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사이버보안 분야가 올해도 높은 성장세를 이어나갈 것이란 전망이다. 경기침체 우려로 기업들이 대거 비용 삭감에 나섰지만, 사이버보안에 대한 투자는 오히려 늘릴 것으로 예상돼서다.

5일 IT리서치기업 가트너가 글로벌 기업 최고정보관리책임자(CIO) 22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66%는 올해 사이버보안 분야 투자를 늘리겠다고 답했다. 클라우드 컴퓨팅 기술, 애플리케이션 현대화, 비즈니스 인텔리전스(기업 데이터 정리 및 분석), 인공지능 등을 모두 제치고 유망 투자분야로 꼽힌 것이다. 가트너는 올해 기업의 사이버보안 분야 지출이 지난해보다 11.3% 증가한 1883억달러(약 240조원)에 달할 것으로 내다봤다.

최근 기업들이 인력까지 줄이는 ‘긴축모드’에 돌입했음에도 사이버보안에 대한 지출을 줄이지 못하는 이유는 사이버 공격 위험이 높다고 느끼고 있기 때문이다. 기업 경영에 정보기술(IT)을 더 많이 접목하면서 정보 유출 등의 위험도 함께 올라가고 있다는 분석이다.

석유회사 셰브런의 빌 브라운 CIO는 월스트리트저널과(WSJ)의 인터뷰에서 “IT 의존도가 높아지고 사물인터넷 사용이 늘어날수록 보안이 중요해지고 있다”며 “사이버보안은 투자의 우선 순위에 있고 앞으로 1년 동안 변경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시리얼 회사 켈로그의 CIO 레슬리 새몬도 “비용을 삭감할 필요성이 생겨도 사이버보안 부문은 그대로 둘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월가는 팔로알토, 포티넷 등 미국 주요 사이버보안 업체들이 골고루 성장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증권가의 컨센서스에 따르면 관련 기업 모두 매년 두 자릿수의 영업이익 증가율이 예고된 상태다.

성상훈 기자 uph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