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첫 테니스 메이저대회인 호주오픈 흥행에 비상이 걸렸다. 스타 선수들이 잇따라 불참을 선언해서다. 남자부에서 단식 세계랭킹 1위 카를로스 알카라스(20·스페인)가 부상으로 출전을 포기한 데 이어 여자부의 오사카 나오미(26·일본)와 비너스 윌리엄스(43·미국)도 불참자 리스트에 이름을 올렸다.

호주오픈 대회 조직위원회는 8일(한국시간) “오사카가 올해 대회에 출전하지 않는다”고 발표했다. 오사카는 아시아 국적 선수로는 남녀를 통틀어 사상 처음 세계랭킹 1위에 올랐던 선수다. 2019년과 2021년 호주오픈 여자 단식에서 우승했고, US오픈에서도 2018년과 2020년 정상에 올랐다. 작년에 은퇴한 세리나 윌리엄스(42·미국) 뒤를 이을 재목이라는 평가도 나왔다.

하지만 2021년 5월 프랑스오픈을 앞두고 인터뷰를 거부하는 등 우울증 증세를 호소하더니 내리막길을 걷기 시작했다. 그해 여름 열린 도쿄올림픽에선 개회식 성화 최종 점화자로 나섰지만, 정작 대회에선 3회전 탈락했다. 세계랭킹이 42위까지 내려갔지만, 여전히 출전만으로도 화제를 모으는 선수다.

그러나 오사카가 대회를 앞두고 미국이나 유럽 등에서 여행하는 사진을 소셜미디어에 계속 올리면서 대회 불참 가능성이 거론됐다. 오사카는 이번 호주오픈 불참 사유에 대해 함구했다. 그의 마지막 대회 출전은 지난해 9월 열린 여자프로테니스(WTA)투어 도레이 팬 퍼시픽 오픈이다.

현재 단식 세계랭킹 1003위지만 와일드카드를 받아 호주오픈에 나설 예정이었던 윌리엄스는 부상에 눈물을 삼켰다. 그는 지난 2일 열린 WTA투어 ASB클래식에 출전해 단식 16강에 올랐다. 1회전을 통과해 1년6개월 만에 투어 단식 본선 승리를 따냈으나, 2회전인 16강에서 접전 끝에 주린(29·중국)에게 1 대 2로 패했다. 당시 2시간 23분의 혈투를 펼쳤고 이때 몸에 무리가 간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 호주오픈은 오는 16일 호주 멜버른에서 개막한다.

조희찬 기자 etwood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