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톡 피해 보상 '논란'…"결국 서비스 프로모션?" [선한결의 IT포커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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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모티콘 3종 3100억원 계산은 '무리'
커머스·유료 서비스 체험 유도 쿠폰도
무료서비스에 '큰 보상' 현실적으론 어려워
커머스·유료 서비스 체험 유도 쿠폰도
무료서비스에 '큰 보상' 현실적으론 어려워
카카오가 작년 10월 경기 판교 데이터센터 화재로 일어난 서비스 장애 피해와 관련해 전 이용자에 대한 피해보상을 5일부터 시작했습니다. 일각에선 이를 두고 '사실상 자사 서비스 프로모션'이라는 지적이 나옵니다.
카카오가 2011년부터 10여년간 카카오톡 이모티콘으로 벌어들인 누적 수익 규모가 7000억원이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더더욱 그렇습니다. 카카오가 같은 이모티콘을 유료로 시장에 풀었다고 치고 유료 구매자 수를 추산해 값어치를 구한다면 실제 가치는 훨씬 낮을 전망입니다.
한 IT업계 관계자는 "보상을 명목 삼아 유료 서비스 접근성을 확 낮추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며 "평소라면 톡서랍 플러스 서비스를 알아보거나 체험 이용을 할 의향이 없었을 이용자들도 서비스에 대해서 인식하게 되는 식"이라고 분석했습니다.
일단 일괄 금액 책정 단계부터 발목을 잡히기 쉽습니다. 카카오 주주들의 반발이 매우 높을 전망이라서입니다. 서비스 장애에 대한 보상액은 비용으로 잡히기 때문에 기업의 실적에 직결됩니다. 한 투자은행(IB) 관계자는 "광고 외에는 직접매출이 발생하지 않는 서비스에 대해 금액 보상을 한다는 것은 투자자 입장에서 납득할 수 없는 일"이라고 말했습니다.
무료 서비스에서 장애가 발생한 경우 보상에 대한 법적 근거가 약한 것도 이유입니다. 카카오가 적용 받는 전기통신사업법에 따르면, 서비스 장애에 대한 손해배상은 무상 서비스인 경우 예외가 인정됩니다
이런 와중에 카카오가 개별 사안에 대해 자체 기준을 마련해 적용할 경우 경영진이 배임 혐의를 적용받을 수 있습니다. '여론 눈치를 봐서 회사 비용을 맘대로 썼다'는 의혹에 휘말릴 수 있다는 얘기입니다.
한 플랫폼 기업 관계자는 "현실적으로는 이모티콘 일괄 지급 정도가 가장 적합했을 것"이라며 "정기결제를 유도하는 선착순 쿠폰 등이 보상에 들어가면서 '긁어 부스럼'이 된 분위기"라고 말했습니다.
선한결 기자 always@hankyung.com
10년간 이모티콘 수익 7000억인데…이모티콘 3종이 3100억원?
카카오는 이날부터 모든 이용자에게 이모티콘 3종을 제공하기 시작했습니다. 모든 이용자가 대상입니다. 작년 10월 서비스 장애로 피해를 겪었다고 신고했든 하지 않았든 누구나 받을 수 있다는 얘기입니다. 한 종류는 카카오톡을 쓰는 한 계속 사용할 수 있고, 나머지는 다운로드 후 90일간 쓸 수 있습니다. 일각에선 이들 이모티콘 3종의 가치가 약 3100억원에 달한다는 이야기가 나왔습니다. 이모티콘 한 종류당 가격(2500~3750원)에 이용자 수를 단순히 곱했을 때 얘기로 추정됩니다. 하지만 이는 지나치게 높은 가치 부여라는 게 중론입니다.카카오가 2011년부터 10여년간 카카오톡 이모티콘으로 벌어들인 누적 수익 규모가 7000억원이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더더욱 그렇습니다. 카카오가 같은 이모티콘을 유료로 시장에 풀었다고 치고 유료 구매자 수를 추산해 값어치를 구한다면 실제 가치는 훨씬 낮을 전망입니다.
프로모션형 쿠폰도 여럿
카카오가 함께 내놓은 쿠폰형 보상책도 자사 사업 프로모션에 가깝습니다. 카카오는 자사 커머스 플랫폼 카카오메이커스에서 쓸 수 있는 쿠폰 2종(2000·3000원)을 제공합니다. 쿠폰을 쓰려면 별도 플랫폼인 카카오메이커스에서 물건을 사야 합니다. 여느 플랫폼의 프로모션형 쿠폰과 다를 바가 없다는 얘기가 나오는 이유입니다. 카카오톡 데이터 관리서비스 ‘톡서랍 플러스’ 1개월 이용권(월 1900원)은 선착순 300만명에게 추가로 주기로 했습니다. 이 이용권을 신청해 쓰려면 유료결제 수단을 등록해야 합니다. 이 이용권은 무료 사용 기간이 만료되면 자동으로 정기 결제로 넘어가는 구조입니다. '과금 전 체험 서비스'라는 얘기입니다. 카카오는 "원래 구독형 서비스라서 절차상 결제 수단을 등록해야 한다"며 "기간 만료 전에 별도로 안내 메시지를 보내게 할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한 IT업계 관계자는 "보상을 명목 삼아 유료 서비스 접근성을 확 낮추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며 "평소라면 톡서랍 플러스 서비스를 알아보거나 체험 이용을 할 의향이 없었을 이용자들도 서비스에 대해서 인식하게 되는 식"이라고 분석했습니다.
무료서비스에 '큰 보상' 현실적으론 어려워
무료 서비스인 카카오톡을 두고 카카오가 대거 보상에 나서긴 어렵다는 반론도 있습니다. 기업에게 경영·법·사회적 리스크가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일단 일괄 금액 책정 단계부터 발목을 잡히기 쉽습니다. 카카오 주주들의 반발이 매우 높을 전망이라서입니다. 서비스 장애에 대한 보상액은 비용으로 잡히기 때문에 기업의 실적에 직결됩니다. 한 투자은행(IB) 관계자는 "광고 외에는 직접매출이 발생하지 않는 서비스에 대해 금액 보상을 한다는 것은 투자자 입장에서 납득할 수 없는 일"이라고 말했습니다.
무료 서비스에서 장애가 발생한 경우 보상에 대한 법적 근거가 약한 것도 이유입니다. 카카오가 적용 받는 전기통신사업법에 따르면, 서비스 장애에 대한 손해배상은 무상 서비스인 경우 예외가 인정됩니다
이런 와중에 카카오가 개별 사안에 대해 자체 기준을 마련해 적용할 경우 경영진이 배임 혐의를 적용받을 수 있습니다. '여론 눈치를 봐서 회사 비용을 맘대로 썼다'는 의혹에 휘말릴 수 있다는 얘기입니다.
한 플랫폼 기업 관계자는 "현실적으로는 이모티콘 일괄 지급 정도가 가장 적합했을 것"이라며 "정기결제를 유도하는 선착순 쿠폰 등이 보상에 들어가면서 '긁어 부스럼'이 된 분위기"라고 말했습니다.
선한결 기자 alway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