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 가디언 "사우디, 위키 중동 고위층에 침투해 콘텐츠 통제"
사우디식 정보통제…위키피디아 사우디 관리자에게 32년형
사우디아라비아 정부가 위키피디아 콘텐츠 통제를 위해 중동지역 편집권이 있는 위키피디아 고위층에 침투하고, 관리자 2명에게 징역 32년과 8년을 선고했다고 영국 일간 가디언이 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아랍권 민주화운동 단체 '돈'(DAWN, 아랍 세계를 위한 민주주의)과 디지털 권리 단체 스멕스(Smex)는 이날 공동성명에서 '내부 고발자와 믿을 수 있는 소식통'을 인용해 위키피디아 모회사 위키미디어의 조사에서 이런 사실이 드러났다고 밝혔다.

미국 워싱턴DC에 있는 DAWN은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 왕세자의 지시로 암살된 것으로 알려진 사우디 반체제 언론인 자말 카슈끄지가 설립한 단체다.

이들 단체는 32년형이 선고된 관리자는 오사마 칼리드이고 8년 형을 받은 관리자는 지야드 알소피아니로 이들은 모두 자원봉사 관리자이며 2020년 9월 사우디 내 위키피디아 관리자에 대한 단속에서 같은 날 체포됐다고 전했다.

사우디식 정보통제…위키피디아 사우디 관리자에게 32년형
DAWN의 걸프 지역 연구책임자 압둘라 알라우드는 "한편으로는 오사마 칼리드와 지야드 알소피아니를 체포하고 한편으로는 위키피디아에 사람을 침투시킨 것은 사우디 정부가 위키피디아를 통제하려는 방식의 섬찟한 면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사우디 정부와 위키미디어 측은 이에 대해 즉각적인 논평은 하지 않고 있다.

하지만 위키미디어는 지난달 중동·북아프리카(Mena) 지역 위키미디어 편집자 16명의 편집 과정에 이해충돌 문제가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며 이들의 전 세계 위키피디아 활동을 금지한다고 발표한 바 있다.

위키미디어는 당시 지난해 1월 시작된 조사에서 외부 이해 당사자와 긴밀한 관계를 맺고 있는 다수의 사용자가 이들의 목표 실현을 위해 조직적인 방식으로 위키피디아 콘텐츠를 편집하고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DAWN과 스멕스는 소식통들을 인용해 위키미디어가 언급한 사람들이 바로 사우디 정부의 영향력 아래에서 편집 활동을 해온 사람들이라고 전했다.

이에 앞서 샌프란시스코 법원은 지난달 빈살만 사우디 왕세자의 측근에게 반체제인사의 개인 정보를 팔아넘긴 혐의 등으로 기소된 트위터 전 직원 아마드 아부아모(44)에게 간첩행위 등을 인정, 징역 3년 6개월을 선고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