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치료제 '품귀'…"中서 가짜 복제약 대거 유통"
코로나19 폭증으로 약품 품귀 현상을 겪고 있는 중국에서 인도산 복제약(제네릭)을 찾는 사람이 늘고 있는 가운데, 가짜 약이 대거 유통되고 있다는 보도가 나왔다.

홍콩 명보는 6일 "중국에서 코로나19 먹는 치료제 팍스로비드를 구하기 어려운 가운데 인도산 복제약의 가격이 8배 이상 뛰어올랐다"며 "그러나 한 상자에 1만 위안(약 185만원) 넘게 팔리는 복제약의 성분을 검사한 결과 일부에만 항코로나바이러스 성분이 들어있고 나머지는 독감 치료 성분만 들어있는 것으로 확인됐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고 전했다.

이어 "중증 환자들에게 '생명을 구하는 약'으로 여겨지는 팍스로비드는 찾아보기 힘들고 사람들은 인도산 복제약을 찾는데 그중 가장 잘 팔리는 녹색 포장의 프리모비르(Primovir)와 파란색 포장의 팍시스타(Paxista)의 가격이 폭등했다"고 전했다.

중국 최대 유전자 기업 BGI 화다지인(華大基因)의 CEO 인예는 전날 밤 중국 소셜미디어 위챗 계정에 "독감 치료제인 인도 복제약이 코로나19 치료제로 몰래 둔갑했다"는 글을 올렸다.

그는 자사 분석팀이 150개 복제약의 샘플 검출을 완료했으며 그중 8개에서만 코로나19 바이러스 증식을 억제하는 니르마트렐비르(Nirmatrelvir, 팍스로비드의 주요 성분)가 검출됐고, 나머지는 독감 치료제인 오셀타미비르(Oseltamivir)만 함유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녹색 포장 복제약을 구매할 때 주의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중국 소셜미디어 웨이보 블로거 'DrCash'도 최근 14개의 녹색 포장 복제약 샘플을 검사한 결과 1개에서만 니르마트렐비르가 검출됐다고 밝혔다.

중국은 지난해 초 미국 화이자의 팍스로비드와 자국산 아쯔푸(阿玆夫·Azvudine) 등 2개의 코로나19 치료제를 승인했다.

그러나 중국에서 지난달부터 코로나19 환자가 폭증하면서 이들 약은 구하기가 어렵다. 이에 현지인들은 불법이지만 저렴한 인도산 복제약을 암시장에서 사고 있다.

중국에서 팍스로비드의 정가는 상자당 2천980위안(약 55만원)이지만 암시장에서는 1만 위안에서 1만6천 위안까지 뛰어올랐다. 그러나 수요 폭증으로 가격이 급등해도 구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명보는 "이런 상황에서 사람들이 인도산 복제약 구매에 나서면서 판매상들에게 연락하면 현재 재고가 없고 결제 후 배송까지 3∼7일이 걸린다고 말한다"고 전했다.

인도산 복제약은 처음에는 530∼1천600위안에 살 수 있었지만, 최근에는 2천500∼2천700위안에도 사기가 어렵다. 심지어 어떤 판매상들은 1만∼1만5천 위안을 부르기도 한다.

팍스로비드와 달리 복제약은 처방전 없이 살 수 있다는 점 때문에 많은 이들이 찾고 있지만 진위 판별이 어렵다고 전문가들은 경고한다.

중국의 의약품 부족 사태는 홍콩, 대만, 싱가포르 등 주변국으로 여파가 미치고 있다.

중국에 있는 가족과 지인을 위해 해열진통제와 감기약을 구매하는 이가 늘어나면서 홍콩 등에서는 관련 약품의 구매 제한제가 실시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김현경기자 khkkim@wowtv.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