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의회 지킨 경찰 등 시민 14명에 훈장…"민주주의 굳건"
강경파에 휘둘리는 공화당…밖에선 기소자 위한 모금·촛불집회
[美의회난입 2년] 극명한 시각차 극복 못하는 美…"폭도"vs"애국자"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대선 패배에 불복한 극우 지지자들이 지난 2021년 1월 6일 연방의사당에 난입한 사건을 보는 시각은 미국에서 진보와 보수를 가르는 일종의 가늠자가 되고 있다.

민주당과 진보 진영에서는 경찰에 폭력을 행사하며 조 바이든 대통령 당선인의 승리 인준 절차를 방해한 이들을 '폭도'라고 비판하지만, 공화당 강경파와 극우 세력은 '애국자'라고 옹호하며 극명한 시각차를 드러내고 있다.

이런 사회적 분열상은 난입 2주년인 6일(현지시간)에도 여실히 드러났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난입 사태 당시 민주주의를 지키려고 노력한 시민 14명에게 대통령 '시민훈장'을 수여했다.

대통령이 민간인에게 줄 수 있는 훈장으로는 '자유훈장' 다음으로 격이 높다.

난입 당시 의사당 건물을 방어한 경찰, 트럼프 지지층의 협박에도 대선 개표 업무를 충실히 한 선관위 직원 등이다.

3명은 그사이 사망해 가족이 대신 훈장을 받았다.

바이든 대통령은 수여식에서 "2년 전 1월 6일 우리 민주주의는 공격받았다"며 "국민의 의지를 전복해 평화로운 정권 교체를 막기 위해, 폭도들이 신성한 의사당을 파괴하고 선출직 공직자를 유린했다"고 규탄했다.

그는 "이 모든 것은 2020년 대선에 대한 거짓말에 의해 추동됐다"며 "그러나 2년이 지난 오늘 우리 민주주의는 굳건하고, 우리 국민은 움츠러들지 않았으며 견뎌냈다"고 강조했다.

[美의회난입 2년] 극명한 시각차 극복 못하는 美…"폭도"vs"애국자"
이런 가운데 보수의 본류인 공화당은 의회 난입을 두둔해온 당내 극우 세력으로부터 여전히 자유롭지 못한 모습을 보였다.

공화당의 공식 하원의장 후보인 케빈 매카시 원내대표는 이날 진행된 하원의 12번째, 13번째 투표에서도 의장 선출에 필요한 218표를 확보하지 못했다.

'친트럼프' 인사들이 주도하는 공화당 초강경파 모임인 '프리덤 코커스' 소속 의원들이 매카시 원내대표가 민주당과 너무 타협적이라고 비판하며 '반란표'를 던졌기 때문이다.

하원 전체 운영이 이들 소수 때문에 공전하는 모습은 공화당이 의회 난입 사태의 늪에서 아직 벗어나지 못했음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라는 지적이 나왔다.

하원 민주당의 2인자인 캐서린 클라크 원내총무는 성명에서 "(의회에 난입한 이들과) 같은 극단주의 세력이 계속 하원 공화당을 속박하고 있다.

가짜뉴스를 퍼뜨리고 민주주의를 해체하기를 원하는 이들이 공화당을 인질로 잡고 있어 그들의 지도자조차 선출하지 못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날 의회는 난입 사태 당시 의회를 지키려고 힘쓴 경찰을 기억하기 위한 묵념을 했다.

대부분 민주당 의원들이 참석한 행사에서 낸시 펠로시 전 하원의장과 하킴 제프리스 원내대표 등이 발언했지만, 공화당에서는 아무도 입을 열지 않았다고 AP통신은 전했다.

정치권 밖에서도 분열 양상이 계속되고 있다.

극우 지지자들은 난입 사태로 기소된 이들을 집회결사의 자유를 행사했다는 이유로 박해받는 '애국자'라고 보고 이들을 지원하기 위해 기도 모임과 편지쓰기 캠페인을 하고 수백만달러를 모금했다고 워싱턴포스트(WP)가 보도했다.

이들은 이날 밤 콜로라도, 코네티컷, 플로리다, 조지아, 아이다호, 펜실베이니아, 텍사스 등지에서 촛불 기도회를 열기도 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