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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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대표를 선출하는 국민의힘 전당대회가 두 달여 앞으로 다가왔지만, 최대 변수인 ‘윤심(윤석열 대통령 의중)’은 아직 오리무중이다. 당초 여권에서는 ‘당원투표 100%’ 개정으로 윤심이 일찍 드러날 수도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하지만 최근엔 “윤심은 끝까지 드러나지 않을 수 있다. 스스로의 노력으로 경쟁력을 증명하는 주자가 결국 대표로 선출될 것”이라는 관측이 힘을 얻고 있다. 윤 대통령이 간접적으로 의중을 드러내더라도, 그 시기는 전당대회 직전이나 결선투표 단계일 것이란 얘기다.

효과 떨어진 ‘관저 만찬’

6일 정치권에 따르면 최근 여권에선 특정 당권 주자에게 윤심이 쏠려 있지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안철수 의원이 윤 대통령과 만찬을 하기로 했다’는 소식이 전해진 이후부터다. 그동안 윤 대통령과의 만찬은 ‘윤심’의 척도로 여겨졌다. 친윤계 당권 주자인 김기현 의원은 두 차례나 만찬을 했다는 소식이 전해진 뒤 ‘윤심 후보’라는 평가를 받기도 했다. 최근 10%대 지지율을 돌파한 것도 만찬 회동의 ‘후광 효과’로 해석됐다. 다만 윤 대통령이 안 의원과도 부부 동반으로 만찬을 하기로 했다는 게 알려지면서 이런 효과는 다소 잦아들었다. 하태경 국민의힘 의원은 이와 관련, 지난 5일 라디오에 출연해 “윤심을 독점한 후보가 없다는 뜻”이라며 “누가 후보가 되더라도 우호적 관계를 맺을 것이니 대통령을 의식하지 말고 페어플레이를 하라’는 메시지를 던진 것”이라고 말했다.

유력 당권주자들이 친윤을 자처하는 상황도 이와 관련이 깊다. 현재 국민의힘 지지층 대상 여론조사에서 선두권을 형성한 주자는 나경원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 안 의원, 김 의원 등이다. 이 중 당내 친윤계의 지지는 김 의원에게 쏠려 있는 상황이다. ‘윤핵관(윤 대통령 핵심 관계자)’ 장제원 의원과의 연대도 큰 효과를 발휘하고 있다.

다만 안 의원과 나 부위원장도 최근 SNS 등에서 윤 대통령과의 관계를 적극 강조하고 있다. 안 의원은 특히 자신을 윤석열 정부의 ‘연대보증인’이라고 강조한다.

당 핵심 관계자는 “당원 투표 100% 개정으로 유승민 전 의원 등 반윤계 인사의 당선 가능성이 사라졌다”며 “현재 유력 당권주자 상당수가 친윤계를 자처하는데 (윤 대통령이) 굳이 특정 후보를 지지할 이유가 있겠느냐”고 했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친윤계 주자의 당선만 보장된다면 윤심이 특정 친윤계 후보로 쏠리지 않고, 결국 교통정리 없이 당권 주자끼리 자력으로 맞붙거나 합종연횡하는 상황이 올 수도 있다”고 전했다.

전대 막판에 윤심 드러나나

나 부위원장이 전당대회 출마를 고심하는 것도 윤심을 확인하지 못하고 있어서라는 분석이 나온다. 최근 여론조사에서 지지율 선두를 달리는 나 부위원장은 아직 출마 의사를 밝히지 않고 있다. 다만 최근 출마 의지를 보다 구체적으로 드러내고 있다. 여권 핵심 관계자는 “나 부위원장의 출마는 스스로 판단할 일”이라며 “가장 중요한 것은 당을 위해 헌신할 수 있는지 여부다. 주자끼리 경쟁하다 보면 제대로 된 리더십이 나오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일각에선 결선투표 단계에서 윤심의 향방이 드러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1~2위 후보가 결선투표에서 맞붙으면 그때 특정 후보에게 윤심이 향할 것이란 설명이다. 한 초선 의원은 “특정 후보를 밀었다가 당선되지 않으면 리더십 타격이 불가피하다”며 “그런 위험성을 안으면서까지 전대에 개입하지는 않을 것 같다”고 했다.

양길성 기자 vertig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