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잠실구장을 홈으로 쓰는 한국프로야구 LG 트윈스와 두산 베어스가 올해는 광고로 더 많은 수입을 기대할 수 있게 됐다. 두 구단에 돌아가는 ‘제3자 사용료’ 비율이 상향 조정되면서다. 6일 프로야구계에 따르면 올해부터 서울시와 LG, 두산 구단은 제3자 사용료 비율을 조정해 33%로 똑같이 가져가는 데 합의했다.

서울시 체육시설관리사업소는 3년마다 LG·두산과 수의 계약을 해왔다. 두 구단은 입찰로 광고대행업체를 선정해 낙찰 금액을 바탕으로 서울시에 상업광고료로 준다. 서울시는 지난 3년 동안 연간 감정평가금액인 82억원과 제3자 사용료의 50%인 45억원 등 127억원을 잠실야구장 광고료로 받았다. 남은 50%를 LG와 두산이 절반씩 나눠 25%에 해당하는 22억5000만원을 가져갔다.

그러나 올해 계약이 끝나면서 관중을 경기장으로 끌어모으는 광고 수익의 원천인 구단들이 너무 적은 몫을 가져가는 게 아니냐는 지적이 다시 나왔다. 이를 서울시가 받아들이면서 구단의 제3자 사용료 비율이 올라갔다.

제3자 사용료 비율이 높아졌다고 해서 구단들의 수입 증가가 보장되는 것은 아니다. 프로야구는 현재 코로나19 여파 등으로 입장 관중이 줄었고 광고권 집행 계약금 자체가 감소했다. 그러나 ‘자생력 강화’가 풀어야 할 숙제인 구단으로선 3년 뒤 재계약 때 더 좋은 수입을 기대할 수 있다. 이미 두 구단은 비율 조정으로 올해 낮아진 집행 계약금에도 지난 계약 때와 비슷한 수준의 돈을 얻었다.

이번 변화는 허구연 한국야구위원회(KBO) 총재가 직접 제3자 사용료 비율에 재조정이 필요하다고 나서면서 시작됐다. 구단 관계자는 “스포츠 산업에 이해도가 높은 오세훈 서울시장과 이야기가 잘 돼 수익분배 조정이 이뤄졌다”고 말했다.

조희찬 기자 etwood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