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한경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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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분기 기업 실적시즌이 돌아왔다. 첫 주자였던 삼성전자의 실적충격은 예상보다 컸다. 하지만 이는 시작일 뿐, 앞으로 암울한 실적 발표가 계속될 것이란 전망이다.

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은 4조30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69% 감소했다. 그야 말로 '어닝쇼크(실적충격)'였다. 6조원대 턱걸이가 예상됐던 영업이익은 5조원은커녕 4조원대로 추락했다.

경기 침체와 수요 둔화에 반도체를 비롯한 전 사업부가 부진했던 탓이다. 삼성전자의 분기 영업이익이 5조원 아래로 내려간 것은 2014년 3분기(4조600억원) 이후 8년여 만에 처음이다.

같은 날 실적을 발표한 LG전자도 충격을 피하지 못했다. 지난해 4분기 연결 영업이익은 655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91.2%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실적 풍향계인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예상보다 부진한 실적을 내놓으면서 기업들의 4분기 실적 전망에 먹구름이 드리우고 있다. 최악의 반도체 업황에 SK하이닉스는 적자로 전환할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SK하이닉스의 지난해 4분기 영업손실은 806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적자전환할 것으로 추정됐다. SK하이닉스의 적자 전환은 분기 기준 2012년 3분기 이후 약 10년 만이다.

LG디스플레이도 글로벌 TV 판매 위축에 작년 4분기 5922억원의 영업적자가 예상됐다. 석유화학 시황 악화로 롯데케미칼도 3개 분기 연속 적자가 유력한 상황이다. 롯데케미칼의 영업손실 추정치는 지난해 4분기 926억원, 작년 연간으로 4401억원이다.

철강 업종도 시황 악화에 실적 둔화가 불가피할 것이란 전망이다. 포스코홀딩스는 지난해 4분기 전년 동기 대비 66.79% 줄어든 7866억원을 거둘 것으로 추정됐다. 같은 기간 현대제철도 영업이익이 1854억원으로 75.99% 급감할 것으로 전망됐다.
현대차·기아 양재동 본사. 사진=DB
현대차·기아 양재동 본사. 사진=DB
반면 이 가운데 자동차와 배터리 업종은 호실적이 예상됐다. 작년 4분기 현대차의 영업이익 전망치는 2조9145억원, 기아의 영업이익 전망치는 2조292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90.53%, 95.1% 늘어날 추정됐다. 제네시스·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등 고부가가치 차량 중심의 판매가 호조를 이룬 결과다. 이들 회사는 지난해 연간으로 최대 실적 가능성도 거론된다.

2차전지 대장주 LG에너지솔루션의 4분기 영업이익 전망치는 4626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511.1% 증가할 전망이다. 삼성SDI의 4분기 영업이익은 5894억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보다 121.93% 증가할 것으로 예측됐다. 다만 배터리 업체들은 원·달러 하락과 최근 수요 둔화에 따른 재고비용, 성과급 등 일회성 비용 등의 영향으로 실적이 당초 시장 기대치에 못 미칠 것이라고 증권가는 예상했다.

신현아 한경닷컴 기자 sha0119@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