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우려로 부진하던 건설주가 지난주 일제히 상승세를 탔다. 정부가 대규모 부동산 규제 완화 정책을 내놓으면서 실적 개선 기대가 커지고 있어서다. 하지만 추세적 상승까지 기대하긴 이르다는 분석도 나온다.
부동산 규제완화로 볕드는 건설주…"2분기 실적 반등"
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KRX 건설 지수’는 정부의 규제 완화책이 발표된 지난 3일 이후 4거래일 동안 5.21% 올랐다. 같은 기간 코스피지수 상승률(2.89%)보다 높았다. 개별 종목들도 상승세가 두드러졌다. 6일 대우건설은 8.98% 급등한 4490원에 장을 마감했다. GS건설(8.43%), DL이앤씨(6.50%), 현대건설(5.32%), HDC현대산업개발(3.45%) 등도 이날 일제히 상승했다.

앞서 국토교통부는 3일 중도금 대출 규제 및 분양가상한제 지역 해제 방안을 골자로 한 부동산 규제 완화 방안을 발표했다. 최대 10년인 전매제한 기간이 줄고 분양가상한제 주택의 실거주 의무와 1주택 청약 당첨자의 기존 주택 처분 의무도 없어졌다. 정부는 미분양 주택 매입 방안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건설사들의 실적이 1분기 바닥을 찍고 2분기부터는 상승 반전할 것이라는 기대도 나온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DL이앤씨의 올 1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증권사 추정치 평균)는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5.09% 늘어난 1193억원에 그칠 전망이지만, 2분기 영업이익은 작년보다 12.7% 증가한 1517억원을 거둘 것으로 기대됐다. 대우건설과 현대건설 역시 2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각각 85.8%, 13.3% 늘어날 것으로 예상됐다.

강경태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정부의 주택도시기금 여유 자금이 2021년 기준 47조원 수준임을 고려하면 미분양 주택 매입에 정부가 가용할 재원은 충분하다”고 했다.

김선미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건설사 실적 하향 조정이 마무리되는 2월 이후에는 주택지표 개선, 정부의 주택 규제 완화 등에 힘입어 건설업종에 대한 투자심리가 살아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금리 인상, 부동산 시장 위축 등 근본적인 문제가 단기간에 해결되기 어려워 추세적인 상승세가 이어지긴 힘들다는 의견도 나온다. 하나증권은 정부의 부동산 규제 완화에도 건설업종 투자의견을 ‘중립’으로 제시했다.

김승준 하나증권 연구원은 “지난달 청약 결과를 보면 서울과 경기, 경남 창원을 제외하면 크게 미달됐다”며 “금리가 인하되기 전까진 주택사업 비중이 높은 건설주 종목은 피하는 것이 좋다”고 했다. PF 부실을 견딜 수 있는 대형 건설사와 중동 지역 해외사업 수주를 기대할 수 있는 건설사들을 중심으로 옥석 고르기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배태웅 기자 btu104@hankyung.com