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S 2023, 차세대 기술간 대결 보여주는 전시"
“차세대 기술 간 대결을 보여주는 전시다. 이론이 아니라 실제 효용을 놓고 경쟁하는 장이다.”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고 있는 세계 최대 IT·가전 전시회 ‘CES 2023’에 대해 각 분야 KAIST 교수들이 내놓은 평가다. 올해는 기업이 신기술을 확보했다고 단순히 자랑하는 자리가 아니라 같은 분야의 다른 차세대 기술 대비 일상 생활에서 어떤 변화를 가져올 수 있는지 겨루는 전시라는 얘기다. KAIST 교수 11명은 6일 한국경제신문사가 주최한 ‘KAIST 최고 교수들과 함께하는 CES 2023 대해부 웨비나’에 참석해 이번 전시회에서 포착한 주요 이슈와 시사점을 발표했다.

이날 KAIST 교수들은 서로 우위를 다투는 혁신 기술에 주목했다. 자율주행용 3차원(3D) 센서 기술이 대표적이다. 박용화 교수는 “확보한 영상을 인공지능(AI)으로 분석하는 영상·AI 기반 방식과 물리 기반 방식이 서로 경쟁하는 구조”라고 했다.

물리 기반 방식은 피사체를 향해 빛을 발사해 사물을 인식한다. 3D 라이다(Lidar)·TOF(비행시간차) 센서 등이 이런 구조다. 정확도가 높지만 장비가 크고 비싸다. 박 교수는 “자율주행 자동차, 로봇, 드론 등 실제 활용처를 두고 두 기술이 대립하는 양상이 뚜렷했다”며 “영상·AI 기반 방식은 정확도를 높이고, 물리 기반 방식은 장비를 값싸고 작게 만드려는 시도가 이어졌다”고 했다.

박수경 교수는 “디지털 헬스케어 분야 전시 참여 업체의 약 40%가 기술 구현 차별화에 집중했다”며 “스마트워치 방식 헬스케어 기업들은 시장이 워낙 포화돼 새로운 기능, 디자인, 데이터 등으로 소비자의 선택을 받으려고 애쓰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유승협 교수는 “가전업계 전시는 초연결성을 어떻게 구현할 지가 화두였다”며 “많은 기업들이 가전간 연결을 지향하는데, 이를 복잡하지 않고 간편하게 만드는 기술을 선보였다”이라고 했다.

차세대 웹기술 분야에선 웹3와 메타버스, 블록체인 등이 화제에 올랐다. 박성혁 교수는 “블록체인 기업이 전시 중앙홀에 들어서고, NFT(대체 불가능한 토큰) 관련 세션이 여럿 나왔다”며 “블록체인과 웹3, 메타버스 등 분야에 대한 시장 관심도가 높아진 것”이라고 분석했다.

우운택 교수는 “트위터에 올라온 CES2023 관련 내용을 분석한 결과 메타버스와 가상현실(VR) 언급량이 매우 많았다”고 지적했다.

김성민 교수는 “이번 CES는 5G(5세대 이동통신) 기반 디지털경험이 주요 화두였다”며 “지난 수년간 5G 기술 자체에 집중했던 데에 비해 이제는 5G의 활용도를 논하는 것”이라고 했다.

신인식 교수는 “모바일 앱들이 아동 교육, 장애인 지원 등 여러 분야로 확장되고 있다”고 했다.

미래자동차 분야 발제를 맡은 심현철 교수는 “전기차로의 전환 분위기가 강하게 이어지고 있다”며 “변속기를 만드는 독일 자동차 부품기업 ZF가 전기차 관련 기술과 구상을 선보인 게 그런 사례”라고 말했다.

국내 기업들에 대한 제언도 이어졌다. 공경철 교수는 “국내 기업들의 로봇 분야 사업 비전을 확인하긴 어려워 아쉬웠다”고 했다.

최재식 교수는 “인공지능(AI) 분야에서 국내 기업과 스타트업, 정부기관, 지자체, 학교 등의 전시가 매우 많았다”며 “이들이 어떻게 글로벌 영향력을 높일 수 있을지가 숙제일 것”이라고 했다. 박용철 교수는 “CES 최고혁신상의 59%를 국내 기업이 받았다”고 했다.

선한결 기자 alway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