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노동시장의 견조세가 연이어 확인되고 있다. 여전히 강한 노동시장은 미 중앙은행(Fed)에 추가 금리 인상의 여지를 제공한다.

5일(현지시간) 미 노동부 등에 따르면 실업수당을 청구하는 미국인 수가 줄어든 반면 민간 부문 고용은 시장의 예상을 뛰어넘는 증가세를 보였다. 지난주(12월 25∼31일) 신규 실업수당 청구 건수는 전주보다 1만9000건 감소한 20만4000건으로 집계됐다.

전문가 전망치 22만건을 하회할 뿐만 아니라 최근 14주 새 최저치다. 최소 2주 이상 실업수당을 신청하는 '계속 실업수당' 청구 건수도 169만건으로 직전보다 2만4000건 줄었다.

민간 고용정보업체 오토매틱데이터프로세싱(ADP)은 12월 미국 기업들의 민간 고용이 23만5000개 증가했다고 이날 밝혔다. 다우존스의 전문가 전망치(15만3000개)를 크게 상회한 것은 물론 전월 증가폭(18만2000개)도 큰폭으로 뛰어넘었다.

대기업들은 코로나19 사태 직후인 2020년 4월 이후 최다인 15만1000개의 일자리를 줄였으나, 500인 이하 중소기업들이 고용을 대폭 늘린 덕분인 것으로 나타났다. 일자리를 옮기지 않은 민간 부문 노동자들의 급여는 전년 동월보다 7.3% 올랐고, 직장을 바꾼 민간 노동자들의 급여는 15.2% 급등한 것으로 조사됐다.

전날 미 노동부가 발표한 11월 구인·이직보고서(JOLTS)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미국 기업들의 구인건수는 1045만건으로 집계됐다. 이는 1045만개의 일자리가 있다는 뜻이다. 10월 1051만건보다 소폭 감소했지만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2001년 집계를 시작한 미국의 구인건수는 2021년 처음으로 1000만 명을 넘은 이후 고공행진 중이다. 실업자 1명당 구인건수 배율도 1.7로 코로나19 사태 이전 수준(1.2배)을 크게 웃돌았다는 발표가 나왔다.

이는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한 Fed의 공격적인 금리인상에도 불구하고 아직 노동시장이 식지 않았음을 시사한다. 결국 당분간 Fed의 통화긴축 기조가 계속될 가능성에 무게를 싣는다. 임금이 계속 큰 폭으로 올라 인플레이션 장기화를 초래할 가능성을 Fed가 가장 경계하고 있기 때문이다. 미 노동부는 6일 지난달 일자리 증감폭과 실업률 등 상세한 공식 고용지표를 내놓을 예정이다.

김리안 기자 knr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