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타버스 공간인 제페토에 구현된 구찌 가든 아키타이프 서울 (구찌 제공)
메타버스 공간인 제페토에 구현된 구찌 가든 아키타이프 서울 (구찌 제공)
“게임 속 아이템이 현실 패션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뉴욕의 혁신, 디자인 컨설팅 기업인 저니의 메타버스 총괄 책임자(CMO)인 캐시 해클은 4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 아리아 호텔 컨벤션에서 진행된 CES 2023 미디어 컨퍼런스의 <웹3, XR, 메타버스 그리고 엔터테인먼트 소비자> 세션에 참석해 이같이 말했다. 저니는 메타버스 플랫폼을 활용한 마케팅, 브랜드 구축 등을 돕는 기업으로 월마트 등과 협업 중이다. 해클 CMO는 웹3 전문가로 세계 첫 여성 메타버스 총괄 책임자이자 저니의 창업자다.

해당 세션은 웹3와 메타버스의 개념과 미래 발전 방향을 주제로 진행됐다. 존 캐닝 AMD 개발자 관계 담당 이사가 사회자를 맡았고 캐시 해클, 데이드 오거론 셔터스톡 3D 이노베이션 부문 부사장, 레질리 셰넌 노키아 트렌드와 혁신 스카우터 총괄, 고던 신 NPR 콘텐츠 부문 파트너십 개발 수석이사, 제이슨 와스키 마이크로소프트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브렛 레너드 영화 감독 등이 패널로 참여했다.
4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 아리아 호텔 컨벤션에서 진행된 CES 2023 미디어 컨퍼런스의 <웹3, XR, 메타버스 그리고 엔터테인먼트 소비자> 세션 라스베이거스=이주현 기자
4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 아리아 호텔 컨벤션에서 진행된 CES 2023 미디어 컨퍼런스의 <웹3, XR, 메타버스 그리고 엔터테인먼트 소비자> 세션 라스베이거스=이주현 기자
세션에서 가장 주목받은 사람은 캐시 해클 CMO였다. 그녀는 “메타버스는 특정 회사의 것이 아니다”라면서 “물리적인 현실과 가상 현실을 통합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패션산업과 메타버스의 협업에 주목해야한다고 주장했다. 해클 CMO는 “구찌 등 명품기업이 수많은 메타버스 실험을 벌이고 투자하고 있다”고 말하며 “다음 세대의 코코 샤넬은 로블록스 속 10대 소녀가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전세계 10대, 20대 소비자들이 로블록스 등 메타버스 플랫폼을 많이 이용하고 그에 따라 게임 속 아이템이 실제 현실 속 패션에도 영향을 미친다는 의미다.

기자가 해클 CMO에게 메타버스의 미래 전망에 대해 묻자 그녀는 “세 명의 10대 자녀가 있는데 모두 로블록스 등 게임에 많은 돈과 시간을 쏟는다”라며 “청소년들의 일상에 게임은 엄청난 영향을 미친다”고 설명했다. 그녀는 특히 “10대들의 패션이 게임 아이템에서 영향을 받는 시대”라며 패션 산업에서 메타버스의 성장성을 강조했다.

실제로 코로나19 사태를 겪으며 명품업계는 메타버스에 주목하고 있다. 랄프로렌은 제페토에 디지털 쇼룸을 열었고 발렌시아가는 포트나이트 게임 속 아바타 제품을 판매했다. 특히 구찌는 로블록스와 제페토 등에 매장을 열고 아바타용 특별 아이템을 내놓는 등 가장 적극적으로 메타버스를 활용하고 있는 기업이다. 지난 2019년부터는 게임 용어인 ‘굿 게임’을 컬렉션 론칭에 사용했다. 또한 로블록스, 제페토, 포켓몬 고 등 게임 콘텐츠를 활용해 ‘구찌 게이밍 아카데미’를 선보이기도 했다. 해당 아카데미 링크를 통해 가상 현실에서 입은 옷을 현실 세계의 구매로 이어지게 하는 것이 목표다.

경영컨설팅 기업 베인컴퍼니에 따르면 명품 브랜드 제품 구매의 70%가 온라인 활동에 따른 자극으로 발생했다. 게임 속에서 자신의 캐릭터가 입은 아이템을 현실에서도 구매하는 경향이 있다는 얘기다.

한편 해당 세션의 참가자인 데이드 셔터스톡 부사장은 “메타버스가 디지털세계처럼 느껴지지 않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셰넌 노키아 트렌드 총괄은 “메타버스에 대한 많은 정의가 있지만, 디지털 속에 있는 것을 물리적인 것으로 구현하는 것이 본질”이라고 말했다. 영화감독인 레너드는 “가상세계가 인간을 치유하는 방식으로 사용돼야 한다”고 주장했으며 사회를 맡은 캐닝 AMD 이사는 “메타버스를 구현하기 위한 인프라가 매우 중요하다”라고 말하며 “프라이버시와 보안 등 새로운 표준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또한 “AMD는 GPU 이상의 인프라를 구축하는 것이 목표”라고 덧붙였다.

라스베이거스=이주현 기자 2JuHy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