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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켓리더의 시각
소재용 신한은행 S&T센터 리서치팀장


[마켓PRO]"2월 FOMC전까진 원달러 환율 주기적으로 흘러내릴 것"
계묘년(癸卯年) 새해를 맞이했지만, 글로벌 금융시장은 미국 중앙은행(Fed)을 비롯한 주요 중앙은행의 움직임을 계속 주시하고 있다. Fed는 피봇(정책전환)을 기대하는 시장 위기와 반대로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 등을 통해 연내 금리인하 가능성을 차단하는 데 안간힘을 쓰고 있다.

또 인플레이션을 경계하고 나선 유럽중앙은행(ECB)과 더불어 일본은행(BOJ) 역시 수익률곡선통제(YCC)를 완화한 데 이어 오는 1월 통화정책 회의에서 올해 물가 전망을 상향 조정하기도 했다. 긴축 전환의 당위성을 쌓고 있다.

최근 미 Fed의 매파적인 발언에도 미국 시장금리와 미 달러 인덱스는 급등했던 지난해와 달리 차분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원·달러 환율도 1270원을 중심으로 비교적 안정적인 움직임이 전개되고 있다. 마치 너무나 유명한 동화인 '토기와 거북이'의 경주를 바라보는 듯한 느낌이다.

미 Fed가 토끼처럼 먼저 깡충깡충 뛰어오르며 공격적인 금리인상을 단행했으나, 이제 조금씩 힘이 빠지며 보폭을 줄여가고 있다. 물론 아직은 양호한 고용이 Fed의 금리인상을 지원하겠지만, 미국 공급관리협회(ISM) 제조업 지수 등 경제 지표가 후퇴하는 등 경기침체 우려도 커지고 있다. 결국 5% 선에서 금리인상을 중단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반면 ECB와 BOJ는 Fed보다 늦고 더디게 움직이고 있다. Fed가 지쳐 쉬고 있는 와중에도 금리를 계속 올리며, Fed와의 격차를 꾸준히 좁혀가는 거북이와 같은 움직임을 보일 것으로 예측된다.

실제로 선물시장에 반영된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와 ECB 그리고 BOJ의 움직임은 중앙은행 간 차별화(decoupling)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있는 것으로 여겨진다.

그리고 토끼와 거북이 사이의 경주를 바라보는 한국은행의 한숨은 더욱 깊어질 것이다. 정작 Fed보다 정책 정상화를 먼저 시작했지만, 미국 기준금리와 역전을 용인한 가운데 후발 주자인 ECB와 BOJ와의 균형감도 생각하지 않을 수 없기 때문이다.

물론 한국에만 해당하는 조건은 아니지만, 현실을 냉정하게 바라보면 추가적인 금리인상에 대해 신중해질 필요성은 분명 높아지고 있다. 설사 완만한 침체라 하더라도 글로벌 제조업 구매관리자 지수(PMI)가 4개월 연속 기준치를 밑돌며 한국 수출의 감소세가 상당 기간 이어질 공산이 커지고 있다.

주택시장 냉각으로 금리인상 동인 점차 약화
[마켓PRO]"2월 FOMC전까진 원달러 환율 주기적으로 흘러내릴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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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금리인상에 프로젝트파이낸싱(PF)발 신용위험 경계감이 더해지자 부동산 시장이 위축되는 등 전국 주택가격이 전년 대비 마이너스권에 진입하고 있다. 비록 정책적인 조율이 필요한 영역이지만 주택가격이 한은 기준금리에 1년가량 선행했다는 점을 기억할 필요가 있다.

물론 오는 8~9일 열리는 국제결제은행(BIS) 총회에서 각국 중앙은행들은 인플레이션에 대한 긴장감을 계속 표출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한은 역시 금리인상을 당장 중단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멀리 뛰어가는 토끼가 지쳐 쉴 때를 기다라며 거북이의 속도로 페이스 조절을 하게 될 것이다. 이에 따라 오는 13일 금통위에서 한은은 3.50%로 25베이스포인트(bp) 추가 금리인상을 단행할 것이나, 3.75%에서 기준금리 인상을 종결할 것으로 기대한다.

설사 고용 호조로 Fed 최종금리가 5.25~5.50%로, 우리 예상보다 다소 높아진다고 하더라도 다음 주 발표될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안정감을 이어갈 것으로 보여 금리인상 막바지 구간에 들어섰다는 사실은 크게 달라지지 않을 것이다.

따라서 2월 FOMC가 가시권에 들어오기 전까지 원화 환율은 흘러내리려는 시도가 주기적으로 전개될 듯하다. 그럼에도 중국 코로나 확진자 폭증 아래 경기 지표 부진과 국내외 기술주 실적 우려로 인한 저항 등은 계속 주의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