸 담근채 보는 오로라 노천탕
계속 이동하며 관측, 오로라 헌팅족도
캐나다 북부 '오로라 성지' 옐로나이프
NASA가 인정한 세계 최고 관측지
공해 적어 북유럽보다 색깔 더 선명
산 없는 지형이라 머리 바로 위에 떠
얼었던 몸 담근채 보는 오로라 노천탕
계속 이동하며 관측, 오로라 헌팅족도
‘나랑 별 보러 가지 않을래~.’
수많은 이들의 마음을 설레게 한 가수 적재의 ‘별 보러 가자’ 노래 가사다. 캄캄한 밤, 내가 선 자리에서 몇 광년 더 떨어진 반짝이는 별 무리를 바라본다는 건 어쩌면 어떤 언어로도 설명할 수 없는 우주적인 경험. 지구와 별 사이보다 먼 시간을 거슬러 특별한 인연이 된 사람과 함께라면 더 말할 것도 없다.
지구인에게 ‘별 보러 가자’는 말보다 더 달콤한 말이 있다면 아마도 ‘나랑 오로라 보러 가지 않을래’일 것이다. ‘영혼의 샤워’라고도 불리는 오로라는 여행자들에게 평생 한 번쯤 꼭 이루고 싶은 버킷리스트다. “한번 보면 30년을 오로라 얘기만 하고 살 수 있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설국 위에 펼쳐지는 빛의 스펙트럼은 그 어떤 자연의 색보다 강렬하고 신비롭다.
오로라는 라틴어로 ‘새벽’이란 뜻을 지녔다. 극지방의 칠흑 같은 밤하늘을 수놓는다. 오로라는 태양에서 방출된 플라스마가 지구 대기권에서 공기와 반응하면서 빛을 내는 현상이다. 주로 극지방인 위도 60도와 80도 사이에서 볼 수 있다. 초록색, 보라색, 노란색, 파란색, 분홍색, 흰색 등 하늘을 덮은 색이 쉴 새 없이 바뀌어 ‘빛의 커튼’이라는 별명도 붙었다. 오로라는 신비로운 만큼 쉽게 보기 힘들다. 깨끗한 오로라를 보려면 먼저 ‘하늘이 도와야 한다’는 이야기가 정답이다. 밤하늘은 구름 한 점 없이 맑아야 하고, 주변은 앞이 안 보일 정도로 어두워야 한다. 그래서인지 전 세계에서 볼 수 있는 곳도 몇 군데로 정해져 있다. 흔히 오로라 관측지라고 하면 먼저 떠올리는 곳이 아이슬란드와 노르웨이 등 북유럽 지역이다.
하지만 ‘오로라 덕후’들에게 각광받는 지역은 따로 있다. 캐나다 북부에 있는 옐로나이프다. 미국 항공우주국(NASA)도 이곳 옐로나이프를 ‘세계 최고의 오로라 관측지’로 꼽았다.
옐로나이프는 3박을 머물면 95%, 4박 땐 무려 98%의 확률로 오로라를 볼 수 있는 곳이다. 연평균 240일 가까이 오로라가 보일 정도다. 가장 멋진 오로라를 볼 수 있는 황금기는 11월부터 4월까지. 옐로나이프의 오로라 관측률이 좋은 이유는 지역적 특성에 있다. 캐나다 북부는 ‘오로라 지대’로 불리는 고위도에 있다. 땅 면적은 광활한 데다 면적 대비 인구는 적다. 빛 공해가 적어 세계 그 어느 곳보다 더 선명한 오로라가 관측된다. 옐로나이프가 북유럽 지역들과 가장 다른 점은 산이 없다는 것. 눈에 걸리는 물체가 없고 평평한 지형을 가진 덕분에 머리 바로 위에서 춤추는 오로라를 경험할 수 있다.
옐로나이프 외곽에는 이름부터 ‘오로라 빌리지’인 작은 마을도 있다. 옐로나이프 중심에서 차로 25분을 달리면 만날 수 있는 이 마을은 오직 오로라 관측만을 위해 만들어졌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마을 전체가 호수에 둘러싸여 주변의 빛과 소음으로부터 완벽히 차단된다. 마을을 찾아온 방문객에게는 방한 패딩점퍼와 바지, 장갑, 부츠까지 내어준다. 여기에 오로라 관측 대기 장소까지 곳곳에 설치해 설원 위에서 추위에 덜덜 떨 필요도 없다. 대기 장소는 ‘티피’. 북미 원주민 전통 방식으로 만들어진 원뿔 형태의 천막이다. 단순히 오로라를 보는 것 말고 특별한 경험을 더 하고 싶은 이들을 위한 맞춤형 장소도 준비돼 있다. 옐로나이프의 리조트인 블래치포드 레이크 로지엔 이름만 들어도 설레는 ‘오로라 노천탕’이 있다. 오로라가 하늘을 수놓는 동안 할 일은 그저 따뜻한 물이 담긴 욕조에 몸을 담그고 있는 것. 몇몇 사람은 특별한 사진을 남기기 위해 수영복만 입은 채 설원에 나가 사진을 찍기도 한다. 이곳은 숙박객들이 행여 오로라를 놓칠세라 24시간 오로라 알람도 해 준다고 한다. 영국 왕실의 윌리엄-케이트 왕세자 부부도 겨울철 이곳을 즐겨 찾아 오로라 온천을 즐긴다고.
한 장소에서 오로라를 기다리는 것 대신 내가 직접 찾아 나서는 방법도 있다. ‘오로라 헌팅’이다. 말 그대로 오로라 샤냥인 이 투어에서는 오로라 전문 가이드와 함께 오로라가 나타나는 장소로 끊임없이 이동하며 여러 경관 위에서 다양한 색을 뽐내면서 춤추는 오로라의 무대를 보게 된다. 장소가 바뀌면 오로라의 매력도 덩달아 달라지는 것을 느끼게 된다. 이것은 ‘오로라 특산지’ 옐로나이프에서만 할 수 있는 경험이라 더욱 특별한 추억으로 남는다.
최지희 기자 mymasaki@hankyung.com
수많은 이들의 마음을 설레게 한 가수 적재의 ‘별 보러 가자’ 노래 가사다. 캄캄한 밤, 내가 선 자리에서 몇 광년 더 떨어진 반짝이는 별 무리를 바라본다는 건 어쩌면 어떤 언어로도 설명할 수 없는 우주적인 경험. 지구와 별 사이보다 먼 시간을 거슬러 특별한 인연이 된 사람과 함께라면 더 말할 것도 없다.
지구인에게 ‘별 보러 가자’는 말보다 더 달콤한 말이 있다면 아마도 ‘나랑 오로라 보러 가지 않을래’일 것이다. ‘영혼의 샤워’라고도 불리는 오로라는 여행자들에게 평생 한 번쯤 꼭 이루고 싶은 버킷리스트다. “한번 보면 30년을 오로라 얘기만 하고 살 수 있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설국 위에 펼쳐지는 빛의 스펙트럼은 그 어떤 자연의 색보다 강렬하고 신비롭다.
오로라는 라틴어로 ‘새벽’이란 뜻을 지녔다. 극지방의 칠흑 같은 밤하늘을 수놓는다. 오로라는 태양에서 방출된 플라스마가 지구 대기권에서 공기와 반응하면서 빛을 내는 현상이다. 주로 극지방인 위도 60도와 80도 사이에서 볼 수 있다. 초록색, 보라색, 노란색, 파란색, 분홍색, 흰색 등 하늘을 덮은 색이 쉴 새 없이 바뀌어 ‘빛의 커튼’이라는 별명도 붙었다. 오로라는 신비로운 만큼 쉽게 보기 힘들다. 깨끗한 오로라를 보려면 먼저 ‘하늘이 도와야 한다’는 이야기가 정답이다. 밤하늘은 구름 한 점 없이 맑아야 하고, 주변은 앞이 안 보일 정도로 어두워야 한다. 그래서인지 전 세계에서 볼 수 있는 곳도 몇 군데로 정해져 있다. 흔히 오로라 관측지라고 하면 먼저 떠올리는 곳이 아이슬란드와 노르웨이 등 북유럽 지역이다.
하지만 ‘오로라 덕후’들에게 각광받는 지역은 따로 있다. 캐나다 북부에 있는 옐로나이프다. 미국 항공우주국(NASA)도 이곳 옐로나이프를 ‘세계 최고의 오로라 관측지’로 꼽았다.
옐로나이프는 3박을 머물면 95%, 4박 땐 무려 98%의 확률로 오로라를 볼 수 있는 곳이다. 연평균 240일 가까이 오로라가 보일 정도다. 가장 멋진 오로라를 볼 수 있는 황금기는 11월부터 4월까지. 옐로나이프의 오로라 관측률이 좋은 이유는 지역적 특성에 있다. 캐나다 북부는 ‘오로라 지대’로 불리는 고위도에 있다. 땅 면적은 광활한 데다 면적 대비 인구는 적다. 빛 공해가 적어 세계 그 어느 곳보다 더 선명한 오로라가 관측된다. 옐로나이프가 북유럽 지역들과 가장 다른 점은 산이 없다는 것. 눈에 걸리는 물체가 없고 평평한 지형을 가진 덕분에 머리 바로 위에서 춤추는 오로라를 경험할 수 있다.
옐로나이프 외곽에는 이름부터 ‘오로라 빌리지’인 작은 마을도 있다. 옐로나이프 중심에서 차로 25분을 달리면 만날 수 있는 이 마을은 오직 오로라 관측만을 위해 만들어졌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마을 전체가 호수에 둘러싸여 주변의 빛과 소음으로부터 완벽히 차단된다. 마을을 찾아온 방문객에게는 방한 패딩점퍼와 바지, 장갑, 부츠까지 내어준다. 여기에 오로라 관측 대기 장소까지 곳곳에 설치해 설원 위에서 추위에 덜덜 떨 필요도 없다. 대기 장소는 ‘티피’. 북미 원주민 전통 방식으로 만들어진 원뿔 형태의 천막이다. 단순히 오로라를 보는 것 말고 특별한 경험을 더 하고 싶은 이들을 위한 맞춤형 장소도 준비돼 있다. 옐로나이프의 리조트인 블래치포드 레이크 로지엔 이름만 들어도 설레는 ‘오로라 노천탕’이 있다. 오로라가 하늘을 수놓는 동안 할 일은 그저 따뜻한 물이 담긴 욕조에 몸을 담그고 있는 것. 몇몇 사람은 특별한 사진을 남기기 위해 수영복만 입은 채 설원에 나가 사진을 찍기도 한다. 이곳은 숙박객들이 행여 오로라를 놓칠세라 24시간 오로라 알람도 해 준다고 한다. 영국 왕실의 윌리엄-케이트 왕세자 부부도 겨울철 이곳을 즐겨 찾아 오로라 온천을 즐긴다고.
한 장소에서 오로라를 기다리는 것 대신 내가 직접 찾아 나서는 방법도 있다. ‘오로라 헌팅’이다. 말 그대로 오로라 샤냥인 이 투어에서는 오로라 전문 가이드와 함께 오로라가 나타나는 장소로 끊임없이 이동하며 여러 경관 위에서 다양한 색을 뽐내면서 춤추는 오로라의 무대를 보게 된다. 장소가 바뀌면 오로라의 매력도 덩달아 달라지는 것을 느끼게 된다. 이것은 ‘오로라 특산지’ 옐로나이프에서만 할 수 있는 경험이라 더욱 특별한 추억으로 남는다.
최지희 기자 mymasak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