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금리·고물가에 증시 부진이 이어지면서 지난 1년 새 가계 여윳돈이 7조원 이상 줄었다. 한국은행이 5일 발표한 ‘2022년 3분기 자금순환(잠정)’에 따르면 가계·비영리단체의 순자금운용(여윳돈) 규모는 26조50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7조4000억원 감소했다. 2021년 2분기(24조5000억원) 후 최저치이자 1년3개월 만의 감소세다.

시장금리 인상, 고물가, 코로나19 거리두기 해제 후 소비 급증, 증시 부진 등이 겹친 결과로 분석된다. 이 기간 민간소비 지출은 10.9% 늘었다. 코스피지수는 평균 3196에서 2394로 약 25% 하락했다.

자금 운용을 부문별로 보면 주식은 5조6000억원이었다. 1년 전 같은 기간(27조7000억원)과 비교하면 5분의 1 수준으로 급감했다. 반면 저축성예금은 19조7000억원에서 37조원으로 두 배 가까이로 불었다.

가계·비영리단체의 자금 조달 규모는 11조원으로, 1년 전(50조2000억원)보다 39조2000억원 급감했다. 대출금리 상승과 대출 규제에 따른 결과다.

원·달러 환율과 원자재 가격이 오르면서 기업(비금융법인)의 자금 조달은 역대 최대였다. 순조달 규모가 61조7000억원으로 1년 새 35조3000억원 늘었다. 관련 통계 작성이 시작된 2009년 1분기 이후 최대다.

조미현 기자 mwis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