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림그룹의 해운 계열사이자 국내 최대 벌크선사인 팬오션이 5일 대형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을 처음으로 인도받았다. LNG선을 통해 벌크선 의존도를 낮추고 사업 포트폴리오를 확대하는 게 팬오션의 목표다.

팬오션은 이날 삼성중공업 거제조선소에서 17만4000CBM(큐빅미터)급 LNG 운반선 명명식을 열었다. 통상 14만CBM급 이상이 대형 LNG선으로 불린다. ‘뉴에이펙스(NEW APEX)’호로 명명된 이 선박은 포르투갈 에너지 기업인 GALP와 체결한 장기대선계약(TC)에 투입될 예정이다. 팬오션은 2020년부터 글로벌 에너지 기업들과 대형 LNG 운반선 장기계약을 본격적으로 체결했다. 지금까지 10척의 대형 LNG선 장기계약을 확보했다. 뉴에이펙스호는 앞서 체결한 장기계약 중 첫 번째로 인도된 선박이다. 팬오션은 이번 계약을 통해 유럽을 비롯한 글로벌 LNG 시장에서 추가 사업 기회를 마련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팬오션은 벌크선 분야 매출이 전체 매출의 70%에 달한다. 작년 3분기 기준 운용 중인 선단 267척 중 233척이 벌크선이다. 팬오션은 벌크선 운임지표인 BDI(발틱운임지수) 상승에 힘입어 작년 3분기까지 6323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렸다. 하지만 경기침체 여파로 올해 벌크선 시장이 침체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안중호 팬오션 사장은 “이번 선박 인도를 통해 글로벌 LNG 운송 시장에 진출할 수 있는 초석이 마련됐다”고 말했다.

강경민 기자 kkm1026@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