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전문가 10명 중 9명은 올해 전국적으로 집값이 하락할 것으로 내다봤다. 작년(-4%·국민은행 집계)보다 낙폭이 커져 5% 이상 떨어질 것으로 보는 전문가도 3분의 2에 달했다. 추가 기준금리 인상이 예고된 상황에서 실물경제 위축과 미분양 주택 급증으로 주택 매수 심리가 더욱 얼어붙을 것이란 이유에서다. 전문가 대부분은 “부동산시장과 경제 상황의 불확실성이 높아 ‘내 집 마련’은 올해 하반기 이후로 미룰 필요가 있다”고 입을 모았다.

6일 한국경제신문이 건설·시행사와 연구기관, 학계, 금융권의 부동산 전문가 1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87%가 ‘올해 아파트 매매가격이 작년보다 떨어질 것’이라고 답했다. ‘보합’과 ‘상승’ 응답은 각각 8%와 5%에 그쳤다. ‘집값이 언제까지 떨어질 것으로 보느냐’는 물음에는 하락을 예상한 응답자의 40.2%가 ‘올해 하반기’라고 답했다. 부동산 규제 지역 해제 등 정부의 전방위적인 규제 완화에도 집값이 단기간에 반등하기는 어렵다고 예상한 것이다.

집값 하락 요인으로는 ‘금리 인상’(50.6%)을 가장 많이 꼽았다. 하락 폭은 ‘10% 이상’이 31%, ‘5% 이상~10% 미만’이 35%를 차지했다. 집값 하락률이 가장 높을 것으로 예상되는 지역으로는 응답자의 45.9%가 ‘세종 및 지방 광역시·중소 도시’를 지목했다.

새해 전셋값에 대해서도 응답자 10명 중 9명(86%)이 ‘하락’을 점쳤다. 대출금리 급등 여파로 ‘전세의 월세화’ 현상이 가속화하면서 전셋값 하방 압력이 더 커질 것이란 예상이다.

부동산시장 연착륙을 위해 ‘양도소득세 등 부동산 세제 추가 완화’(38%)와 ‘대출 규제 완화’(34%)가 필요하다는 응답이 많았다. 올해 1순위 투자처로는 절반에 가까운 응답자(45%)가 ‘재건축·재개발 추진 아파트’를 꼽았다.

하헌형/이혜인 기자 hh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